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락과 바꾼 금
[태인면 설화 70]
앞, 뒷집이 살던가 뒷집 사람은 부자여.
옛날에는 선자를 받았거든.
그것보고 도조.[조사자:예, 도조지요.]
도조 선자를 받고 살었는디, 아 뒷집은 그냥 선자를 받고 사니까 노족(露積)이 걍 큼직헌 놈이 언제고 안 떨어
지고 있어.
그놈 그놈 먹기전에 또 받어 놓고 그 이듬해 또 받어 놓고, 또 받어 놓고, 앞집 사람은 가난혀.
근디 아들이 여럿이여.
아들이 한 오륙형제 @[]던가 식구찌리 게 노족 욕심나서 그맀제.
“야, 우리는 노족을 나락 노족을 싸놀 수가 없고 그리닌게로 식구찌리 나갔다 들올 때마다 독 한 댕이씩을 가지고 오니라.
가지고 오자 그려갖고 노족 허다못해 독노족이라도 뒷집같이 좀 싸 놓자.”
하도 불궈(부러워) 뵌게, 아 대처 들올 때마다 독을 갖다논게 근게로 그 여럿이 걍 어 얼매를 뫼았던가 뒷집 노족만 혀.
아 근디 뒷집 영감 하나가 영감이 노족을 보인게, 앞집 노족으서 금댕이가 놀거든.
금댕이가 놀아, 근게로 민중심천이라 한다더니 그 수가 여럿이고 근게로 독 생금댕이를 하나 줏어다 놨던 게벼.
뽕대기다가.
그냥 노족을 메칠 저녁을 봐야 노적으서 분명히 금이 놀아.
근디 뒷집 영갬이 있다가 앞집 사람보고,
“어이 날 보소.
자네 독 노족허고 우리 나락 노족허고 바꾸까?”
근게 아 그냥 느닺없는 소리를 헌게, 깜짝 맘이 그냥 놀래진다 말여.
“뭔 말씀이라우?”
“아, 바꾸세.”
“바꾸면 집이서 해 없을 그라우?”
“해 있던지 없던지 바꾸세.”
그 욕심이 있어서 그맀어.
아 근게 뒷집 영감 마누래가, 인자 어느날 바꾸기로 결정을 힜어.
나락 갖고오고, 독 가져오기로 힜는디 안에서 방정을 떨어.
“나락 노족허고 독 노족허고 뭣으로 갖다가 독 필요없는 독 갖다가 바꿀라고 그러냐?”고.
[청중:그럴 수가 있지.] 방정을 떤단 말여.
근게로 하도 마누래가 그리 싼게로,
“그먼 다섯 가마니만 띠 놓자.”
앞집 느닺없는 그냥 무의식적인 소리로,
“아 그먼 당신도 그먼 내 나락 다섯 가마니 띤게, 우리도 그먼 독 다섯개만 내리놀란다.”고.
그 할 수 없거든.
“그리라.”고, 내리놨단 말여.
내리논 바가 금을 인자 내리놨던 게벼.
다섯개 중.[청중:여핀내가 방정이여.]
아 누가, 이 집이고, 저 집이고 여자가 방정이먼 근다는 걸로, 아 그리갖고, 아 뒷집은 거라지가 되고, 앞집이서 그냥 나락노족 가지갔지, 금댕이도 차지허고 있지, 그서 잘 묵고 잘 살았드라우.[일동:웃음]
- 끝 -
제보자-이중호|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4-18|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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