운봉(1) 영감과 전라감사의 화해
[태인면 설화 50]
옛날에 운봉영갬이 인자 그 선조 때부터서 한양서 수원(?怨)간 있어.
수원간 있는디, 스 전라감사가 내려 온다는 소리를 들은게 해필 꼭 수원간이 내려 오거든.
근게 수원간이 근게 전라 전라감산게 아, 운봉영감은 전라감사가 쥑일 수 있단 말이여.
얼마든지.
근게 식음을 전폐허고 이르고 있는 찰라,
“아, 아부지, 왜 그러시냐고.”
“야, 근심이 된다.
선조 때부터서 지금 전라감사로 내려온 집안허고 우리 집안허고 수원간이여.
수원간인디 이번에 내가 직퓜(職品)이 야찬게, 전라감사한티 죽을 것 아니냐.”
근게 아들이 일곱살 먹은 뇜이 곰곰 생각허더니,
“그래요¿”근게 인자 각 신임 도임 잔치를 헌다고 싹 수집을 헌단 말이여.
그에 운봉영갬이 떠날라고 헌게로,
“아버지 저랑 같이 갑시다.”
일곱살 먹은 놈이.
“니 와서 뭣 흘래¿”
“아이 같이 갑시다.”
같이 올라 왔단 말이여.
같이 올라와서 노는디, 전라감사 아들도 일곱살을 먹었어 일곱살을 먹었는디, 이놈이 저그들끼리 놀다가 텃쌤이 났네.
지금은 깎는 시상이지만 그 때는 머리를 땋고 지내는 시셍인디, 아 이놈이 그냥 전라감사 전라감사 아들 그양 귀영머리1)를 잡고는 막 이리치고
저리침서는 말이여,
“야 이 자슥아! 전라감사면 니 애비가 전라감사지 너조차 전라감사냐¿
이녀러 자식아!”
아, 걍 치고 박고 헌단 말이여.
그 전라감사가 가만이서 봤어.
“저거 어떤 뇜이 저런고¿”물은게,
“영감 아들이라고.”혀.
“아하, 그놈의 거 수원간인디 시 이것 그렇구나.”
허고서는, 이뇜이 그 도포를 그러자 어떻게 된고니는 그 영감을 쥑일라매 죄를 몰아서 쥑여야 할 챔이란 말이여.
그먼 어떤 수완이 있는고는, 전라갬영 아들뇜이 일곱 살 먹은 뇜이 고 감사자리.
“아부지, 운봉영감을 죽일라먼 수가 있어요.
내가 헛간에다 불을 지를 팀에 불을 지를 것이니 불이야 하고 나올 때 이 도포를 벗어서 운봉영감한티 맽기시요.”
“그 어티게 흐냐¿”
“아 맽겨 보쇼.”
운봉영감한티 맽겼단 말이여.
오! 이얘기를 내가 지러허느만.
그러자니 거그서 그 잔치석으서 병부란게 이게 한 짹이 있어.
이케 한 커리가 [조사자:뭣이요¿] 병부! 인제 전라감사는 병부(兵符) 그 어사같은 마패처럼 한 짹이 한 커리가 있는디 그놈 한 짝을 빼와 버렸어.
인자 전라감사는 인자 나라에서 오늘 불르고 니얼(내일) 불르거나 불러서 병부가 없시면은 죽는 판이거든.
그케 해서 죽여 번질라고 병부 한 짝을 딱 가져와번졌는디, 시 아, 병부가 없어졌단 말이여.
병부 한 짹이.
참, 이상허단 말이여.
곰곰히 생각헌게 운봉영감 집안허고 우리 집안허고 원래부텀 수원이 됐는디, 시 요것 짓 같으단 말이여.
그런게 각업 수령들을 또 재 소집을 혀.
“또 잔치를 부친다.”
근게 안 갈래야 안 갈 수가 있가니¿
전라감사가 잔치 흔단디, 갈라근게,
“아부지 그 병부 어쨌소.
병부 가져고 가쇼.
저도 갈라오.”
“즈가 뭘로 따러 올라고냐¿”
“예, 제가 가지요.
병부 가지고 가야 합니다이, 병부 안 가지고 가면 아부지 죽어요.”
“아 병부를 훔쳐 왔는디, 어떻게 또 갖고 가냐¿”
“가지고 가시요.”
인자 가지고 갔는디, 아 이놈의 자식이 불을 질러 놓고 헛간에다 질러 놓고 ?샋弩潔???헌게로 아 그 도포를 벗어서는 뭣이냐 운봉 영감한티다 맽겼단 말이여.
병부 한 짝 없노르면 이 이거 그러거든.
