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길의 죽을 고비
[태인면 설화 26]
옛날에 강원도 홍성 사람이 있어.
근디 아들 일곱 살 먹은 놈을 두고 상배를 당했어.
서방님이 죽었다 그 말여.
근디 살림살이도 아주 가난해.
그 애범자산 해 먹고 어 그 마느래는 뭔 수가 있냐먼 길쌈을 잘 혀.
모시베도 잘 놓고 삼베도 잘 하고 미영배 같은 것 명주베 같은 거 뭐 못하는 것 없이 잘 혀.
아이 솜씨가 참 일류가는 사람여.
그 인제 서방놈은 죽어 버리고 일곱 살 먹은 놈은 글을 갈치야겄는디, 그 앞동네 부자들 자식이 모두 독선생 놓고 글을 배우는디 이집이는 제일 가난헌 사람인디 그 하루는 이놈을 데리고 선생님한테 갔어.
“선생님 초면이올시다.”
“뭔 부인이오?”
“저는 아무데 이러이러헌 사람 아무개 어미인데 야가 제 자식입니다.
이걸 두고 상부를 당힜는디 남편은 읎고 글을 갈칠 수가 없은게 선생님께서 좀 지 자식을 맡아갖고 좀 글을 알게 해 주시죠.”
아 그 아연한 말을 허거든.
“아 그 그래라.”고.
그서 입학을 시켰어 인자 입학을 시기놓고 가끔 인자 그 술도 말허자
먼 맛좋은 놈 깻묵이 존 놈 받어다가 술을 좋아헌게 인자 아 갖다 대접을 허고, 담배도 서초 좋은 놈사다 인제 선생님을 인제 갖다 대접을 허고 헌게 아 그 애린 놈은 글을 잘 배우고 즉어마니도 그렇게 얌전허게 선생님 대우를 헌단 말여.
게 열심히 가리키지, 딴 사람보단 좀더 심 더 가리켜 준다 그 말여.
예나 지금이나 그 먹는 것 땜시 그 좀 그 사람 마음이 가는 거여, 벨수 없이.
그래서 인자 가리치 주는디 아는디.
그러자 그놈이 일곱 살 때 들어 갔는데 인자 열 일곱 살 먹었어.
십 년을 공부를 힜단 말여.
십 년을 공부를 헌게, 능통갑자를 공부를 힜어.
그러자 인자 그 선생하고 모두 그 으 서당패들이 전부 '과게를 허로 간다 아무날은 과게를 허로 간다 서울 과장문이 열렸은게 과거나 허로 가자.' 게 다를 사람들은 부자 자석들은 말도 사고 말여, 땅나구도 사고, 땅나구는 좀 비싸고 말은 좀 쌌소.
그런디 땅나구 사고 말 사고 히갖고 선생님 태울, 태워가지고 말도 사고 인제 걸어가는 놈들 걸어가고 인자 그러는디, 야는 가만히 생각히 보니까 말타기커녕 읍성도 읎이 삼서 즉으마니가 그 빚 좀 놓아가지고서는 저 옷 해야지, 즈엄마 옷 해입지, 또 선생님 공대히야지, 이거 어느 하리에 그렇게 돈이 있겠는가.
삼어서 인자 걱정이 된단 말여.
그서 수심이 가득히갖고 집이를 왔어.
“너 어찌 오늘은 그렇게 수심이 가득허고 맥이 읎냐?”
“어머니 맥이 없어 없는 것이 이니라 서당패들이 전부 과거허로 간답니다.
그런디 내가 생각해 보건대 이렇게 가난허니 내가 읍성(옷)이 있겠소.
갈 노수(노자)돈이 있겠소.
그리서 내가 수심이 돼서 그러요.”
“야야 내가 너를 말이지 십 년도막이나 으 공부를 시긴 내가 너 서울 과개허로 갈 읍성 없이 내가 히놨겠냐?
봐라!”
농문을 열드만은 이 지 읍성을 벗고 입을 놈을 딱 내돈단 말여.
“돈도 노슷돈 여깄다.”
아 돈 백 냥을 내놓네.
게 한 푼 두 푼 뫼아가지고 뀌어서 거그다 십년 간을 모아놨어.
“이만허먼 어찌겄냐?”
핫다! 그서는 화색이 나거던.
기운이 나.
