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편 구비전승(삶의 이야기)/설화(說話)

곰의 보답으로 장가간 노총각 머슴

증보 태인지 2018. 3. 30. 14:27

곰의 보답으로 장가간 노총각 머슴

 

 

[태인면 설화 51]

 

[조사자옛날에 어떤 사람이¿] , 장개를 못 갔어.

삼십살 먹도록.

근디 머심을 사는디 쥔네 집이서 인제 밥 싸갖고 나무를 허로 갔어.

() 산으로.

나무를 허로 가서 인제 나무를 허는데, 뭔 나무를 허느냐 헐 것 같으면 갈키 나무를 혀.

갈키 나모를 긁어서 수북히 모아 놨는디, 곰이란 놈이 포수한테 쫒겨서 그리 와갖고는,

아이고, 총각 나좀 여그다 감춰 주쇼.”

그리라.”.

그리 나무 속에다가 인자 헛치고 그 속으다 푹 묻어 줬어.

그러난게 쪼끔 있은게 포수가 ??옴서,

아 총각, 여그 나무 언제부텀 왔는가¿”


아척(아침) 때부터 와서 허요.”

, 그 인자 막 곰 한 마리 안 지나 가던가¿”

인자 막 이리해서 저 저 산 너머로 넘어 갔소.”

그러닌게 그냥 그 막 산 너머로 넘어가 버리거든.

곰이란 놈이 가만 들은게 참 고맙단 말이여.

[조사자: 그러죠.] 그래 인제 포수 가 버린 뒤에는,

인제 포수 갔으니 나오라.”.

근게,

총각이 뭔 소원인가¿

소원뿐 소원대로 해 줄게 뭔 소원 말허소.”

, 뭐 소원이 내가 있겠냐¿

, 삼십 되도록 장개를 못가 머심만 산게, 장개를 한 번 가는 것이 소원이다.”

그러먼은 내가 장개 가게코롬 맨들아 주께 저 불거웃(1)[각주]불두덩에 난 털 하나 뽑소.

불 불에 인제 털난 것, 아 불알에 털난 거를 하나 뽑아갖고 자네 동네 가서 자네 맘에 드는 큰애기가 오줌싸는 음, 구녁에다 딱 심궈 노먼 그 장개 갈 수가 있네.”그랬단 말여.

, 근디 그 웃집 큰애기가 부잣집 큰애긴디, 이뽀고 그런디 고놈이 맘이 들어.

, 저놈의 것이 언제나 오줌을 저 넘세 밭에다 쌀라고 눈이 삼경을 떠갖고 만뜨갖고 그래서 댕기는디, 한 번 나오디마는 장독 뒤에서 뭐가 소쿠리 한 소쿠리 담아 놓고는 오짐이 마렵던가, 참 그 밭에 대고 오줌을 쪼로록 싸게지고 땅이 패여 내렸어.

??인제 고놈을 딱 심궜어.

이렇게, 딱 거그다 딱 묻어 놨단 말여.

아 큰애기가 아 들어 갈란게 흥, 사태기서 ?響穡?한 번 걸으면 ??힐쭉????헬쭉??[일동크게 웃음]

[웃으면서] 싸게 걸으면,

“[빠르게] 힐쭉 헬쭉, 힐쭉 헬쭉.”

헌디, 시원찬히 걸으면,

“[느리게] 히일쭉, 헤엘쭉.”[청중웃음]

, 이거 소리가 나네.

사태기서 소리가 나니 어?거여.

큰일나 인제
시집도 못 가게 생겼지.

아 큰애기가 인자 혼자 지 방에 가서 가만 가만 걸어보고, 찬찬히 걸어보고 근게 싸게 걸어보고, 인제 자, 설설 걸은게,

“[느리게] 시일쭉, 세엘쭉, 시일쭉, 세엘쭉.”[청중웃음]

싸게 걸으면,

“[빠르게] 실쭉 셀쭉, 실쭉, 셀쭉.”

이거 이거 와 이거 소리가 완연하게 난단 말이여.

아 그래 야 드르눠 앓지.

인자 즈그 엄마가,

아가 너 어째서 그리 드러눠서 앓냐¿

아픈 데도 없이 앓냐¿”

엄마, 나 큰일났어.”

¿”

아 걸으면 그냥 ?샏픈?셀쭉??소리가 나네.”[일동웃음]

그려.

그 큰일났다.

그러면 한 번 걸어봐라.”

“[웃으면서] , 찬찬히 걸을게 들어봐 잉¿”

찬찬히 걸은게,

시일쭉 세엘쭉, 시일쭉 세엘쭉.”

싸게 걸어봐 한 번.”

“[빠르게] 실쭉 셀쭉, 실쭉 셀쭉.”

