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의 보은
[태인면 설화 28]
저 남도 , 어 장흥읍내 그 우게 냇갈이 있는디 냇갈갓에 모래밭이 좋아 .
모래밭 가서는 인자 오두막집이 하나 있는디 , 그집 영감 마느래가 아들을 나서 둘을 , 형제를 났는디 .
가난하게 사니까 둘다 넘의 집 머심을 고용살이를 갔어 .
그런디 두 늙은이가 거그서 사는데 아 그 모래밭에서 저녁마닥 씨름을 허고 아랫편 웃편 갈러갖고 씨름을 허고 야단이거든 .
누가 씨름허냐먼 도깨비들이 .
옛날에 씨방은 도깨비가 없지만 옛날은 도깨비가 있었대여 .
저 앞에서 날마다 씨름허는디 , 달은 밝고 휘영청 헌디 언지고 그 씨름을 하거던 .
마느래가 영감보고 물었어 .
“아 영감 저 모래밭이서 저녁마닥 씨름허는디 누가 그렇게 씨름을 헌다오 .”
“그 진짜 아랫집 사우지사 허는 사람들이 거 씨름허네 .”
“아 그럼 씨름도 좋겄지만 배는 좀 고프겄오 .
우리가 뭣이 있으먼 저 사람들 뭐 좀 히다 멕있으믄 쓰겄오 .”
“그 사람들은 메물묵을 좋아헌다네 .
그걸 좀 쑤어다 멕있으믄 쓰겄지만 우리가 메물이 있는가 .”
“아 그럼 낼 좀 내가 어디가 구해다가 쑤어다 멕이야겄오 .”
아 동네 가갖고 인제 일해 주마고 허고는 메물을 좀 구했어 .
그 사람들 먹을 만큼만 메물 말이나 구해갖고는 메물묵을 쑤어갖고는 거다 갖다 주었어 .
이놈들이 씨름허다 말고 시장헌게 이놈들이 잘 먹었단 말여 .
멋지게 먹었어 .
인자 이사람들이 먹고는 ,
“아이 노인들이 묵을 쑤어주어서 잘 먹었는디 은공은 갚어얄 것 아니냐 ?”
그런게 , 괴수 도깨비가 ,
“응 .
내가 그건 갚아 줄께 걱정마라 .”
그렇게 인제 회를 허고는 한 날 저녁으 인자 가서 잔게 .
“아 어르신 계신교 ?”
“거 누군가 ?”
“아 저 저 김세환 김서방이올시다 .”
“어째 ?”
“이거 받으시오 .
어제 저녁에 거 차담을 해다 줘서 참 잘 먹었읍니다 .
받으십시오 .”
아 받어놓고 본게 , 아 돈이 한 망태여 .
그저 그전에 그 거시기 지푸락으로 엮은 오쟁이 있쟎아 .
오쟁이 거그다 한 오쟁이를 담아갖고 왔어 , 옆전을 .
아이 부자가 됐지 .
그 그 이튿날 와서 ,
“아이 저 영감님 소원이 뭣입죠 ?”
“아이 뭔 내가 소원이 있겄는가 .
가난허게 산게 좀 잘 살고 뱁이나 좀 잘 먹는게 소원이지 .”
“그럼 명당 하나 쓰실라요 ?”
“아 명당은 쓰지만 내가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뭔 수로 명당 쓰까 ?”
“명당 쓴다만 허먼 우리가 써 주리다 .”
“그러믄 하나 그렇게 해 주소 .”
“그런디 돈을 이놈 갖고 가시오 .
갖고 가서 내 옥천면 가서 해남 옥천면 가서 윤씨들 도선당 도서당이 있읍니다 .
도사당이 그 대명당이요 .
거그다 뫼를 쓰머는 대대 전허고 잘 사요 .
묘를 거그다 묘를 씁시다 .”
“아 그지만 넘의 도사당으다 아 뭔수로 그그다 묘를 쓴당가 ?”
“아니라오 우리가 써 주께 걱정 마시오 .
이놈 돈을 갖고 가서 그 사당 지기만 친하시오 .”
거 인자 짊어지고 가서 인자 거 노는 사람 술 받어다 주고 저 뭐 고기도 사다가 히먹고 걍 그 유세들을 친해고 걍 그랬단 말여 .
“그리고 마지막 오는 날은 '내가 여그로 아무날 아무시에 묘를 쓴다 .
쓰로 올란다 ' 그렇게만 하고 오시오 .”
거그 가서 인제 돈을 흥청망청 쓰고 인제 참 그 도깨비 말과 같이 '아무날 아무시에는 묘를 쓸란다 .'