운봉 영감이 ?샒ʼn?뭣이 있십니껴??하 확인을 허고 맡았이면 상관이 없는디, 그양 덮어 놓고 받어 놨어.
받아 놨는디, 이놈의 것이 근게 운봉 영감 아들이 썩 들어 오더니,
“아버지 거 병부 거그다 채우쇼.
안 채우면 큰일 납니다.
채우쇼.”근게 감춰던 거 가지고 갔던 놈을 도로 거그다 딱 채워.
채워 놓고는 에 인자 있는 판인디, 운봉 영감 아들허고 전라갬영 아들 전라감사 아들허고 쌈이 났어.
싸임(싸움)이 났는디, 운봉 영감 아들이 마 뭐라고 허고는,
“야 이놈의 자식아 아 니 애비가 전라감사지 너도 전라감사가니 티를 허냐¿”고 말이여.
그놈의 잡고 막 주먹으로 막 쳐 팬단 말이여.
같은 일곱살 먹은 뇜이 그것 본게 고약 허거든.
수원간 집이라 워느니 달브(다르)단 말이여.
“그 저 누구 아들이냐¿”
“운봉 영감 아들이라고.”그려.
그 인자 잔치가 다 끝나서 인자 병부를 챚어.
“아부지 병부 찾았지라.”
“오냐.”
“운봉 영감이 틀림없지라.”
“그렇다.”
“야, 서서히 복수를 히야지요.”
허고 있는 판이란 말여.
근디 영감 아들이 안 내려가고 놀아.
“나 놀다 갈란다.”고.
근게 인자 거그서 놈서로 이약(이야기) 이약헌디, 그렇게 인자 아무날 잔치를 부치고 기 이틴날 고달픈게 근게 인자 그 동상한테 와서 이케 몽침을 들고 퇴침을 높으막허게 베고 인자 잠을 얼프시 시드러.
이드른 판인디, 시드른 판인디 영감 아들이 뭐이라고니는 전라감사보고 손꾸락질 이케 험서 말이여.
“저것이 금방 죽었는디, 그 묘헌 꾀를 내서 살기는 산다마는 너 그런 꼴 내지마라.
거 너 같으면 어치꺼나 우리 아부지가 멍청흔게 그지.
아 자식아 너그 아부지가 그 창으 창이를 맡을 때, 맽길 때 우리 아부지가 ?샒㈀?뭣 들었읍니까¿??확인허고 말았으면 병부 채워놀리가 없어.
그나 우리 아버지가 멍청허기 땀시 그 병부는 채와 논 것 아니냐.
그러나 그 댐에(다음에) 이렇지만은 다음 때 또 만날 때가 있을 것이다.”
시, 운봉 영감 아들이 그 소리 허는 소리를 전라감사가 얼프시 잠절에 들으닌게, 저놈이 이견이 저그 아들보다 낫거든.
나선게.
아하 이거 수원을 우리 대에 풀어야지 안 되겄구나.
인제 전라감사가 그런 생각이 났어.
직분이 높은게 영감같은건 모가지 빌라먼 비거든.
근게 영감을 불러가지고,
“과거지사 선조 때 일은 다 우리가 무시허고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고.
근게 인자 화평을 히서 인자 말흐자면 이 평화조약을 맺었지.
맺고 있는디 그 일곱살 먹은 놈 들이 커가지고, 커가지고 운봉 영감 아들이 오금에 도대장이 되아번졌단 말이여.
오금에 도대장이 되았는디, 아 이 전라감사 아들은 군량관밲에 안 됐어.
도대장이 명령 한 번 때려 시간만
쪼끔 어긋져도 그 모가지 병절(兵卒)은 천하 쉽거든.[조사자:그러죠. 예.]
그거 인자 그 수원간이란 말이요 그것이.
그래 인자 도대장은 그 기미를 알고서는 전라감사가 편지를 힜어.
도대장한티 편지를 했는디 아모 말도 안 쓰고 봉투에다가 백지 한 장만 떡 허니 넣어서 보내 버렸어.
펜지다 뭔 말을 썼는고 뜯어 보닌게 아모 말도 없고 백지 한 장 들었거든.
근게 이게 큰 사람 보통 안다고 왜 아냐¿
“허어 나더러 백방으로 놔주라 소리구나!”
그래갖고는 그 군량관은 안 죽이고 그대로 히서 평화적으로 유지해 나갔디야.
[웃으면서] 영리허잖어¿
어린것들이라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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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귓머리:앞 이마의 머리를 한가운데서 양쪽으로 갈라 땋아 귀뒤로 넘긴 머리
제보자-김경렬|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6|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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