, 이건 지기랄 그 인자 큰일났지.

저걸 다 키워갖고 시집도 못 보내고 인자 영 병이 되었거든.

사태기서 소리가 나니 누가 그걸 데리고 살 것이여.[조사자그러죠.]

, 이거 참, 큰일났지.

근게 총각 놈은 인제 그 큰애기가 저 그런 소리가 났다고 소문이 발딱 뒤집으서 지달러.

그 참, 소문이 발딱 뒤집어 졌어.

아무애 큰애기는 그것 사태기서 실쭉 셀쭉 실쭉 그런다.”.

그 병은 나가 고칠 수 있어.”

그랬단 말여.

누가 가서 그 말을 했어.

아무개 아무댁에서 머심사는 총각이 고친다고 헙디다.”

데리고 오라고 해라.”


와서 인제 갔지.

간게 인제 떡이랑 해 놓고, 술이랑 주고, 그냥 잘 디접(대접) 험서,

우리 딸좀 자네가 고칠 줄 안게, 고쳐 주소.”

그러지마고 내 고칠 줄 안게 고치 주지라.

염려마쇼.”

아 장개갈라고 헌 놈이 그냥 고쳐준다고 그양 아 그걸 뽑아 버렸네.

오줌 싼디 가서 그걸 뽑아 버렸어.

뽑아 냇버리고 낫아 버린게, 뭐 술 한 잔 얻어 먹고 말아 버렸지.

아 이런 원통헐 수가 있는가¿

거 장개를 가야 할 참인디 이거 원통할 수가 있어.

그래 인자 ?舅隔?인자 그 곰도 못 만나고 어찌고 됐고, 장개를 갈라다 못 가고 이거 어찌꼬??또 산으로 갔어.

간게 곰이 미리서 알고 와서 앉았어.

너 실패했지야¿”

그래 실패했다.”

뭘라고 저 기양 고쳐줬냐.

딱 기안이라 씌고 고치 주지.”

글세 그럴 것을 내가 몰라서 그랬다.”

또 하나 뽑아갖고 가서 가거라.”

또 하나 뽑았지.

뽑아갖고 인제 곰하고 갈리고, 또 이놈의 가시내 오줌 쌀 때를 인제 기달리고 있은게 몇 달 지낸 후에 또 오줌 한 번 싸거든.

딱 씌워놨지.

긍게 되게 심어 버렸어.

끄트머리만 쬐끔 내비게 집어 넣단 말여.

, 이건 소리가 굥장히 나.

“[빠르고 큰 소리로] 실쭉 셀쭉, 실쭉 셀쭉.”[일동폭소]

아 그런게 인자 벵이 도졌다고 말이지.

오메, 아 큰일났네.

벵이 도졌어.”[청중웃음]

또 근가(그런가) 한 번 걸어봐라.”근게,

머냐(먼저) 보담 훨씬 더 크게 나.”

크게 나나 마나 한 번 걸어봐.

야 걸 찬찬히 걸으.”

“[느리게] 시일쭉 세엘쭉, 시일쭉.”


싸게 한 번 걸어봐라.”

“[빠르게] 실쪽 셀쪽, 실쪽, 셀쪽.”[일동웃음]

막 사납게 허게던,

인제 너는 큰일났다.

시집도 못 가고 어이찌 그런 벵이 도진다냐¿

아무개네 머심 그좀 불러다 좀 저 즈이 아부지한테 말해야겄다.”

즈그 아부지한테 말하고는 그 가를 불러다 좀 고쳐야겄다 말이야.

이놈을 데려왔어.

, 먼저도 내가 한 번 고쳐줬는디 또 고치달라고 혀.

나 못 고쳐 인자.”

근게 성질을 팍 내 뻐려.

가 버리거든.

아이 큰일났지.

저걸 고치야 할틴디, 다른 놈 고쳐준 놈 없고, 저놈 이래야 고친단 말여.

또 뒤에 가서 인제 사정을 혀서.

사정을 허는 것보담 내가 말이여, 장개도 못 가고 그랬은게 나 사우나 삼으면 고쳐 주까 글 않흐면 못 고쳐 주오.

그래 사우 삼으오 그려 달라고.”

근게 영갬이 있다,

야 이 사람아, 머심산 놈한테다 여워 먹어 내 딸을¿”

안 고칠라먼 마쇼.”

마느래가,

여보쇼, 글쎄 사우 삼은다고 그래달라고 허쇼.

지내가니 다린 사람 시집 못, 단디로(다른데로) 시집 못 가먼 뭣할 것이요.”

그래 또 오라구서 인제 기약을 딱 썼어.

고치 준다고.

고치먼 사우삼는다고.

그래서 장개 가드라네.[일동웃음]

- ??-

 

 

제보자-서보익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6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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