아 이런 억장 무너지는 소리가 있는가 .
넘의 저 도사당으다가 헐고 뫼를 쓰다니 이런 수가 있냐 말여 .
그 놈 간 뒤에 해남 가가지고 일등 힘 좋은 놈 , 깡패 , 시방 말허자먼 깡패를 말여 .
“너를 무값을 줄것인게 아무날 저녁에 와서 일 좀 봐도라 .”
그러고 참나무 뭉치를 수십 개 깍았어 .
그 인자 들온다치먼 그 사람들이 만약에 신체를 갖고 들오먼 , 막 뭉치로다가 쳐맞을라고 그냥 .
그 인자 그 날 그 시가 된게 그놈을 술밥을 맥여서 인자 매복을 시켜 , 들오는 어구퉁이다가 , 딱 시기놓는디 , 이놈들이 깡패가 걍 긴 놈도 오고 , 아닌 놈도 오고 , 기냥 수도 읎이 왔어 .
수도 읎이 와갖고는 인자 그 들어오는 어구 질이다 매복을 허고 있어 .
매복을 허고 인자 한참 지나고 있는디 아이 생이가 들오네 .
인제 그 영감님 저 선조 뼈를 파갖고 그걸 생이다 실고서 인제 고리 묘를 쓰로 오는디 , 아 이놈들이 숨어서 인자 깡패놈들이
숨어서 내다본게 생이가 떠들어오는디 대그박을 들고 내다본게 , 한놈은 상석 그 묘앞에 상석 있쟎아 .
그놈을 띠방 걸어 딱 짊어지고 , 딱 짊어지고 오고 한놈은 망부석을 양손이다 갈라쥐고 춤을 추어 .
춤을 추고 저그 오는데 횃불을 쭉 들고서 인제 그 생이소리 좀 기가맥히게 좋지 않는 갑세 .
[노래로 ] 어 ~어 ~//어 ~노
어이가리넘차 //어하노
인제가믄 //언제오나
오는날이나 //일러주소
어가리넘차 //어하노
간데쪽쪽 //정들이고
이별이잦아서 //나못살겄네
어가리넘차 //어하노
그러고 막 춤을 추는디 , [일동 :웃음 ]
[조사자 :겁나네 .]
나간다고 //설워마소
두고가는 //나도있네
어이가리넘차 //어하노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이진다고 //설워마라
어이가리넘차 //어하노
허고 들오는디 , 아 이 신명지게 이놈들이 그 저 참나무 몽댕이 가졌던들 가지고 한 번 건드려봤던들 망부석 한 번 내둘르먼 대그박 뭣 콩가리 되게 생있다 이말여 .
인자 의심없이 거그다 ,
[노래로 ] 다왔구나 //다왔구나
명당자리를 //다왔구나
어이가리넘차 //어하노
아 신명지게 허고 들오거든 .
이놈들이 나오도 못하고 오그리고 있네 .
인자 꼼짝이나 헐 수가 있어야지 .
망부석을 양손이다 갈라쥐고 춤추는디 아
대항헐 것여 큰일나지 .
한 대만 맞으먼 저는 양 묵사발 돼 버리는디 간물도 없어 .
거 인자 도사당을 떡 갖다가 혀 놓고 , 거 괴수 도깨비 거그서 젤 대장도깨비가 턱 나서서 하는 말이 ,
“너 윤가들 들어봐라 , 너가 이 뭣이냐 사당을 너가 뜯을라냐 ?
우리가 뜯으랴 어찍헐래 ?”
가만히 생각헌게 다른 디 옮긴다 해도 저가 뜯으먼 어 나무대나 성허게 뜯지 , 만약에 저 사람들보고 뜯으락 허먼 내둘러 버릴 것 뭐 하나도 ….[청중 :그렇지 .]
망부석으로 내둘러 버리먼 거 뭐 있겄어 .
“우리가 뜯을랍니다 .”
게 즈그가 뜯었어 .
즈가 뜯어서 인제 한쪽으로 쟁이고 즈그 손으로 묘를 썼어 .
그리갖고 그 사람이 거그다 묘를 쓰고서는 대리전을 하고 시방도 잘 산다네 .
[일동 :웃음 ] 그런게 넘을 넘한티 적선하는 사람은 좋은 일을 받어 .
아 그 배고플 적으 메물묵 해다 준게 좀 잘 먹었겄는가 .
그런게 그 좋은 복을 받었지 .
- 끝 -
제보자 -서보익 |채록지 -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 |채록일 -1985-04-16 |제작자 -한국학중앙연구원 |출 처 -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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