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편 구비전승(삶의 이야기)/설화(說話)

가짜 풍수

증보 태인지 2018. 3. 30. 14:32

 

가짜 풍수

 

 

[태인면 설화 94]

 

송씨네 집안, 여산 송씨네 집안에서 말허자먼 선조의 말허자먼 뫼 어디로 이장을 헐라고, 여산 송씨네 집이서 맘을 먹고 있어.

근게 여산 송씨가 돈도 있고 재산도 있고 인물도 좋지마는, [조사자그러죠.] 그냥 여그저그 대님서 말여, 그냥 말이 유포(流布)가 된게 말여, 전부 말여 지관이란 지관은 다 뫼았드래요.

근디 한동네 사는 어른 할머니 하나씨가 신만 삼어먹고 삼선 구식을 허고 있는디, 할매가 그려.

자기 영감보고.

날 보쇼.

, 여산 송씨네 집이 간다치먼 잘 먹고, 잘 입고 헐 판인디, 아 신만 삼어서 쓰겄소?”

, 이 사람아 그먼 내가 일자무식으로 아무것도 모르지만 어트케 가서 말헌단가?”

그런 건 걱정 말으쇼.

내가 얻어다 주리다.”

그려갖고 그 동네 어떤 영감한테 가서 쇠주머니를 하나 얻어 줬드래야.

그래갖고, 여산이 어딘 종도 모르고 여산을 찾어 갔어.

찾어 가서 떡허니 보닌게, 이칸 두칸에 하이튼간에 지관은 지관은 꽉 찼드래야.

그서 가서 저녁으 저녁밥을 얻어먹고 있이니, 자기 집안 안늙은이 생각이 간절허고,
자기가 거그서 뭔 말을 허자니 말은 못혀.

배운 것이 없어서.

전부가 보니, 전부가 명사여.

그 이 사람이 헐 소리가 없어.

저 벽장만 쳐다보고 말여, 도무있는 사람모냥으로 앉었어.

담배만 피고, 근게 여산 송씨가 식때먼 꼭 밥을 갖다 너주고 뱁이 끝나머는 그 사랑방으로 와.

와갖고 가만히 눈치를 봐.

보먼은 다 전부가 명사여.

아 명산디 저놈의 늙은 영감은 벽장만 쳐다 보고 앉었네.[청중그게 명사여.]

이 곳으로 말허자먼 저 원불교 거시기들 모냥이라.

신자들 모넁이여.

그서 그날 저녁에 가만히 안방에 들어가 생각해본게, 아 아닌게 아니라 저 늙은이가 아는디, 아는 전부가 다 들은게 다 명사라 이거 어트게 허꼬 모르겄어.

그 이튿날 아직 돈줄을 떡 지고 나갔어.

나가서는,

, 여러분 내 집이 와서 말여, 수삭을 지내고 보니, 누구가 다 넘이 있소.

한 집안식구 같은디, 내가 오늘 서울을 가요.

가먼 며칠 올란지 모르닌게, 가먼은 고향에 갔다가 내가 아무날 온게, 그 때들 와 주쇼.”

먼 거리를 채사려 먼디 가는 사람 먼디 많이 노비를 주고, 가찬디 간다치먼 가찬 사람을 노비를 주고 이려.

그서 다 보내는디.

아 늙은이는 말여, 영감은 가만히 생각허본게 이런 데 오고 올 적으는 말여 노비라도 타고, 잘 먹고 잘 입고 헐라고 여그를 왔는디, 지사를 다 쫓아 보내 버리고 영감은 벽장만 쳐다보고 있는디, 본가의 생각이 '나도 인제 줄티지.' 허고서 앉었단 말여.

앉었는디 다 쫓아 보내네.

다 쫓아 보내고는 낭중으는 그 영감 혼자 앉었어.

그 영감이 일어났어.

나는 암디 삽니다.

가야겄읍니다.”

아니, 당신은 가먼 쓰.”

딱 말기네.

여산 송씨가.

, 그러니 여산 송씨를 어트케 헐 수가 있어야지.

헐 수 없이 거그서 머물게 돴어.

다른 사람 싹 가 버리고.

그런게 명사들은 싹 가 불고 그날 저녁으 자는디, 한 여남살 먹은 마부, 여산 송씨가 어디로 간다 말 고삐를 잡고 대니는 그 마부.

고놈허고 걍 자게 된단 말여.

저녁에 잠을 안 자닌게 이 마부가 물었어.


할아버지, 왜 그렇게 그 저녁으 그 걱정이 많으쇼.”

.

너그 말 들어봐라.

