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파제(百派祭)
한줄기 물 백갈래 퍼져 풍년가 울리고
한 근원 섬진강 물줄기
구천리 수로(水路)타고
백갈래로 퍼져가니
호남평야 젖줄이라.
세세년년(歲歲年年) 풍년들어
새 생명이 약동(躍動)하니
물의 날을 지정하여
영원토록 기념하리.
1981년 4월1일 ‘물의 날’ 지정을 기념하여 당시 동진농조에서 낙양 취입수문 기념비 아래에 새긴 글이다.
‘일원종시백파(一源從是百派)’.
한 줄기의 물이 백 갈래로 퍼져 김제, 만경 등 호남평야의 광활한 농경지를 골고루 적셔준다는 뜻으로 정읍시 태인면 낙양리 낙양동산 취입수문 옆 언덕에 위치한 비석의 문구다.
취입수문의 준공을 기념하기 위해 70여 년 전에 세워진 이 기념비는 벼농사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중과 거미줄처럼 연결해놓은 수로(水路)의 역할을 널리 알리는 상징물로 관리되고 있다.
낙양취입수문은 김제용수간선과 정읍용수간선이 강 본류에서 갈라지는 정읍시 태인(泰仁)면 낙양(洛陽)리에 위치하고 있다.
운암취수구를 통해 정읍 산외면 종산리로 흘러나온 옥정호 물길과 칠보면 섬진강수력발전소 방류수가 합쳐져 북서진(北西進), 정읍시 태인면 호남고속도로 밑을 막 지나 하중도(河中島)를 만들어 낸 곳이다.
남쪽으로는 정읍시 정우(淨雨)면 대사(大寺)리 사동마을과 북쪽으로는 태인면 낙양리 내이마을을 연결하는 취입보가 폭을 크게 넓힌 동진강을 가로막고 있다.
또 이 취입보의 양끝에는 각각 수문이 설치돼 물길과 유량을 조절하고 있는데 정우면 쪽이 정읍용수간선 취입구(取入口) 맞은편에 나란히 자리 잡은 것이 강 본류로 물길을 내는 동진강 방수문과 김제용수간선 취입구다.
1926년 4월에 착공하여 김제간선과 정읍간선 완공직후인 1927년 5월에 준공된 낙양취입수문은 동진강유역 평야지대를 거미줄처럼 연결해 놓은 용수로(用水路)에 물길을 터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즉 정읍 산외·칠보면에서 낙양리까지는 강 본류를 통해 관개용수를 흘려보내고 이곳에 취입수문을 설치, 김제 및 정읍간선으로 물길을 나눠 보내고 있는 것.
이 취입수문은 준공당시 문비(門扉)를 권양기(卷揚機)로 오르내리게 했지만 그 후 전동식으로 개량, 조절방식이 간편해졌다.
김 제간선 취입수문은 가로 2.3m,세로 2.5m 크기의 수문 7련(전동6련, 수동1련)으로 구성돼 있으며 강 본류를 막고 있는 동진강 방수문은 가로 2.6m,세로 3m의 수문 8련(용량 3마력×8)으로 돼있다.
겨울철에 접어든 12월초 현재 이 곳 낙양취입수문은 농경지로 물길을 대는 김제간선과 정읍 간선 쪽 수문을 모두 닫고 강 본류 쪽 수문만 열어 놓은 상태다. 농한기를 맞아 김제간선과 정읍 간선 쪽 수로에는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용수공급을 완전히 차단하고 강줄기로만 물을 흘려보내고 있는 것.
또한 강 상류 운암취수구와 섬진강수력발전소에서 내년 영농기 수자원확보 측면에서 방류량을 한정시키고 있어 하천 전체의 유량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그러나 엄청난 양의 관개용수를 필요로 하는 영농기에는 강 본류로 향하는 수문을 거의 닫아놓고(홍수 방지 등 유량조절용으로만 방류) 김제와 정읍간선으로 물길을 돌린다. 김제용수간선의 경우 겨울철 바닥을 드러낸 수로에‘ 익사사고 주의’라고 쓰인 표지판이 극심한 계절별 유량변화를 추정할 수 있게 한다.
