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노적을 돌노적과 바꾼 욕심장이
쌀노적을 돌노적과 바꾼 욕심장이
[태인면 설화 39]
한 사람이 있는디, 참 가난혀.
그리 있는 사램이 이 아들 하나 둬서 아들을 여웠어.
아달을 여웠는디, 며느리를 딱 얻어논게 며느리가 말이여 집안을 둘러본게 가산이 형편이 없고 그런가,
“오늘부터는 울 집안 식구가 전부 나 시긴대로만 허쇼.”
“그러라고.”
“밖을 나가먼은 이 나갔다 올 때마다 독 한 뎅이쓱을 꼭 끄리고 오시
라고.”
근게 식구가 나가기만 나가먼은 독 한 뎅이쓱을 가져와.
그놈을 양, 걍 다리다리 싸서 큰 담을 맹글어서 맹글고 인자 독 줏은 놈 올리먼은 거기다 인자 큰 독을 인자 줏어다가 그놈을 딱 덮어놨어.
덮어놨는디 그 뒷집이가 장자1)가 있어.
부자가 있어.
가만히 이크 본게 아, 그 독 싸논디서 저녁이먼 김(金)이 막 이런 뇜이 그냥 펄렁펄렁 놀거든?
고 이튿날 아침은 인자 독 집이를 찾어가서,
“여보 영감, 저그 저 독팍허고 우리 이 뭐이냐 이 앞의 노적이 큰 놈 있은게, 뭐 그 놈허고 바꾸자고.”
“그러라고 바꾸자고.”
바꾸는디 저 노적 만댕이2)서 나락 한 섬을 들어가.
한 섬 한 섬은 여그 내려 놓고 이 놈만 가져가라고.
한 섬 내려 놓고 가져가는디 다 갖다 놓고는,
“나도 우서 독 한 뎅이만 가져갈란다고.”
독 한 뎅이를 딱 갖고 내려와 버렸어.
아하, 내려오고 그 놈의 독을 갖다 싼게 금은 요놈이 가져가 버렸는디, 이 좌우간 헛소문만 있은게 금이 올 것이여?
거 장자 으다 걷어보고 분게 금은 없어져 버렸거든?
근게 욕심이란게 거 못씨는 것이여.
그러면은 모자란 섬을 그냥 줘 버렸이먼은 언 안 들여날 판인디, 그 놈을 한 놈을 내려 논게 독도 '아이구, 나도 하나 내린다'고 내려 논게 금을 내려가 부렀어.[청중:웃음]
그른게 이 욕심이라는 것이 요 범위 안에 욕심은 좋아요.
그러지만 이 범우 밖의 지나친 욕심은 안된다 그 말이여.[청중:웃음]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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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長者; 속어로 '거부(巨富)'란 뜻이 있음.
2) 산 봉우리.
제보자-손병준|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6|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