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편 구비전승(삶의 이야기)/설화(說話) 95

가짜 풍수

가짜 풍수 [태인면 설화 94] 송씨네 집안, 여산 송씨네 집안에서 말허자먼 선조의 말허자먼 뫼 어디로 이장을 헐라고, 여산 송씨네 집이서 맘을 먹고 있어. 근게 여산 송씨가 돈도 있고 재산도 있고 인물도 좋지마는, [조사자:그러죠.] 그냥 여그저그 대님서 말여, 그냥 말이 유포(流布)가 된게 말여, 전부 말여 지관이란 지관은 다 뫼았드래요. 근디 한동네 사는 어른 할머니 하나씨가 신만 삼어먹고 삼선 구식을 허고 있는디, 할매가 그려. 자기 영감보고. “날 보쇼. 아, 여산 송씨네 집이 간다치먼 잘 먹고, 잘 입고 헐 판인디, 아 신만 삼어서 쓰겄소?” “아, 이 사람아 그먼 내가 일자무식으로 아무것도 모르지만 어트케 가서 말헌단가?” “그런 건 걱정 말으쇼. 내가 얻어다 주리다.” 그려갖고 그 동네 어..

곰의 보답으로 장가간 노총각 머슴

곰의 보답으로 장가간 노총각 머슴 [태인면 설화 51] [조사자:옛날에 어떤 사람이¿] 잉, 장개를 못 갔어. 삼십살 먹도록. 근디 머심을 사는디 쥔네 집이서 인제 밥 싸갖고 나무를 허로 갔어. 몬(먼) 산으로. 나무를 허로 가서 인제 나무를 허는데, 뭔 나무를 허느냐 헐 것 같으면 갈키 나무를 혀. 갈키 나모를 긁어서 수북히 모아 놨는디, 곰이란 놈이 포수한테 쫒겨서 그리 와갖고는, “아이고, 총각 나좀 여그다 감춰 주쇼.” “그리라.”고. 그리 나무 속에다가 인자 헛치고 그 속으다 푹 묻어 줬어. 그러난게 쪼끔 있은게 포수가 ?샟易권易기??옴서, “아 총각, 여그 나무 언제부텀 왔는가¿” “아척(아침) 때부터 와서 허요.” “음, 그 인자 막 곰 한 마리 안 지나 가던가¿” “인자 막 이리해서 저 저..

과거길의 죽을 고비

과거길의 죽을 고비 [태인면 설화 26] 옛날에 강원도 홍성 사람이 있어. 근디 아들 일곱 살 먹은 놈을 두고 상배를 당했어. 서방님이 죽었다 그 말여. 근디 살림살이도 아주 가난해. 그 애범자산 해 먹고 어 그 마느래는 뭔 수가 있냐먼 길쌈을 잘 혀. 모시베도 잘 놓고 삼베도 잘 하고 미영배 같은 것 명주베 같은 거 뭐 못하는 것 없이 잘 혀. 아이 솜씨가 참 일류가는 사람여. 그 인제 서방놈은 죽어 버리고 일곱 살 먹은 놈은 글을 갈치야겄는디, 그 앞동네 부자들 자식이 모두 독선생 놓고 글을 배우는디 이집이는 제일 가난헌 사람인디 그 하루는 이놈을 데리고 선생님한테 갔어. “선생님 초면이올시다.” “뭔 부인이오?” “저는 아무데 이러이러헌 사람 아무개 어미인데 야가 제 자식입니다. 이걸 두고 상부를 ..

과거응시 열 한 번 만에 합격한 사람

과거응시 열 한 번 만에 합격한 사람 [태인면 설화 19] 한 사람이 사는디 가난하여. 참 무척 가난헌디 글을 많이 뱄어. 참 이태백이 문장만치나 뱃어. 근디 서울로 과거만 허로 가면 떨어지네, 글은 존디. 근게 아홉 번 가서 낙방을 힜어. 그 열 번째 인자 과거를 가는디, 마누래가 이 머리까장 다 비어서 팔어가지고 예비를 줘서 저 서울가서 인자 과거를 보는디, [조사자:참내….] 그 날 과거를 가서 또 낙방을 힜네. 열 번째 가서 낙방을 힜어. 근게 그전에 죽을라고, 아주 그양 집이도 안 들어가고 죽어 뻐릴라고 남산 공원으로 올라갔어. 남산 공원으로 올라간디, 그 때 이 나랫님이 에, 순회를…, 해가 져서 인자 순회를 도는디, 어떤 놈이 남산 공원에서 내려올 때가 됐는디… 사램이 그리 올라가거든? 근게..

관상을 잘 본 김정승

관상을 잘 본 김정승 [태인면 설화 58] 옛날에 참 한 정승이 정승이 정승살 때 뭐 아무 적국대면 허더니 일이 없고 참 이런 정치일을 잘 했던가 힜는디 막둥이 딸 한나가 있어. 게 생전에 딸을 여워야 허겄는디 사우감을 구헐래야 구헐 수가 없어. 아무리 사방 친구들께다가 부탁을 해도 사우깸이 없어. 그렇게 구해도 없어서 딸이 차차차차 인자 당혼깸이 되가는디 아 시종 맴이 급허단 말여. 정승이 하루는 시골로 나갔어. 내려갔어. 내려와서 골목 골목 댕긴디, 아 한 골목을 간게, 서당방이 있거든. 서당방을 들어가 본게, 사우깜이 될 만헌 사람이 하나 있거든. 근게 글을 읽는디 인제 보고 있다가 글을 다 읽는 뒤에 그 애를 불렀어. “너 어디 이 어떤 동네 사냐?” “이 동네 삽니다.” “너 어른 계시냐?” “..

