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풍수
[태인면 설화 94]
송씨네 집안, 여산 송씨네 집안에서 말허자먼 선조의 말허자먼 뫼 어디로 이장을 헐라고, 여산 송씨네 집이서 맘을 먹고 있어.
근게 여산 송씨가 돈도 있고 재산도 있고 인물도 좋지마는, [조사자:그러죠.] 그냥 여그저그 대님서 말여, 그냥 말이 유포(流布)가 된게 말여, 전부 말여 지관이란 지관은 다 뫼았드래요.
근디 한동네 사는 어른 할머니 하나씨가 신만 삼어먹고 삼선 구식을 허고 있는디, 할매가 그려.
자기 영감보고.
“날 보쇼.
아, 여산 송씨네 집이 간다치먼 잘 먹고, 잘 입고 헐 판인디, 아 신만 삼어서 쓰겄소?”
“아, 이 사람아 그먼 내가 일자무식으로 아무것도 모르지만 어트케 가서 말헌단가?”
“그런 건 걱정 말으쇼.
내가 얻어다 주리다.”
그려갖고 그 동네 어떤 영감한테 가서 쇠주머니를 하나 얻어 줬드래야.
그래갖고, 여산이 어딘 종도 모르고 여산을 찾어 갔어.
찾어 가서 떡허니 보닌게, 이칸 두칸에 하이튼간에 지관은 지관은 꽉 찼드래야.
그서 가서 저녁으 저녁밥을 얻어먹고 있이니, 자기 집안 안늙은이 생각이 간절허고,
자기가 거그서 뭔 말을 허자니 말은 못혀.
배운 것이 없어서.
전부가 보니, 전부가 명사여.
그 이 사람이 헐 소리가 없어.
저 벽장만 쳐다보고 말여, 도무있는 사람모냥으로 앉었어.
담배만 피고, 근게 여산 송씨가 식때먼 꼭 밥을 갖다 너주고 뱁이 끝나머는 그 사랑방으로 와.
와갖고 가만히 눈치를 봐.
보먼은 다 전부가 명사여.
아 명산디 저놈의 늙은 영감은 벽장만 쳐다 보고 앉었네.[청중:그게 명사여.]
이 곳으로 말허자먼 저 원불교 거시기들 모냥이라.
신자들 모넁이여.
그서 그날 저녁에 가만히 안방에 들어가 생각해본게, 아 아닌게 아니라 저 늙은이가 아는디, 아는 전부가 다 들은게 다 명사라 이거 어트게 허꼬 모르겄어.
그 이튿날 아직 돈줄을 떡 지고 나갔어.
나가서는,
“아, 여러분 내 집이 와서 말여, 수삭을 지내고 보니, 누구가 다 넘이 있소.
한 집안식구 같은디, 내가 오늘 서울을 가요.
가먼 며칠 올란지 모르닌게, 가먼은 고향에 갔다가 내가 아무날 온게, 그 때들 와 주쇼.”
먼 거리를 채사려 먼디 가는 사람 먼디 많이 노비를 주고, 가찬디 간다치먼 가찬 사람을 노비를 주고 이려.
그서 다 보내는디.
아 늙은이는 말여, 영감은 가만히 생각허본게 이런 데 오고 올 적으는 말여 노비라도 타고, 잘 먹고 잘 입고 헐라고 여그를 왔는디, 지사를 다 쫓아 보내 버리고 영감은 벽장만 쳐다보고 있는디, 본가의 생각이 '나도 인제 줄티지.' 허고서 앉었단 말여.
앉었는디 다 쫓아 보내네.
다 쫓아 보내고는 낭중으는 그 영감 혼자 앉었어.
그 영감이 일어났어.
“나는 암디 삽니다.
가야겄읍니다.”
“아니, 당신은 가먼 쓰….”
딱 말기네.
여산 송씨가.
하, 그러니 여산 송씨를 어트케 헐 수가 있어야지.
헐 수 없이 거그서 머물게 돴어.
다른 사람 싹 가 버리고.
그런게 명사들은 싹 가 불고 그날 저녁으 자는디, 한 여남살 먹은 마부, 여산 송씨가 어디로 간다 말 고삐를 잡고 대니는 그 마부.
고놈허고 걍 자게 된단 말여.
저녁에 잠을 안 자닌게 이 마부가 물었어.
“할아버지, 왜 그렇게 그 저녁으 그 걱정이 많으쇼.”
“야.
너그 말 들어봐라.
내가 실은 암디 암디 사는 사람인디, 늙은이허고 나허고 둘이 산다.
사는디, 쇠주머니를 얻어다 줌서 말여, 나 보고말여, 여산 송씨네 집 가먼 잘 먹고, 잘 사는디 왜 당신 짚세기만 신 삼고 있쇼.