내가 실은 암디 암디 사는 사람인디, 늙은이허고 나허고 둘이 산다.

사는디, 쇠주머니를 얻어다 줌서 말여, 나 보고말여, 여산 송씨네 집 가먼 잘 먹고, 잘 사는디 왜 당신 짚세기만 신 삼고 있쇼.

가 보쇼 허기래 왔다.

와 본게 전부 다 명사고 나만 아무것도 모르니 말여 내가 어트게 허겼냐?

나도 노비라도 타갖고 가야 집안 식구 멕일 것 아니냐.

그러다 결국은 나까지 여그서 자게 되었다.

그러니 내가 어트케 허겄냐?”

할아부지 걱정 말으쇼.

좋은 수가 있소.”

왜 좋은 수가 뭐여.”

우리 나리께서는 며칠 새이에 구산을 헐겁니다.

산을, 산을 댕이실티니 그적으.”

, 그더니 하루 가, 이틀 가.

안댕 안와.

여산 송시가 올틴디.

하루는 떡 여산 송씨가 사랑방을 나왔어.

그 마부 이름을 떡 부르더니 뭐라고는 고니는,

, 내일 모리 말이여 구산을 간다.

저 어른을 뫼시고 내가 구산을 가는디, 그중 알어라.”

.”

아 근게 영갬이 그전으사 인제 나를 인제 여산 송씨가 데리고는 지관이라고 명색에 아뭇것도 모른 사람을 데리고 '산에 간다.'이러네.

하 이거 참 큰일났다 그말여.

그 저녁으 그 소리를 듣고 더 아네(앓네), 앓어.

근게 영감이,

아이고!”금서,

, 나 못살겄다.

나 내일 도망갈란다.”

할아부지 절대 도망가지 마시요.”

이것 사랑방 얘기요.

근게,


왜 그렇소.”

아까도 얘기 안티야?

집안식구를 어트게 멕여 살릴라고 여그 왔더니, 다 보내 버리고 질 못난것 나만 붙들고 있이니 내가 어디 가서 뭣헐 것이냐?”

내 말만 들으믄 걱정 없이요.

상관없어.”

근게 낼 모래 구산을 간다 말여.

근게 말 두 필을 그날 아칙에 말 둘을 내놓더니 하나를 여산 송씨가 타고, 하나는 영갬이 탔단 말여.

영갬이 탄 말은 그 여산 송씨 말 고삐를 잡고 댕기던 꼬마둥이가 여산 송씨 말을 안 잡고, 이 영감 말을 잡았어.

근디 이 사람은 가면서 말여 날개짱1)을 뽑아서 개시를 꽜드라네.

꽈갖고는 뒤 코 뭣을 짚세기를 꽉 쨈맸어.

가다가 사이로 도망갈라고.[일동웃음]

그 인자 간단 말여.

가는디, 나 순전 그짓말이네.[조사자아이고.]

가는디, 가라곤게 산으로 올라 간단 말여.

여산 송씨가 뒤에 따라 오고, 아 영감은 앞으 간단 말여.

'에이, 잡어 먹을 것.

니까짓 것이 뭐냐.'허고 말에서 그냥 뛰어 버맀다 말여.

막 도망가.

도망간게 여산 송씨가 말여, 행이나 산에 혈이나 잡아갖고 가는지 알고 막 뒤에 쫓네, 그냥.

그 이 놈의 팔자가 가다가 짚세기 꽁무니 말여.

, 솔꿰기에 딱 걸려갖고 자빠졌네.

그것이 뵉이 없어.

아 근게 여산 송씨가 와서 턱 보고서,

이 자리가 기요?”허고 물은다 말여.

명당이 이 자리가 기요?”허고 물어.

아 그 사람이 얼풋 나온다 소리가 뭐인고는 장군칠전 소리는 알었던가,

장군칠정이라고.”그맀네.[일동박장대소]

, 이 자리가 장군칠전자리요.”


아 이러고 왔단 말여.

아 근게 허고 나서도 걱정이여.

이 쌍놈의 것, [일동웃음] '장군칠전 자리요.' 그단 말여.

하 이거 걱정이네.

아 근게 마부가 딱 나오더니,

할아부지, 이 자리가 장군칠전 확실헙니다.

걱정 말으쇼.”

마부가 장군칠전 [조사자(웃으며) 마부도 잘 아네요.] , 그게가 여산 송씨 데리고 가 여산 송씨여.

말허자믄 여산 송씨의 유선산에서 나온 아이여.

하나버님 그 자리가 장군칠전이 틀림없읍니다.