그래 인제 그 선생님하고 날짜가 돼서 서울로 과게를 허로 가는디, 요놈을 지리산 쯤 갔는가비대.
어느 산모퉁이를 돌아간게 허연 영감님이 사주책을 놓고 점잖허게 앉었거든.
가 가본게 구미가 탁 땡겨.
거그서 사주를 한번 봐보고 갔으먼 쓰겄어.
그리서 즈 선생보고 말을 했어.
“선생님 지가 여 사주나 한번 보고 자픕니다.”
“야 이놈아! 사주가 다 뭣이냐.
아 늑어머니가 이놈아 생각히봐라.
아 그 질쌈해갖고선 어렵사리 돈을 모아갖고 너를 과게보내는 돈을 그 돈이 어떤 돈이라고 그 돈을 놓고서는 점을 헌단 말이 왠말이냐?”
“아니오 저는 그래도 꼭 한번 해야겠습니다.”
점을 허는디, 오십 냥 여 오십 냥.[조사자:어이고 큰 돈이네.]
게 절반이지 가지간 돈이 절반이 들어.
“그 선생님 저 점을 좀 해야겠읍니다!”
“에여! 요럴 때 알어봤다, 요놈으 자식아.
애비 없는 표가 나는고만.
애비 없는 호리 자식이고만.
야 이 자식아! 점허고 올티먼 하고 오고 말티먼 말어라!”
하고는 귀자를 들고 가 버리네.
거거니 걍 돈 오십냥을 내놓고는 점을 헌게,
“흠 너 잘 만났다 니가 말야 서울 올라가먼 급제헌다.
급제하는데, 죽을 고비가 두 번여.
그 목망을 넘어야 니가 살지 글 안허먼 죽는다 말여.
십생구사(十生九死)여.
그러니 니가 조심해서 히야지 목숨을 살지.
글 안히먼 오늘 저녁에 가먼은 아무 여그서 얼매쯤 가먼은 그 주막이가 잘 것이다.
니가 밤중에 오줌이 마라서 오줌을 싸로 나올거여.
오줌을 싸지 마라.
만약 오줌을 싸로 나오되 얼른 싸고 들으가야지 글 안허먼 비명이 잽힌다.
근게 조심허고 음 시 번 죽을 목망이 있어.
또 서울 장안에 간다치먼 아무날 아무시에는 또 거그서 소변을 보로 나오지 마라.
그 네 또 그 행사를 당헌다.
그러고 또 죽을 목망이 하나 있는디, 이것은 불가불 내가 표를 해주마.
백지를 내디리머는 대나무 세 개를 기리줘.
이것은 니가 꼭 죽어서 인자 음 죽어서 인자 넘어갈 적에 이걸 내놔라.
그러믄 목망을 벗기고 산다.
이 간수해라.”
그리서 인자 그걸 받아서 딱 접어서 품에다 간수허고,
“선생님 감사합니다.
인자 갈랍니다.”
“돈 이놈 갖고 가그라!”
“아이 한번 복채논 것을 어떻게 갖고 갑니까?
그럴 수가 없읍니다.
넣어 쓰시지요.”
“어 갖고 가! 과게허러 간 사람이 돈 없어서 쓰겄냐?
나는 없어도 살고 있어도 산게 걱정 말고 갖고 가거라!”
안갖고 갈락헌게 호령을 혀.
“너 이놈 어른이 시긴 대로 해야지 이놈아! 가져가.
이 고약헌 놈 같으니라고.
너 이놈 죽을 목망 알켜줬으먼 말을 들어얄 것 아녀 이놈아!”
아 걍 산천이 떵떵 올리게 호령헌단 말여.
하이고 헐 수 없이,
“예 그러겠읍니다.”
그 인자 받어갖고 이놈아 걍 두 주먹을 쥐고 막 따라 부치네.
인자 얼매쯤 가다 둘러본게 읎어.
[조사자:따라갈라고 앞 사람을?] 응.
그 선생님도 어디 가고, 간적없이 읎어.
따라가지 막 따라가는디 자 얼만치 가서는 잡었어.
잡없는디 인자 얼매 가다가 주막에 잠서 자 잘라고 허는디 주막으서 밥 사먹고 잔다 말여.
근게 선생님이 이놈을 미워해갖고는 오냔 말도 안허고 고약 아주 그렇게 이뻐하든 애를 아주 미워혀.