가 보쇼 허기래 왔다.
와 본게 전부 다 명사고 나만 아무것도 모르니 말여 내가 어트게 허겼냐?
나도 노비라도 타갖고 가야 집안 식구 멕일 것 아니냐.
그러다 결국은 나까지 여그서 자게 되었다.
그러니 내가 어트케 허겄냐?”
“할아부지 걱정 말으쇼.
좋은 수가 있소.”
“왜 좋은 수가 뭐여.”
“우리 나리께서는 며칠 새이에 구산을 헐겁니다.
산을, 산을 댕이실티니 그적으….”
하, 그더니 하루 가, 이틀 가.
안댕 안와.
여산 송시가 올틴디.
하루는 떡 여산 송씨가 사랑방을 나왔어.
그 마부 이름을 떡 부르더니 뭐라고는 고니는,
“야, 내일 모리 말이여 구산을 간다.
저 어른을 뫼시고 내가 구산을 가는디, 그중 알어라.”
“예.”
아 근게 영갬이 그전으사 인제 나를 인제 여산 송씨가 데리고는 지관이라고 명색에 아뭇것도 모른 사람을 데리고 '산에 간다.'이러네.
하 이거 참 큰일났다 그말여.
그 저녁으 그 소리를 듣고 더 아네(앓네), 앓어.
근게 영감이,
“아이고!”금서,
“야, 나 못살겄다.
나 내일 도망갈란다.”
“할아부지 절대 도망가지 마시요.”
이것 사랑방 얘기요.
근게,
“왜 그렇소.”
“아까도 얘기 안티야?
집안식구를 어트게 멕여 살릴라고 여그 왔더니, 다 보내 버리고 질 못난것 나만 붙들고 있이니 내가 어디 가서 뭣헐 것이냐?”
“내 말만 들으믄 걱정 없이요.
상관없어.”
근게 낼 모래 구산을 간다 말여.
근게 말 두 필을 그날 아칙에 말 둘을 내놓더니 하나를 여산 송씨가 타고, 하나는 영갬이 탔단 말여.
영갬이 탄 말은 그 여산 송씨 말 고삐를 잡고 댕기던 꼬마둥이가 여산 송씨 말을 안 잡고, 이 영감 말을 잡았어.
근디 이 사람은 가면서 말여 날개짱1)을 뽑아서 개시를 꽜드라네.
꽈갖고는 뒤 코 뭣을 짚세기를 꽉 쨈맸어.
가다가 사이로 도망갈라고.[일동:웃음]
그 인자 간단 말여.
가는디, 나 순전 그짓말이네.[조사자:아이고.]
가는디, 가라곤게 산으로 올라 간단 말여.
여산 송씨가 뒤에 따라 오고, 아 영감은 앞으 간단 말여.
'에이, 잡어 먹을 것.
니까짓 것이 뭐냐.'허고 말에서 그냥 뛰어 버맀다 말여.
막 도망가.
도망간게 여산 송씨가 말여, 행이나 산에 혈이나 잡아갖고 가는지 알고 막 뒤에 쫓네, 그냥.
그 이 놈의 팔자가 가다가 짚세기 꽁무니 말여.
솔, 솔꿰기에 딱 걸려갖고 자빠졌네.
그것이 뵉이 없어.
아 근게 여산 송씨가 와서 턱 보고서,
“이 자리가 기요?”허고 물은다 말여.
“명당이 이 자리가 기요?”허고 물어.
아 그 사람이 얼풋 나온다 소리가 뭐인고는 장군칠전 소리는 알었던가,
“장군칠정이라고.”그맀네.[일동:박장대소]
“아, 이 자리가 장군칠전자리요.”
아 이러고 왔단 말여.
아 근게 허고 나서도 걱정이여.
이 쌍놈의 것, [일동:웃음] '장군칠전 자리요.' 그단 말여.
하 이거 걱정이네.
아 근게 마부가 딱 나오더니,
“할아부지, 이 자리가 장군칠전 확실헙니다.
걱정 말으쇼.”
마부가 장군칠전 [조사자:(웃으며) 마부도 잘 아네요.] 암, 그게가 여산 송씨 데리고 가 여산 송씨여.
말허자믄 여산 송씨의 유선산에서 나온 아이여.
“하나버님 그 자리가 장군칠전이 틀림없읍니다.
내 말만 듣고, 가지만 말고 집이 계기쇼.”
장군칠전 자린디 지미, 장구 총놓고 가는지 누가 아느냐 말여.
그 사람을 그 말을 타고 집이로 왔어.
와 갖고 또 그날 저녁부터 걱정이여.
