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의 보답으로 장가간 노총각 머슴
[태인면 설화 51]
[조사자:옛날에 어떤 사람이¿] 잉, 장개를 못 갔어.
삼십살 먹도록.
근디 머심을 사는디 쥔네 집이서 인제 밥 싸갖고 나무를 허로 갔어.
몬(먼) 산으로.
나무를 허로 가서 인제 나무를 허는데, 뭔 나무를 허느냐 헐 것 같으면 갈키 나무를 혀.
갈키 나모를 긁어서 수북히 모아 놨는디, 곰이란 놈이 포수한테 쫒겨서 그리 와갖고는,
“아이고, 총각 나좀 여그다 감춰 주쇼.”
“그리라.”고.
그리 나무 속에다가 인자 헛치고 그 속으다 푹 묻어 줬어.
그러난게 쪼끔 있은게 포수가 ?샟易권易기??옴서,
“아 총각, 여그 나무 언제부텀 왔는가¿”
“아척(아침) 때부터 와서 허요.”
“음, 그 인자 막 곰 한 마리 안 지나 가던가¿”
“인자 막 이리해서 저 저 산 너머로 넘어 갔소.”
그러닌게 그냥 그 막 산 너머로 넘어가 버리거든.
곰이란 놈이 가만 들은게 참 고맙단 말이여.
[조사자: 그러죠.] 그래 인제 포수 가 버린 뒤에는,
“인제 포수 갔으니 나오라.”고.
근게,
“총각이 뭔 소원인가¿
소원뿐 소원대로 해 줄게 뭔 소원 말허소.”
“아, 뭐 소원이 내가 있겠냐¿
아, 삼십 되도록 장개를 못가 머심만 산게, 장개를 한 번 가는 것이 소원이다.”
“그러먼은 내가 장개 가게코롬 맨들아 주께 저 불거웃(1)[각주]불두덩에 난 털 하나 뽑소.
불 불에 인제 털난 것, 아 불알에 털난 거를 하나 뽑아갖고 자네 동네 가서 자네 맘에 드는 큰애기가 오줌싸는 음, 구녁에다 딱 심궈 노먼 그 장개 갈 수가 있네.”그랬단 말여.
아, 근디 그 웃집 큰애기가 부잣집 큰애긴디, 이뽀고 그런디 고놈이 맘이 들어.
아, 저놈의 것이 언제나 오줌을 저 넘세 밭에다 쌀라고 눈이 삼경을 떠갖고 만뜨갖고 그래서 댕기는디, 한 번 나오디마는 장독 뒤에서 뭐가 소쿠리 한 소쿠리 담아 놓고는 오짐이 마렵던가, 참 그 밭에 대고 오줌을 쪼로록 싸게지고 땅이 패여 내렸어.
거?〈鳴?인제 고놈을 딱 심궜어.
이렇게, 딱 거그다 딱 묻어 놨단 말여.
아 큰애기가 아 들어 갈란게 흥, 사태기서 ?샠響穡??한 번 걸으면 ?샠響?힐쭉???샠響?헬쭉??[일동:크게 웃음]
[웃으면서] 싸게 걸으면,
“[빠르게] 힐쭉 헬쭉, 힐쭉 헬쭉.”
헌디, 시원찬히 걸으면,
“[느리게] 히일쭉, 헤엘쭉.”[청중:웃음]
아, 이거 소리가 나네.
사태기서 소리가 나니 어?거여.
큰일나 인제
시집도 못 가게 생겼지.
아 큰애기가 인자 혼자 지 방에 가서 가만 가만 걸어보고, 찬찬히 걸어보고 근게 싸게 걸어보고, 인제 자, 설설 걸은게,
“[느리게] 시일쭉, 세엘쭉, 시일쭉, 세엘쭉.”[청중:웃음]
싸게 걸으면,
“[빠르게] 실쭉 셀쭉, 실쭉, 셀쭉.”
이거 이거 와 이거 소리가 완연하게 난단 말이여.
아 그래 야 드르눠 앓지.
인자 즈그 엄마가,
“아가 너 어째서 그리 드러눠서 앓냐¿
아픈 데도 없이 앓냐¿”
“엄마, 나 큰일났어.”
“왜¿”
“아 걸으면 그냥 ?샏픈?셀쭉??소리가 나네.”[일동:웃음]
“그려.
그 큰일났다.
그러면 한 번 걸어봐라.”
“[웃으면서] 잉, 찬찬히 걸을게 들어봐 잉¿”
찬찬히 걸은게,
“시일쭉 세엘쭉, 시일쭉 세엘쭉.”
“싸게 걸어봐 한 번.”
“[빠르게] 실쭉 셀쭉, 실쭉 셀쭉.”
아, 이건 지기랄 그 인자 큰일났지.