말 안들었다고 말도 안허고 걍 그런단 말여.
그러거니 밥 주먼 밥 먹고 자.
자다가 대커나 참 오줌이 마려갖고는 아 이거 안 나올 수가 없어.
여 아랫배가 걍 터질라고 허는디 어찌게 혀.
그 나와서 인자 여 벽을 대고 여 지둥을 잡고는 오줌을 싸고는.
막 여 골마리 추는 통에 아 누가 뒤로
딱 둘러업고는 걍 아 그 집안으로 들으가네.
[조사자:둘러 업고?] 응.
후원으로 들어가.
후원으로 들어가더니만 저쪽 방에다 가서 딱 딜이논단 말여.
아 그 문을 열고 딜이 놔.
걍 꿈속같이 잽혀왔단 말여.
조끔 있은게 여자가 하나 썩 들온디 소의 소복을 허고 떡 들오더만 살무시 앉음서,
“도령님 죄송합니다마는 초저녁으 오시는디 본게 도령님 얼굴도 참 비범허시고 귀골도 좋은시고 해서 내가 욕심이 나가지고 하리저녁 모실라고 여 모셔왔읍니다.
많이 얻으시오.”
아 간청을 허거던.
오라 그 점한 일을 생각헌게 소름이 확 끼친단 말여.
점은 커니 음 '요것이 죽을 목망이로구나.' 속으로 그려.
“네 이년! [큰 소리로] 괘씸한 년 같으니라고 이년! 니 서방은 어찌고 나한티 붙을라고려.
개같은 년! 네 서방 있는 년이 나한티 앵길 간청이 뭐야?
니 서방 데리고 살지.
고약한 년! 저년! 너 이년 가 매 해와!”
아 그 매 해오라고 호령이 추상같네.
아 헐 수 없이 매를 해갖고 왔어.
매 히갖고온 놈 걍 아랫두리 걷으라고선 한 서너 대 걍 우려댔어.
“너 이년! 니 본서방을 생각허고선 그 서방을 잘 데리꼬 살어야지.
아 그 여기 저 주막에 인물 좋은 사람 선비들 간청히갖고서 데리고 자고 그런 못된 행위를 허지 마라.
목숨 살기 어렵다 이년!”
야단을 해갖고,
“너 이년 들어가.”
막 물리고 나간토으 쪼끔 있은게 어떤 놈이 썩 들와,
“도련님 뵙시다.”
허고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왠 사람이요?”
“예 제가 이 쥔이올시다.
쥔인디 지 에펜네가 인물이 괜찮해요.
그런게 요년이 인물값 하느라고 여그 선비들이고 질가는 행인이고 누구든지 얼굴 그 얼굴이 이쁘고 그런 남자가 있으먼 꼭 간청을 해갖고 하릿저녁
데리고 자서 보내고 그런 행우를 헙니다.
그리서 오늘 저녁으는 참 도련님이 들오실 적에 얼굴이 좋습디다.
그리서 내 에펜네가 욕심을 내갖고는 이런 짓을 허까 싶어서 내 칼을 하나 장만힜읍니다.
오늘 저녁으 연놈이 자기만 자믄 이 칼로 긁어벌라고.”
오매 그러고 본게 걍 [일동:웃음] 소름이 확 끼치네.
그년 말만 들었으먼 걍 저는 올라갔어.[일동:웃음]
'아하 이것 참 그 선생님이 나를 살렸고나' 그 생각이 난단 말여.
게 나가더니만 참 주안상을 챙기다가선,
“너 이년 이 도련님께 잔 올려라.
이 도련님이 아니먼 넌 죽었어.
참 명철하신 도련님이시다.”
그 참 다리를 되게 맞어가지고서 피가 듣은게 찍찍 움서 술을 [일동:웃음] 그리가지고 인자 술을 인자 얻어먹고 거그 나와서 인자 자.
같이 자고 아침에 인자 일찌감치 새벽질을 칠라고 인제 있는 찰란디, 앗다 조금씩 조금만 중단허시라고 허고 흐건 소고기국을 해장국 끓어갖고는 해장 잡수고 가시라고 말여 아주 뭐 기가 맥히게 좋은 술 갖다가 대접을 허고 아 그 쥔남자가 선생님보고,
“선생님 뵙시다.”
고 인사를 극진히 허고,
“선생님은 참 좋은 제자를 두어서 좋겠읍니다.
