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을 베풀고 가문 일으킨 달성 서씨
[태인면 설화 17]
그전에 옛날에 달성 서씨라고 하나가 있었어.
[조사자:달성 서씨?] 어, 근디, 가난흐디 가난힜어.
가난히서 참 사는디, 하루는 산에 가서 나무를 헌게 나무를 헌게, 노리란 놈이 펄쩍펄쩍 뛰옴서 배를 득득 긁는단 말여.
그른게 나무 히논 검불을 제치고 그 검불 속으다 노리를 묻어 줬어.
묻어 준게, 어 조께 있은게 푀수가 옴서,
“이라 노루 못 봤냐고.”
“노루 인자 막 한 마리 뛰어서 저리 가뻐렸다고.”
그서 가버렀다군게, 에 푀수는 간 뒤에 나무를 이렇게 헤쳐준게, 나무를 이케 헤쳐준게 노리가 나오드만 파 보라고 이 이려싸.
근게 따라 갔어.
따라 간게, 에 따둑따둑 헌단 말여.
“여그다 묘를 쓰라고 허냐, 아 집을 지라고냐?”
근게, 묘를 쓰란게 마다허고 집을 지란게 따둑거린다 말여.
거기다 그르고 노루는 가뻐렀는디, 그러잔게 인자 이게 움막같이 인자 잉, 거그다 인자 집을 지고 인자 거가서 살어.
사는디, 하루는 인자 마느래가 과거한 때가 되았든가 을을 조께 배우고 긌던가,
“아 서울가서 과게나 보고 오라.”고.
예비를 줬어.
근게 서울을 과거를 흐러 가서 과거를 못힜어.
못흐고 낙방이 괸게 기양 도로 오는디, 막 서울서 나선게 어떤 여자 하나가 무르께1) 쓰고 따라 오는디, 그 사램이 가다가 중간에 가 자면 자기도 자고, 또 따 가면 가고, 그저 한 며칠을 걸어서 오는디, 하루 저녁은 밤낮 그런게 그 여자한티를 들어갔어.
쫓아가서 어 잠을 잤어.
자고난게 아침에 본 게 문둥이여.
그 말이거든.
[조사자:어, 남자가?] 남, 여자가 문둥이여.
[조사자:아, 여자가….] 이 문둥이라.
이거 뭐 어쩔 수도 없고 그 여자를 그저는 데릭고 와.
와서 인자 집이를 다 와서 인자 아 주막으다 인자 그
앞으다 여자를 두고 안이가서 인자 마느래엔티 낙심천만 흔게 마느래가,
“왜 그러냐고, 아 과거를 허기 헐라다가 허기도 허고 못허기도 허는 것 이제 그럴 것이 뭐 있냐.”
“그것이 아니라.”
“뭔 거시기냐.”
“이만저만혀서 내가 서울서 오다가 여자 하나를 만나가지고 오는디, 문둥이를 만나서 동품으로 가서 그으 어쩔꺼냐.”고.
“일야장척(일야장축, 一夜長築)이란 말이 없지 않아 있어.
근디 하리저녁 자고 만리성도 쌓는디 그 여자 이, 그 여자를 데려오라고, 데려와야지 기 씨겄냐고.”
어, 데려갔어.
아 그 문둥이를 딱 데려오니 어쩌겄어.
인자 문둥이허고 인자 함께 합쳐놓고 사는디 이 여자가 참 덕인이던가 사는디, 탁 들이논게 여자가 금을 한 뭉치 내 놨어.
내 놓은게 그놈 갖고 그양 논 사고 밭사고 참 버젓흐게 사는디, 그 집 지고 그 여자는 별당을 하나 졌어, 문둥이라.
별당을 하나 따로 이케 딱 지어서 인자 거그다 인자 딱 모시고 인자 그케 사는디, 또 금 한 뎅이를 또 내 놨어.
걍 그놈 갖고 걍 그저는 논 사고 집도 근사하게 졌지만은 머심 여럿 두고 이케 사는디, 하루는 머심이 들이 가서 일을 허고 오다가 구랭이 한 마리를 큰 놈을 잡어서 나무 짐에서 얹어갖고.
근게로 주인이,
“그놈을 내가 약 해 먹을라먼 내가 돈은 얼매든지 내 줄 것인게 그놈을 나 도라.”
그래가지고 그 구랭이를 사 가지고는 엉, 그전이 글로 술을 디 넣어.
술을 디 넣어가지고 어 날마다 그 별당으로 하루 세 차례씩 한 잔씩 갖다 줬는데, 한 한 달포 한 둬달 있은게 활딱 허물을 벗어 버리고 그양 참 이쁜 미인이 됐단 말이여.
그런게 인자 마느래를 둘이 참 버젓흐게 사는디, 아이를 배면 말이여, 본시사 아이를 배먼 그 사람게도 아이를 배어.
그러믄 나먼은 하루가 틀리거나 똑같이 낳거나 그렇게 나.
그러면 큰 아씨가
그 작은 아씨께서 낳은 아들 그양 데려와 버려.
데려와서 자기 젖을 먹여서 키워.
그니까 본마느래에게서 아들 사형지, 그 여자기서 아들 사형지 8남매를 형제를 낳는디, 이것 서울로 인자 저그 친정으로, 인자 그 자기 아들 시켜서 인자 보내먼 과거를 헐텐디 내 아들을 알어야지?
큰 아씨가 줏어다가 키워 키워 버렸은게 어떤게 긴지 섞어서 키니 알 수가 있어야지?
그런게 아들이 넷이라고 그 아들기다가 착 그냥 유서2)를 써 가지고 아들네집, 서울 대신가 집이로 보냈어.
근게 받아본게 자그 아들이, [말을 바꾸어서] 딸이 가서 그렇게 되았거든?
그른게 어 그 대신이 말여 전부 그 아들 넷이기다 한해 뭔 병상에서 팔병사를 줬어.
그래가지고 나와서 잘 살드라만.
그런게 그 여자 지혜가 좋아.
그 문둥이를 대릭고 와서 그렀인게로 '에, 이거 못쓴다.'고 헐티지만 오라고 혀가지고 그 놈을 공대헌게, 또 아들을 난게 자기가 키워 버린게 그뇜이 누 아들인지 모른게 섞어서.
글안흐먼 그 작은 사람 아들만 가서 거가서 벼실을 해갖고 올 판이여.
근디 가서 아 아들이 잘 됐단 말이여.
근게, 사람이란 것이 좀 후덕허고 덕이 있으면은 그 좋은 일이 돌아오는 거여.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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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골 여자가 나들이 할 때에 장옷처럼 머리에 쓰던 물건.
2) '서찰(書札)을 잘못 쓴 말.
제보자-손병준|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6|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