저걸 다 키워갖고 시집도 못 보내고 인자 영 병이 되었거든.
사태기서 소리가 나니 누가 그걸 데리고 살 것이여.[조사자:그러죠.]
아, 이거 참, 큰일났지.
근게 총각 놈은 인제 그 큰애기가 저 그런 소리가 났다고 소문이 발딱 뒤집으서 지달러.
그 참, 소문이 발딱 뒤집어 졌어.
“아무애 큰애기는 그것 사태기서 실쭉 셀쭉 실쭉 그런다.”고.
“그 병은 나가 고칠 수 있어.”
그랬단 말여.
누가 가서 그 말을 했어.
“아무개 아무댁에서 머심사는 총각이 고친다고 헙디다.”
“데리고 오라고 해라.”
와서 인제 갔지.
간게 인제 떡이랑 해 놓고, 술이랑 주고, 그냥 잘 디접(대접) 험서,
“우리 딸좀 자네가 고칠 줄 안게, 고쳐 주소.”
“그러지마고 내 고칠 줄 안게 고치 주지라.
염려마쇼.”
아 장개갈라고 헌 놈이 그냥 고쳐준다고 그양 아 그걸 뽑아 버렸네.
오줌 싼디 가서 그걸 뽑아 버렸어.
뽑아 냇버리고 낫아 버린게, 뭐 술 한 잔 얻어 먹고 말아 버렸지.
아 이런 원통헐 수가 있는가¿
거 장개를 가야 할 참인디 이거 원통할 수가 있어.
그래 인자 ?샟舅隔?인자 그 곰도 못 만나고 어찌고 됐고, 장개를 갈라다 못 가고 이거 어찌꼬??또 산으로 갔어.
간게 곰이 미리서 알고 와서 앉았어.
“너 실패했지야¿”
“그래 실패했다.”
“뭘라고 저 기양 고쳐줬냐.
딱 기안이라 씌고 고치 주지.”
“글세 그럴 것을 내가 몰라서 그랬다.”
“또 하나 뽑아갖고 가서 가거라.”
또 하나 뽑았지.
뽑아갖고 인제 곰하고 갈리고, 또 이놈의 가시내 오줌 쌀 때를 인제 기달리고 있은게 몇 달 지낸 후에 또 오줌 한 번 싸거든.
딱 씌워놨지.
긍게 되게 심어 버렸어.
끄트머리만 쬐끔 내비게 집어 넣단 말여.
아, 이건 소리가 굥장히 나.
“[빠르고 큰 소리로] 실쭉 셀쭉, 실쭉 셀쭉.”[일동:폭소]
아 그런게 인자 벵이 도졌다고 말이지.
“오메, 아 큰일났네.
벵이 도졌어.”[청중:웃음]
“또 근가(그런가) 한 번 걸어봐라.”근게,
“머냐(먼저) 보담 훨씬 더 크게 나.”
“크게 나나 마나 한 번 걸어봐.
야 걸 찬찬히 걸으….”
“[느리게] 시일쭉 세엘쭉, 시일쭉.”
“싸게 한 번 걸어봐라.”
“[빠르게] 실쪽 셀쪽, 실쪽, 셀쪽.”[일동:웃음]
막 사납게 허게던,
“인제 너는 큰일났다.
시집도 못 가고 어이찌 그런 벵이 도진다냐¿
아무개네 머심 그좀 불러다 좀 저 즈이 아부지한테 말해야겄다.”
즈그 아부지한테 말하고는 그 가를 불러다 좀 고쳐야겄다 말이야.
이놈을 데려왔어.
“아, 먼저도 내가 한 번 고쳐줬는디 또 고치달라고 혀.
나 못 고쳐 인자.”
근게 성질을 팍 내 뻐려.
가 버리거든.
아이 큰일났지.
저걸 고치야 할틴디, 다른 놈 고쳐준 놈 없고, 저놈 이래야 고친단 말여.
또 뒤에 가서 인제 사정을 혀서.
“사정을 허는 것보담 내가 말이여, 장개도 못 가고 그랬은게 나 사우나 삼으면 고쳐 주까 글 않흐면 못 고쳐 주오.
그래 사우 삼으오 그려 달라고.”
근게 영갬이 있다,
“야 이 사람아, 머심산 놈한테다 여워 먹어 내 딸을¿”
“안 고칠라먼 마쇼.”
마느래가,
“여보쇼, 글쎄 사우 삼은다고 그래달라고 허쇼.
지내가니 다린 사람 시집 못, 단디로(다른데로) 시집 못 가먼 뭣할 것이요.”
그래 또 오라구서 인제 기약을 딱 썼어.
고치 준다고.
고치먼 사우삼는다고.
그래서 장개 가드라네.[일동: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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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서보익|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6|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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