어제 저녁에 이만코 저만코 해서 제 지집의 버르장머리를 갈치 줬으니 이렇게 감사헐 수가 있읍니까.”
선생님한테 백배 치사를 하그든.
아 그 치사를 들어본게,
“아 그놈 가히 쓸만허겄다.
니가 정녕 그랫냐?”
“예 그런 일 있읍니다.”
“음.니가 왈 내 제자다.”
그러고서 인제 근게 객 일명 돈 석 냥 씩을 주네, 쥔네가 감사하다고.
그 석 냥씩을 받어서 거그를 가갖고 인제 여관으다 쥔을 정허고 자는디, 아 이 방정맞은 놈으 오줌이 또 마려워.[일동:웃음]
머냐 그렇게 혼 그 오
줌싸러 가서 혼을 봤는데 또 오줌이 마렵단 말여.
인자 오줌을 싸러 나가서 싸고 온게.
“순라비.”허드만.
아 그 순행치는 놈들이 걍 거꾸로 업고 걍 기냥 내빼는디 귀에서 기양 이 저 뭣이냐 왕방울 소리가 나 그냥.
왕방울 소리가 나고 그런디 아 정신없이 이놈한티 업혀가지고 가지.
어디 가드만 얼마큼 가드만 대문을 멫 대문을 지내가는가 참 열두 대문 지나서 짐정승 집이로 들어가든가 보데.
아 열두 대문을 지나서 저 연당안으다 별당있는 디다 거그다 가서는,
“저 애씨님 계십니껴?”
“응!”
“여 하나 데리왔읍니다.”
그런 권 수가 있냐믄 김정승 딸이 무남독녀 외딸인디, 사주팔자에 상배 할 팔자여, 사주에.
그래서 누구든지 하나 데리다가서는 하룻밤 동품해서 내보내먼 그 땜을 헌다고.
아 그런디 거가 잽히 버맀어.
이놈으 거그 땜 속으가서 오래 인자 방으로 들어간게 촛불을 환허게 인자 써놨는디 그런데는 보통 초가 아니라 벌똥꿀 벌똥초.
그 밀초, 처녀가 본게 참 남자가 얼굴이 기가 맥히게 이쁘거든.
싹 비어먹어도 비린내도 안나게 생였어 그냥.
여자도 잘났지만 그 남자가 그렇게 잘 생겼어.
도레 곱고 이쁘게 생겼단 말여.
양 핥으고 자퍼 그냥.
히히히 그리서 인자,
“도련님이 이렇게 들어오셨으니까 지 팔자를 땜을 허고 가십시오.
헐수 없으니까 내 팔자가 그런 팔잔게 나고 동품헙시다.”
그런게 인자 안허자도 이거는 인자 헐 수 없고 오기는 잽혀왔은게 어쩔수가 없어.
목망헐 수가 없어.
허 허고는,
“그러자고.내가 기왕 죽을 놈인게 그거나 한 번 허고 죽는다.”고 이놈이 달라붙었어.
인제 서로 인제 참 동품을 힜단 말여.
참 이것 나가먼 죽는디 이것 참 아깝다 이거여.
[조사자:아 나가믄?] 응.
이것 법이
그런 것이라 부모가 시긴 것이라 부모한테 간청해서 이놈허고 나허고 살겠다고 헐 수도 읎는 것이고, 이거는 뭐 요도부동을 모혀.
하 나가믄 죽는디 어찌꼬 허면서 백장문을 열고선 금뎅이 하나.
“[울먹이는 목소리로] 도련님이 이리 나가믄 죽소.
만약에 죽일라고 헌다 치믄 이 금을 디리고 사정허먼 혹 살 수가 있으니까 만약에 살먼은 다시 한번 만납시다.
이 세상에서 못 만나믄 수시상서 한 번 만납시다.”
눈물 바람을 허고 이러고 준다 말여.
그 사람이란게 정이 그런 것여.
그리지만 헐 수 읎이 인자 나가야 되아.
금 인자 그놈 품이다 품고 나간게 이놈들이 탁 채갖고는 꺼적데기다 뚤뚤뚤뚤 말아서 질끈 묶어갖고는 걍 개 짊어 지고 가듯 짊어 지고 가네.
시놈이 와서 그 사주가 싯이지.