하, 내가 오살놈의 장구칠전 소리를 어디서 알았는가, 장군칠자 소리를 히놓고 말여.
“야, 내가 도깨비가 들렸는가, 귀신이 둘렸는가 모르겄다.”
“왜라우?”
“내가 장군칠전 소리도 몰라.
어디 가다 내가 이놈 장군칠전 소리가 입으로 나왔다.
근디 니가 그 자리가 장군칠전 그 장군칠전요 허네 인자.”
“아따, 할아부지 걱정말으요.”
저녁으 자더니 새복에 일어나서는 그 아이 허는 말이,
“할아버니, 한 댓사 지낸다치먼 주인 나리께서 와 갖고 날 택일허자고 헐 것이니 날 택일헐 것이 없어라우.
그냥 하나씨가 육갑도 모를티닌게 손꾸락 하나 몇 꼽으면서 아무날 몇 좋다고 그러기라우.
그럼 뒷 일은 내가 감당허기라우.”
“그려.
그러먼 쓰겄냐?”
“그려야죠.”
아닌게 아니라 참 별것다 갖다 멕이는디 자기 마누래 늙은 것 고향으서
죽었는가 어쩠는가 모르고 혼자만 잘 먹고 지낸다 말여.
가만히 생각혀본게 아인디, 말헌것 본게 아이가 알어.
이 한 댓세 지나더니 여산 송씨가 또 와서 말허니 뭐인고는,
“참, 지가 인지까지 고생허는 것이 헛고생 힜다.”
“왜 그렀소?”
“여그서 저그서 오신 명문 말허자믄 그 지관들을 뫼시고 다 틀렸다고 그서 내가 하나부니를 모시고 내가 유선 하나 헐라고닌게 거가 장군칠전 자리가 꼭 되시먼은 택일을 히 주셔야 겄다.”고.
“아, 그거 택일헐 것도 없어라우.
장군칠전 자리를 뭔 택일헌다우?”
손까락 꼬므락 꼬므락 허더니 아무날 이라고 그러네.
아무날 저녁 열두시라고 그려.
이것이 뭐 자정.
아 그러야고.
그러나 믿들 못혀.
여산 송씨를 어트게 혀서 손까락 꼬므락 꼬므락 혀서 아무날 저녁 자정이라고 허는가 이걸 믿을 못헌다 말여.
그런게 마부가 가서,
“나리 틀림없읍니다.”
오늘로 혀서 열 아흘 열 야드랜디, 한 스므 닷샛날이나 거다 이장을 헐 판인디, 아이가 말을 혀.
“할아부지, 요 산넘어 간다치먼 외두막집 외딴 집에서 포수가 있소 말여.
짐승을 잡아먹고 사는 푀수가 있소.
그려 요새 포수가 하루 점드락 가서 총을 니리 쐈던들 얼매 벌들 못헙니다.
근게 이백 냥을 줄 것이니 아무날 저녁 열두시에 와서 거서 공포 한 방만 써돌라고 허쇼.
쏴달라고 허쇼.
이렇게 부탁만 허쇼.”
“그먼 들으끄나?”
“가 뵈기라오.”그러거든.
그서 그 집을 갔어.
저녁에 초면 쉰사 딱허고, 그런 이야기를 힜어.
“요시 생활이 어뜨냐?”고.
“아 말도 말이야고, 말이야고.”
“그먼, 당신 좋은 수가 있소.”
“무슨 수요?”
“아무날 저녁에 아무 산천에 와서 총 한 방만 쏘 주쇼.
그먼 내 이백 냥 드리요.”
“그러리라.”
이렇게 인제 계약을 힜어 서로.
그 그렇게 허기로 인제 약조가 딱 되얐네.
근게 여산 송씨도 아무날 저녁 열두시를 기다리고, 지관 명색이 그 영감도 열두시를 기다리고, 아 인제 그 마부도 열두시를 기달려.
그려갖고 인제 하대를 딱 히갖고 그날 저녁에 갔다 그 말이여.
가갖고는 갈적에 마부가 그 양반보고 허는 말이 뭐인고니는,
“내가 말채로 뒤에서 본듯 만듯 히갖고 이렇게 기려 줄 것이니 거리만 바라 보시요.”
그러고 인제 마채로 인제 가가 기려줘.
금을 기려준게 이 영감은 알든 모르든 그대로 쭉허니 기려서 인자 판다 말여.
관지광2)이를 딱 혀놓고 하관식만 기다리네.
총소리만 지달러.[일동:웃음]
총 소리만 지달른리, 아 그려갖고는 하관시가 딱 되닌게 총 소리가 '팡' 나네.
거다가 입관이라고 봉토를 딱 지어 버렸단 말여.