내 말만 듣고, 가지만 말고 집이 계기쇼.”

장군칠전 자린디 지미, 장구 총놓고 가는지 누가 아느냐 말여.

그 사람을 그 말을 타고 집이로 왔어.

와 갖고 또 그날 저녁부터 걱정이여.

, 내가 오살놈의 장구칠전 소리를 어디서 알았는가, 장군칠자 소리를 히놓고 말여.

, 내가 도깨비가 들렸는가, 귀신이 둘렸는가 모르겄다.”

왜라우?”

내가 장군칠전 소리도 몰라.

어디 가다 내가 이놈 장군칠전 소리가 입으로 나왔다.

근디 니가 그 자리가 장군칠전 그 장군칠전요 허네 인자.”

아따, 할아부지 걱정말으요.”

저녁으 자더니 새복에 일어나서는 그 아이 허는 말이,

할아버니, 한 댓사 지낸다치먼 주인 나리께서 와 갖고 날 택일허자고 헐 것이니 날 택일헐 것이 없어라우.

그냥 하나씨가 육갑도 모를티닌게 손꾸락 하나 몇 꼽으면서 아무날 몇 좋다고 그러기라우.

그럼 뒷 일은 내가 감당허기라우.”

그려.

그러먼 쓰겄냐?”

그려야죠.”

아닌게 아니라 참 별것다 갖다 멕이는디 자기 마누래 늙은 것 고향으서
죽었는가 어쩠는가 모르고 혼자만 잘 먹고 지낸다 말여.

가만히 생각혀본게 아인디, 말헌것 본게 아이가 알어.

이 한 댓세 지나더니 여산 송씨가 또 와서 말허니 뭐인고는,

, 지가 인지까지 고생허는 것이 헛고생 힜다.”

왜 그렀소?”

여그서 저그서 오신 명문 말허자믄 그 지관들을 뫼시고 다 틀렸다고 그서 내가 하나부니를 모시고 내가 유선 하나 헐라고닌게 거가 장군칠전 자리가 꼭 되시먼은 택일을 히 주셔야 겄다.”.

, 그거 택일헐 것도 없어라우.

장군칠전 자리를 뭔 택일헌다우?”

손까락 꼬므락 꼬므락 허더니 아무날 이라고 그러네.

아무날 저녁 열두시라고 그려.

이것이 뭐 자정.

아 그러야고.

그러나 믿들 못혀.

여산 송씨를 어트게 혀서 손까락 꼬므락 꼬므락 혀서 아무날 저녁 자정이라고 허는가 이걸 믿을 못헌다 말여.

그런게 마부가 가서,

나리 틀림없읍니다.”

오늘로 혀서 열 아흘 열 야드랜디, 한 스므 닷샛날이나 거다 이장을 헐 판인디, 아이가 말을 혀.

할아부지, 요 산넘어 간다치먼 외두막집 외딴 집에서 포수가 있소 말여.

짐승을 잡아먹고 사는 푀수가 있소.

그려 요새 포수가 하루 점드락 가서 총을 니리 쐈던들 얼매 벌들 못헙니다.

근게 이백 냥을 줄 것이니 아무날 저녁 열두시에 와서 거서 공포 한 방만 써돌라고 허쇼.

쏴달라고 허쇼.

이렇게 부탁만 허쇼.”

그먼 들으끄나?”

가 뵈기라오.”그러거든.

그서 그 집을 갔어.

저녁에 초면 쉰사 딱허고, 그런 이야기를 힜어.

요시 생활이 어뜨냐?”.

아 말도 말이야고, 말이야고.”


그먼, 당신 좋은 수가 있소.”

무슨 수요?”

아무날 저녁에 아무 산천에 와서 총 한 방만 쏘 주쇼.

그먼 내 이백 냥 드리요.”

그러리라.”

이렇게 인제 계약을 힜어 서로.

그 그렇게 허기로 인제 약조가 딱 되얐네.

근게 여산 송씨도 아무날 저녁 열두시를 기다리고, 지관 명색이 그 영감도 열두시를 기다리고, 아 인제 그 마부도 열두시를 기달려.

그려갖고 인제 하대를 딱 히갖고 그날 저녁에 갔다 그 말이여.

가갖고는 갈적에 마부가 그 양반보고 허는 말이 뭐인고니는,

내가 말채로 뒤에서 본듯 만듯 히갖고 이렇게 기려 줄 것이니 거리만 바라 보시요.”

그러고 인제 마채로 인제 가가 기려줘.

금을 기려준게 이 영감은 알든 모르든 그대로 쭉허니 기려서 인자 판다 말여.

