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편 구비전승(삶의 이야기)/설화(說話)

군수가 된 건달

증보 태인지 2018. 3. 30. 14:03

군수가 된 건달

 

 

[태인면 설화 84]

 

옛날에 전라남도 강진 군수로 가먼 죽어.

가기만 허먼 죽은게 갈 놈이 없어.

건달 하나가 우리같이 참 볙이다가 방을 붙인게 강진 군수로 가먼, 자 혼자 있다구서 갔어.

아 그런 말이야, 아먼 있다고.

발령 대번 받았어.

갈 놈이 없은게, 가먼 죽은게.

가는디 인자 가기 전부터 군수가 되얐어.

감투를 썼어.

그러고 인자 가는디, 하루에 못 가.

가다가 중간에서 자는디 객사에서 자게 .

객사.

인자 촛불을 이케 켜.

아 근게 촛불을 써 놓고 내일 가머는 죽으는디 신세 자탄을 혀.

어이서,

좋다!”헌단 말여.

소리를 헌게 근거없는,

좋다!”소리가 나.

암디 봐도 아뭇것도 없어.

마룽에 나가서 한자리 헌게로,

좋다!”
허는디, 대청밑이서 소리가 나.

'좋다.' 소리가.

근게 꾸부리고 가서 본게 아무것도 없는디, 인제 근게 청년들은 몰라.

빨래 뚜드리는 빨래 방맹이가 있어.

그것이 하나가 있어.

갖다가 놓고는 거그서 한자리 혀.

건들머는 소리도 허그든.

[조사자그러지요.] 한자리 헌게, 거그서,

좋다!”허네.

근거 물었어,

, 너는 대체 뭐냐?

나는 이질로 배덕 간판을 쓰고 가먼 죽는 사람이여.

그서 회심증이 나서 소리나 허는디, 니가 좋다고 히서 내가 찾아다 놨는디, 너는 뭐냐?”

목신이다.”

이게 딴 나무도 아니고 대추나무요.

근디 주인이 비어가지고 다 도막혀 버리고 빨래 방맹이나 하나 붙을 데가 없어서 여가 붙었어.”

어찌겄냐?

내가 가먼 죽냐 사냐?”

저허고 같이 가먼 삽니다.

사는 대신에 당신이 성공을 혀.

그러먼은 나를 사당을 져서 목숨을 이어 달라.”그거여.

조건부로 말을 혀.

, 그 좋다, 좋다.”

인제 큰 바랑같은 도포를 입었거든.

콩태(1)[각주]큰 소매닿는 것, 자네들은 그거 입는 때 안 봤을 것이네.

여기다 이러코롬 감혀.

간게 시방같으먼 말허자먼 옛날에 군수라고 허먼 참 하따 이방이네 뭣이네 걍 이워싸고, 아 환영을 기가 맥히게 헌단 말여.

좌정을 떡 허고 다 인사를 받고 저녁으는 혼자 촛불을 니가닥 확 키고 앉었은게, 열두시찜 지내서 문을 노크를 혀.

또닥또닥!”

, 누구냐고 들와라.”.

들온디 미인이 들와.

기생 둘이 미인이.

들오는디 저그가 다 뵉()이랑 갖고 와서 치고 그하간 명창이여.[청중웃음]

미인이고 더구나.

인제
빨래 방맹이를 여그다 넜어.

서서 한참 이놈이 허고, 저놈이 허고는, 여그서 내서 때리라는 거여.

시간이 자꾸 촉박허다고.

, 그놈 가지고 때릴 수가 없단 말여.

아까서.

남자란 놈이 욕심이 있어서 에, 우리도 그냥 늙었지만은 미인을 보먼은 한 번 더 쳐다 보고 싶은 생각이 시방도 있어.[일동웃음]

근게, 쳐다보먼 미인이고, 아 어쩔 수 없이 '시간이 가먼 죽은 게 때리라고, 내 말 안 들으면 당신 죽고, 나도 십년 공이 초파요.'

어쩔 수 없이 인자서 안 때리먼 자그가 죽는다니 별 수가 없은게 때린게 죽는디, 가재드란 말여.

가재가 변동힜어.[조사자가재도 그러네요?] [청중가재가 둔갑히갖고?]

둔갑히갖고, 쭉 뻗드러 졌어.

두 마리가 빠드러 졌어.

근게 빨래 방망이 여다 넣고,

이것 네 뭐냐?”

여그 강진군은 요만큼 가먼 쪼그만 헌 둠벙이 있는디, 수십 질이여.

그서 까재가 원청 오래서 몇 천년 갖고 둔갑히갖고, 원만 오먼 잡어 먹어.

품고 존게 잔다고 보듬으면 죽어.

미인인게 별 수가 없어.

우리도 못 참어.”

아 그런디 인제 후환없냐?”

, 인제 죽었은게 후환없어.

인자 아무가 와서 괜찮혀.

근게 일 년이고, 이 년이고, 만기가 되먼은 간다.”고 헌단 말여.

, 그냥 또 살어.

재임을 혀.

그서 그 목신을 산청다 좋게 산청으다 지어가지고 사당을 만들어서 자그가 초하루먼 뭣 장만히갖고 가서 감사허다고 인사라도 한 번 하먼, 인사를 허먼은 거기서 댑이 나와.

당신은 여그서 종신이여.”

그에 목신이 허는 소리여.

당신은 여그서 종신이여.”

인자는 괜찮으지만 여그 오먼 죽으니 쓸것이여?

그 인자 자고 날이 번연히 새서 시방같으먼 아홉시나 된게 문안도 조회도 안허고 치상비부터 예상혀.

바깥에서.

우왕좌왕허니 으려 죽은게.

소리를 크게 허니, 아따
깜짝 놀래.

그 때는 문을 열고 조회를, 시방은 뭐 조회니 뭐 안허지만은.

'아참, 별 일이라고.' 인자 난거여 인재.

그론게 재임을 또 오고, 살고 또 살먼 강진군 먹고, 또 먹으먼 부원군이 부원군 이다는 것은 아 임금의 쟁인인게, 아그 부원군이가 걍 조선 천지가 다 부원군.

근게 얘기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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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김길한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018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