지어갖고는 뫼를 썻어.
쓰드락까지 여산 송씨가 그 영감네 댁으로 살림을 많이 보내 줬어.
많이 보내 줬어.
'그간에 어트게 고생허시요.
어트게 지내시요.' 혀겄고 근병거리 많이썩 보내줬어.
거그서는 인제 걍 말없이 걱정없이 살고 있지.
'우리 영감이나 거가서 건강헌가 이것만 기도허고, 묘를 썼단 말여.
딱 쓰고는 집이를 왔단 말여.
와갖고 방에 가서 딱 저녁으 자는디, 마부허는 말이 뭐라군고니는,
“할아버니, 송씨네 딴 일, 유선산 일을 해줬소.
해줬소.
할아버니가 여그서 유선산을 했다고 해서 집이로 떠나갈 적으는 살림을 반분을 혀.
오늘 저녁 그럴 것이요.
그러나 그것 통 잊어 버리소.
잊어 버리고, 여
산 송씨가 탄 말허고 나허고만 도라고 허소.
그러면 저가 유선산 일을 했기 때미로 그 말허고 저허고 줄 겁니다.”
그려갖고는 인제 한 댓새 지난 뒤여 인제 그 얘기가 떡 나닌게 살림을 반분헌다고.
“아니라우.
내가 귀댁에 와서 유선산 귀있는 날도 운인가 내 뭣인가는 모르지만도 내가 그런 재물 안 바래닌게 당신님이 타고 댕이던 말, 당신님 말을 끗고 댕이던 말, 아니 저 뭐냐 저그 저 마부, 가들 주시오.
그럼 나는 선생님 한이 없겠소.”
근디 이 사람이 유선산을 힜겄다, 필거없이 뺏겨 뻐맀지.
뺏겨갖고 인제 여산 송씨는 말 뺏기고, 인제 마부 뺏기고, 가 버렸단 말여.
그서 그사람이 가서 영감들 일을 히 줄라고 갔어.
그려 여산 송씨가 보닌게, 가면서 보닌게, 말은 간들허난디 간 일월불견 속절없다고 요놈이 어디 갔는가 몰라.
몰라 간지를 몰라.
여산 송씨가 가만히 보닌게 이놈의 발배개라는 것이 일 시겼다 맹인것도 아니고, 아 이것 가만히 생가혀본게 이것 이쁘기도 허고, 고웁기도 허고, 미웁기도 헌단 말여.
발벼기가 없은게 금시 발벼기가 없은게, 아직 모른단 말여.
여산 송씨가 상복 입고, 방입고 떡허니 점잖으니 딱 인제 선산에를 갔어.
가서는 뫼뚱에 가서 가만 앉어 보닌게 괜찮혀.
괜찮헌디, 저 우그 산 뽕댕이서 노승 하나허고 상좌 하나하고 둘이 앉어서 얘기를 혀.
얘기를 험서 뭐라군고는 노승이,
“야, 네가 소개를 혀 쓰기는 잘 썼다.
잘 썼다.
발벽이 없다 이거여 발벽이.”
근게, 아이가 허는 말이 상좌가 허는 말이,
“야, 그 뭔 소리여.
스님 잘 썼읍니다.
시도 맞췄읍니다.”
“그날 저녁에 빈총 놨어.”
상좌 허는 말이, 장군이라 총 소리를 내고 나가야 헌단 말여.[조사자:(웃으면서) 그러지요.]
근디 노승은 바름(람)이 없다 이거여.
근디 상좌는
아니라고,
“그날 저녁 누가 와서 총 쐈던지 총 쐈어.”이러거든.
근게 채근허니 듣고 앉었어.
아, 그러자 총쟁이란 놈이 묏자리 앞에 오더니,
“요놈의 새끼들, 묏쓸 적으 말여, 백냥 주고는 이백 냥 준다고 뭐 자정이 와서 총 쏘먼 이백 냥 준다고 허더니 이놈의 새끼들 도망가 부맀다.”고 허거든.
가서 손 꽉 붙잡았어.
“이보소!”
- 끝 -
--------------------------------------------
1) 이엉을 하기 위해 짚으로 길게 엮은 물건.
2) 棺地廣">[각주]>棺地廣.
제보자-시만곤|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018|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제9편 구비전승(삶의 이야기) > 설화(說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곰의 보답으로 장가간 노총각 머슴 (0) | 2018.03.30 |
---|---|
과거길의 죽을 고비 (0) | 2018.03.30 |
과거응시 열 한 번 만에 합격한 사람 (0) | 2018.03.30 |
관상을 잘 본 김정승 (0) | 2018.03.30 |
군수가 된 건달 (0) | 2018.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