관지광2)이를 딱 혀놓고 하관식만 기다리네.

총소리만 지달러.[일동웃음]

총 소리만 지달른리, 아 그려갖고는 하관시가 딱 되닌게 총 소리가 '' 나네.

거다가 입관이라고 봉토를 딱 지어 버렸단 말여.

지어갖고는 뫼를 썻어.

쓰드락까지 여산 송씨가 그 영감네 댁으로 살림을 많이 보내 줬어.

많이 보내 줬어.

'그간에 어트게 고생허시요.

어트게 지내시요.' 혀겄고 근병거리 많이썩 보내줬어.

거그서는 인제 걍 말없이 걱정없이 살고 있지.

'우리 영감이나 거가서 건강헌가 이것만 기도허고, 묘를 썼단 말여.

딱 쓰고는 집이를 왔단 말여.

와갖고 방에 가서 딱 저녁으 자는디, 마부허는 말이 뭐라군고니는,

할아버니, 송씨네 딴 일, 유선산 일을 해줬소.

해줬소.

할아버니가 여그서 유선산을 했다고 해서 집이로 떠나갈 적으는 살림을 반분을 혀.

오늘 저녁 그럴 것이요.

그러나 그것 통 잊어 버리소.

잊어 버리고,
산 송씨가 탄 말허고 나허고만 도라고 허소.

그러면 저가 유선산 일을 했기 때미로 그 말허고 저허고 줄 겁니다.”

그려갖고는 인제 한 댓새 지난 뒤여 인제 그 얘기가 떡 나닌게 살림을 반분헌다고.

아니라우.

내가 귀댁에 와서 유선산 귀있는 날도 운인가 내 뭣인가는 모르지만도 내가 그런 재물 안 바래닌게 당신님이 타고 댕이던 말, 당신님 말을 끗고 댕이던 말, 아니 저 뭐냐 저그 저 마부, 가들 주시오.

그럼 나는 선생님 한이 없겠소.”

근디 이 사람이 유선산을 힜겄다, 필거없이 뺏겨 뻐맀지.

뺏겨갖고 인제 여산 송씨는 말 뺏기고, 인제 마부 뺏기고, 가 버렸단 말여.

그서 그사람이 가서 영감들 일을 히 줄라고 갔어.

그려 여산 송씨가 보닌게, 가면서 보닌게, 말은 간들허난디 간 일월불견 속절없다고 요놈이 어디 갔는가 몰라.

몰라 간지를 몰라.

여산 송씨가 가만히 보닌게 이놈의 발배개라는 것이 일 시겼다 맹인것도 아니고, 아 이것 가만히 생가혀본게 이것 이쁘기도 허고, 고웁기도 허고, 미웁기도 헌단 말여.

발벼기가 없은게 금시 발벼기가 없은게, 아직 모른단 말여.

여산 송씨가 상복 입고, 방입고 떡허니 점잖으니 딱 인제 선산에를 갔어.

가서는 뫼뚱에 가서 가만 앉어 보닌게 괜찮혀.

괜찮헌디, 저 우그 산 뽕댕이서 노승 하나허고 상좌 하나하고 둘이 앉어서 얘기를 혀.

얘기를 험서 뭐라군고는 노승이,

, 네가 소개를 혀 쓰기는 잘 썼다.

잘 썼다.

발벽이 없다 이거여 발벽이.”

근게, 아이가 허는 말이 상좌가 허는 말이,

, 그 뭔 소리여.

스님 잘 썼읍니다.

시도 맞췄읍니다.”

그날 저녁에 빈총 놨어.”

상좌 허는 말이, 장군이라 총 소리를 내고 나가야 헌단 말여.[조사자(웃으면서) 그러지요.]

근디 노승은 바름()이 없다 이거여.

근디 상좌는
아니라고,

그날 저녁 누가 와서 총 쐈던지 총 쐈어.”이러거든.

근게 채근허니 듣고 앉었어.

, 그러자 총쟁이란 놈이 묏자리 앞에 오더니,

요놈의 새끼들, 묏쓸 적으 말여, 백냥 주고는 이백 냥 준다고 뭐 자정이 와서 총 쏘먼 이백 냥 준다고 허더니 이놈의 새끼들 도망가 부맀다.”고 허거든.

가서 손 꽉 붙잡았어.

이보소!”

- -

 

 

--------------------------------------------

1) 이엉을 하기 위해 짚으로 길게 엮은 물건.

2) 棺地廣">[각주]>棺地廣.

 

제보자-시만곤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018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