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편 구비전승(삶의 이야기)/설화(說話)

글을 지어 아버지 살린 효자

증보 태인지 2018. 3. 30. 13:49

글을 지어 아버지 살린 효자

 

 

[태인면 설화 92]

 

그전에 대개 참 몇 백년 몇 천년 돴는가는 몰라도 어른들 말씀허시는 것 보면 포음 천냥이먼 말여 모가지를 바친다 이런 말이 있었단 말여.[조사자예 있죠.]

근디 서울서 무슨 뭣이냐 관록을 먹은 그 양반인가 몰라도
시골와서 계실 적에 그런게 말여 포음이란 것이 그대로 있었다 그 말여.

근디 그 양반이 농촌이든가, 좌우간 어촌이든가, 와 갖고 갚을래야 갚을 길이 없어.

없는디 만둑으로 인제 아들 하나가 있드래야.

있는디 아 이 양반이 어트케 인자 못갚고 그러닌게 독촉장이 나왔던가, 어찌던가, 인자 빚 갚으라는 독촉장이나 갚들 못혔다 이 말여.

그런게 인제 원됐는지 뭐이 됐는지, 와 갖고는 결국에 인제 못갚는다는 항의를 히갖고,

안된다.

갚으야 헌다!”

와서 인제 결박히서 인제 아, 죽게 생겼드래야.

근디 세 식구여.

아들 어린애 하나허고 내외분 그 양반들허고.

인제 아 이놈은 인제 저그 아부지한테 글자라도 읽었던지 어쩌서 그런디, 저그 아부지 걍 데려간 종은 모르고 날마동 방탕으로만 몇살 먹도 안헌 것이 그 알뜰허고 같이 동막에 서 논단 말여.

근게 어머이가 허는 말이.

, 너그 아부지는 돈 천 냥이 말여 한이 서 말여, 지금 잽히갔다.

근디 너는 철이 모르고 여기 있냐?”

그리냐고.”

근디 또 같이 놀아.

근디 저그 부모가 인제 언지 죽은 날이 있든가.

언지 초상을 맞을 날이 있든가.

날짜가 있을거 아녀?

근게 어머이 말씀이,

, 너그 아부지가 말여, 이대로 계시지 않고 아무날에는 말여, 목숨으로 말여이, 너 그대로 있을래?”

그럼 가지.”

어디 가서는 그저는 인제 참, 운검 두루마기 푸른 두루마기 입고 갔드리여.

인제 원에 집을 떡 가보닌게 하, 경장허거든.

저그 아부지 덕석몰이를 딱 시켜 놓고 앉었고, 이거 살어나올래 살아나올 기가 없어.

근게 그 일곱살 먹은 놈이 들어갈라고 헌게, 이뱅이 내리친다 말여.

, 뭔 놈이여!”그런게 그,


내가 살기는 암디 사는디, 울 아버지 포음 천 냥에 잽히갖고 금방에 목숨이 경각에 있소.

그맀든지 아버지를 만지막 한 번 벱고 갈라고 왔소.”

그런다 말여.

그러니까 들왔단 말여.

어전 뜰가 떡 업져 있거든.

근게 이뱅이 가만히 본게 이상 것이 말여.

그서는 가서 원한테다 그 얘기를 힜어.

다름이 아니라 오늘은 말여.

아무개의 자손이 지금 뜰방 밑에 꿇어 있읍니다.”

그리야고.

그 누군가 가 물어봐라.”가 물었어.

니 성이 뭐냐?”

그 성이 가 그 지그 아부지가 변가가 아인디,

변통상이라고 부릅니다.”

변통상.

그 원이 가만히 생각해 본게, 이것이 뭣인가 변통허러 왔지 기양 온 놈은 아녀.

, 변통상아 너 올라 오니라.”

올라와서 인제 딱 끊은 뒤에,

니가 어찌 왔느냐?”

.

지에비가 시방 방금 저그서 시방 덕석몰이 당해가지고 아버님 생명이라도 갈라고 왔읍니다.”

그래.

니가 왔다는 것이 고의적으로 온 것이 아니고 말여, 니그 아부지가 살려간 챔이로 온 것 아니냐?”

그렇습니다.”

그려.

너 글자라도 뱄냐?”

아부지가 이러저러헌 천자권은 뗬습니다.”

그래, 그럼 니그 아부지 살려갈 글을 지갖고 와라.”

저는 모르겄읍니다.

어른께서 불러 주시먼 좋겠읍니다.”


원이 가만히 생각해 본게 요것을 슬픈곡자를 불러줘야 허게 생겼거든.

꼭 짓겼냐?”

꼭 짓겄읍니다.”

그래.

한자객 칠언 글로 짓는 그 어려울 난자 세 자씩을 너서 글을 져라.”고 헌게, 아 근게 이 뭐라고 헌고니는 말여.

난니난이는 대동난이요.

어렵고 에려운 것은 대동 돈이 제일 어렵소.

당신 돈이 제일 어렵소.”그래.

원님 돈이.

그래.”

또 석자를 딱 불러준게,

난니난종은 촉도난이라.

에려웁고 에려운 것은 중국에 촉도 뭐냐 촉도가 제일 에렵습니다.”

그래.

인자 한 자씩을 한번 져 봐라.”

사십이모가 가부난이요.

마흔살 먹은 울 어메가 혼자 되기가 에렵소.”

또 어려울 난이거든.

칠세유아가 시부난이요.

일곱살 먹은 애가 에비 읽기가 실업습니다.”

그서 데리고 오드래야.

- -

 

제보자-시만곤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8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제9편 구비전승(삶의 이야기) > 설화(說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상을 잘 본 김정승  (0) 2018.03.30
군수가 된 건달  (0) 2018.03.30
꾀 많은 토끼  (0) 2018.03.30
끼니를 걸러 가며 이룩한 부(富)  (0) 2018.03.30
나락과 바꾼 금  (0) 2018.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