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그 생명의 근원 한국인에 있어 물은 산과 더불어 생활환경의 양대 기반이 된다. 배산임수(背山臨水)란 말이 있다. 우리 조상들은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그곳에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 물과 산, 이 양대 기반은 모두 풍요로운 생산성, 또는 영원한 생명력의 상징으로 우리의 뇌리에 각인되었다. 이들 중 산은 성스러운 종교적 성역으로 추앙받는 대신, 물은 여성과 관련되어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의 모태(母胎)로 인식된다. 물 중에서도 땅에서 솟는 샘물은 생명의 원초적 잉태를 뜻한다. 정천신앙(井泉信仰)이 우리의 건국신화에서 주류를 이루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신라 시조 박혁거세는 나정(蘿井)가의 알에서 태어나 샘〔東泉〕에서 몸을 씻었다. 그의 비(妃) 알영도 알영정(閼英井)에 나타난 계룡(鷄龍)의 왼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