상류 쪽에서 옥정호 물 방류량이 최대치에 이르고 낙양리의 용수간선 수문이 완전히 열리는 농사철에는 강 유역 드넓은 평야지대 곳곳에 물줄기가 흘러들어 풍년가를 예약하게 되지만 비영농기에는 물길을 아예 차단하고 있다.
옥정호 물을 빼내는 운암취수구 및 섬진강발전소와 함께 이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시설이 바로 낙양취입수문이다. 수문 옆에 위치한 농업기반공사 전북지사 동진지부 정읍지역사무소 낙양관리소 근무 직원이 영농기 하루에도 수차례씩 수문을 작동하여 농업용수 방류량을 조절한다.
이 시설을 관리하는 농업기반공사 동진지부(옛 동진농조)가 정한 관개(灌漑)기간은 매년 4월1일부터 9월30일까지다.
전라북도와 한국농어촌공사 동진지사에서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저수지, 양·배수장, 용·배수로 등 시설물 점검과 정비를 모두 완료하고 시험 통수 중 나타나는 문제점을 이앙기 이전에 재정비하여 영농에 불편이 없도록 준비한다.
이에 따라 관계기간이 시작되는 4월1일에는 낙양 취입수문 기념비가 있는 낙양동산에서 ‘백파제(百派祭)’로 불리는 통수식을 갖고 수문을 열어 1백80일 동안의 급수작전에 돌입한다.
백파제 행사는 섬진강 상류에 운암제를 축조(1927년12월 준공)하고 도수로를 뚫어 옥정호의 풍부한 수자원을 호남평야에 끌어들임으로써 강 유역 관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대역사(大役事)를 기리기 위해 낙양취입수문에서 해마다 개최해 온 통수식이다. 그 명칭은 수문 준공 기념비의 글귀에서 따왔다.
2003년에 열린 통수식은 농업기반공사 출범과 더불어 83년 만에 수세(水稅)가 폐지된 것을 기념하여 각 기관단체장·농민 등 3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지난 1981년 동진농조(현 농업기반공사 동진지부)에서는 통수식이 열리는 4월1일을 ‘물의 날’로 지정하여 풍년농사의 최대관건인 물 관리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한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9월말에는 납수제(納水祭)행사와 함께 각 용수간선의 수문을 닫게 된다.
통수식이 열리는 날은 매년 일정하지만 납수제는 9월20∼30일 사이에 개최되며 10월 이후에도 2모작 등 농업용수 수요에 따라 수문을 조절, 물을 흘려보내기도 한다는 게 농업기반공사 동진지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백파제는 1925년 섬진강 상류의 운암제[현 섬진강댐] 축조 후 산을 뚫어 오늘날까지 옥정호 물을 호남평야에 공급해 온 것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농어촌공사 동진지사에서 주관하여 정읍․김제 지역 주민들과 함께 풍년을 기약하는 전통의식으로, 영농 철을 맞이하는 봄마다 호남평야의 고품질 쌀 생산을 기원하며 올리는 통수식이다.
백파제 통수식은 낙양 취입보의 수문을 열어 정읍과 김제, 부안지역 일대 1만4천여km 거미줄처럼 연결된 용수로를 통해 3만8천여ha의 농경지에 영농급수를 알리는 첫 신호탄이다.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파제 통수식은 1927년 섬진강 상류에 6천만 톤의 운암제(현 섬진강댐)를 축조하고 산을 뚫어 전북 임실 옥정호의 풍부한 수자원을 끌어들임으로써 호남평야가 한발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게 된 대역사를 기리기 위한 기념행사다.
또한 한 해의 안전 영농과 풍년을 기원하고, 저수지를 비롯한 양·배수장 등의 수리시설물이 아무 문제없이 정상 가동·운영되기를 바라면서 실시하는 행사로 전국 통수식 중 가장 큰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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