군수가 된 건달

군수가 된 건달 [태인면 설화 84] 옛날에 전라남도 강진 군수로 가먼 죽어. 가기만 허먼 죽은게 갈 놈이 없어. 건달 하나가 우리같이 참 볙이다가 방을 붙인게 강진 군수로 가먼, 자 혼자 있다구서 갔어. 아 그런 말이야, 아먼 있다고. 발령 대번 받았어. 갈 놈이 없은게, 가먼 죽은게. 가는디 인자 가기 전부터 군수가 되얐어. 감투를 썼어. 그러고 인자 가는디, 하루에 못 가. 가다가 중간에서 자는디 객사에서 자게 . 객사. 인자 촛불을 이케 켜. 아 근게 촛불을 써 놓고 내일 가머는 죽으는디 신세 자탄을 혀. 어이서, “좋다!”헌단 말여. 소리를 헌게 근거없는, “좋다!”소리가 나. 암디 봐도 아뭇것도 없어. 마룽에 나가서 한자리 헌게로, “좋다!” 허는디, 대청밑이서 소리가 나. '좋다.' 소리가...

글을 지어 아버지 살린 효자

글을 지어 아버지 살린 효자 [태인면 설화 92] 그전에 대개 참 몇 백년 몇 천년 돴는가는 몰라도 어른들 말씀허시는 것 보면 포음 천냥이먼 말여 모가지를 바친다 이런 말이 있었단 말여.[조사자:예 있죠.] 근디 서울서 무슨 뭣이냐 관록을 먹은 그 양반인가 몰라도 시골와서 계실 적에 그런게 말여 포음이란 것이 그대로 있었다 그 말여. 근디 그 양반이 농촌이든가, 좌우간 어촌이든가, 와 갖고 갚을래야 갚을 길이 없어. 없는디 만둑으로 인제 아들 하나가 있드래야. 있는디 아 이 양반이 어트케 인자 못갚고 그러닌게 독촉장이 나왔던가, 어찌던가, 인자 빚 갚으라는 독촉장이나 갚들 못혔다 이 말여. 그런게 인제 원됐는지 뭐이 됐는지, 와 갖고는 결국에 인제 못갚는다는 항의를 히갖고, “안된다. 갚으야 헌다!” 와..

꾀 많은 토끼

꾀 많은 토끼 [태인면 설화 52] 병이 났어. 병이 나서 문복을 해 본게 퇴끼간을 먹으면 산다 그랬거든. “그래 토끼간은 누가 가서 구해 오느냐¿” 근게 여러 대신들이 많어도 별주부 자라가 구해 오기로 했어. 자라가 떡 인제 대생바다를 건너갖고는 산중에 가갖고서는 토끼를 만난다고 턱 간게, 본게 아, 토끼가 있거든. 그래, “토선생! 토선생!”그런게 아 이놈이 좋거든. “어채서 거 누가 나를 찾소¿” “예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수궁에 사는 별주부올시다. 토선생이 우리 수궁으로 가시먼은 어 도청대장 헐 격인데 우리 수궁을 갑시다.” 거 수궁으 디리 가서 인자 잡아서 간을 내서 인제 왕을 살릴라고. 그래 인제 아 수궁에 가서 큰 벼실 준다고 근게 그런지 알고 딱 올라탔네. 올라타서 인제 수궁을 들어갔어..

끼니를 걸러 가며 이룩한 부(富)

끼니를 걸러 가며 이룩한 부(富) [태인면 설화 53] 이에, 전에 한 사람이 에 나같이 늙은이가 아들이 아들이 성제든가 봐. 성젠디 가난해 빠졌어. 성제가 다. 근디 성이 동상을 오매(어머니)를 줬어. 다 같이, “너도 없고 나도 없은게.” 성이 허는 소리가 동상보고, “니가 어머니를 모사라(모셔라).” 그런게 똑같이 없은게 그냥 모시고 있단 말이여. 아, 근디 절이 중이 동상네 집이를 오매 모시 있는 집이를 가서, “이, 절이 중이 동냥 왔입니다.” 근게, 날같이 생긴 늙은이가 나오더니, “아이구, 끄니도 못 낋이 먹으니 대사 주 동냥 드릴 것이 읎소.” “그걸 아들은 읎소¿”그런게, “예, 아들 성제요.” “그 아들 성제가 으 여 한동네 사시요¿” “예 저그 저 집이 저기 지붕몰랭이 너저러그라 헌 ..

나락과 바꾼 금

나락과 바꾼 금 [태인면 설화 70] 앞, 뒷집이 살던가 뒷집 사람은 부자여. 옛날에는 선자를 받았거든. 그것보고 도조.[조사자:예, 도조지요.] 도조 선자를 받고 살었는디, 아 뒷집은 그냥 선자를 받고 사니까 노족(露積)이 걍 큼직헌 놈이 언제고 안 떨어 지고 있어. 그놈 그놈 먹기전에 또 받어 놓고 그 이듬해 또 받어 놓고, 또 받어 놓고, 앞집 사람은 가난혀. 근디 아들이 여럿이여. 아들이 한 오륙형제 @[]던가 식구찌리 게 노족 욕심나서 그맀제. “야, 우리는 노족을 나락 노족을 싸놀 수가 없고 그리닌게로 식구찌리 나갔다 들올 때마다 독 한 댕이씩을 가지고 오니라. 가지고 오자 그려갖고 노족 허다못해 독노족이라도 뒷집같이 좀 싸 놓자.” 하도 불궈(부러워) 뵌게, 아 대처 들올 때마다 독을 갖다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