근게 아 이놈을 짊어지고 어디로 가냐믄 저 한강 저 거 거그가 어디냐 저 마포 거 밑에 그 한 쏘가 있거든, 서울 한강 쏘.
아 거그다 집어 널라고 짊어지고 간다 이거여.
이것 참 근게 이건 어떤 영문인지도 몰르고 내가 이거 어떻게 된 판인가 꿈인지 생신지 몰른다 이거여.
가서 인자 쏘가에 인자 가서는 이놈들이 턱 내리놓고는,
“에이 건짐왔은게 담배나 한 대 피고서 놓고 가세!”
하 이놈이 들어본게 물이나 놓는다 그말이거든.
“여보시오 내가 헐 말이 있소.”
“야 이자식아 죽을 자식이 뭔 헐말이 있어?
헐 말이 뭐야 이자식 말해 봐.”
“아 나한테 금이 하나 있소.
금이 한 덩어리 있는디 내가 이놈을 갖고 죽으먼 뭣 헐거요.
당신네 가지고 가서 쓰시오.
나는 죽을 놈이 이놈 갖고 가서 죽으먼 내가 쓰겄오?
가지고 가시오.”
아 금을 내놓는디 황금를 내놔.
노란 황금여.
밤에 내놓고 호령혀.
아 금을 지놈들이 본게 욕심이 난단 말여.
“이것 놓고 가자 인자.”
금을 보고 놓고 가작허네.
거그서 나 좀 나토롬한 사람이 좀 지혜가 있
든가 한 사십대 된 사람이 있어.
“야 이 사람들아! 아 이사람이 금을 우리를 줬는디 말야 우리가 이놈어 삼분을 나놔도 우리가 잘 안 살겠는가.
아 그런디 이런 보화를 받고는 이 사람을 죽일 거 뭐 있는가.
이 끌러 버리고 말야 도로 업아다 그 주막으다 놔주세.”
“그말 옳소 참말로.
참 자성 말이 맞소.”
그리서 이놈들이 번갈아서 업고는 도로 가서 그 주막으다 갔다가 거그다 게 들으가서 잤지.
앗다 이거 저승에 갔다 왔는가 이거 [일동:웃음] 이것 참말로 기맥힌 일이란 말여.
참말로 누구한테 판판 이얘기도 못허고 그야 참 마침 메칠 지낸게 과장이 열려서 인자 가서 이전에 가서 인자 글을 지었어.
글을 지어서 턱 시관이다 바친게 상시관이 턱 받아본디 상시관이 누구냐 허먼은 김정승, 김정승하고 박정승하고 둘이 시관여.
근디 박정승이 좀 권세가 시어.
이 김정승은 권세가 조금 덜 시고.
그 두 사람이 다 과년한 딸이 있단 말여.
'이참 급제한 사람을 사오삼겄다.' 둘다 그런 맘을 먹었어.
그 글을 본께 참 글을 잘 지었어.
그래 박정승이 탁 사오 삼겠다고 그맀단 말여.
게 김정승은 맘은 간절허나 이것 권세가 쩍은게 그놈한티 뺏겼다 말여.
인제 급제를 해가지고서 인자 응 박정승 딸 한티로 장개를 들었어.
첫날밤에 인자 신랑 신부가 자는디, 자다가 본께 그때는 오좀이 마란 것이 아니라 똥이 마라.
이 자식이 갈수록 땅이라고 똥이 마랍단말여.
근게 변소를 가서 인자 뒤를 보고는 들어온께 불이 탁 꺼져 버맀어.
불을 밝히고 보니깐두루 아 신부가 모가지 칼이 콱 박혀 버맀네.
방에 피가 근근허고 아 이것 니미랄 것 참말로 이거 이런 놈으 수가 있냐말여.
인제 구석탱이 쪼그리고 앉어서 발발 떨고 있지.
참말로 뭣 꿈도 아니고 생시도 아니고 이런 수가 있는가.
그 뭔 수가 있냐먼은 박정승 딸이 일곱살 때 일곱살 먹은 머심애를 하나 데리다가 거그서 몸종을 살어.
박정승 딸의 심부름꾼이 돼서 방안에
오강도 비고 방도 닦고 이런 심부름꾼 종놈을 두었는디, 서로 인자 차차 장성해갖고는 서로 음양을 알어갖고는 서로 응혀 연애가 됐어.
제 종놈하고 먼저.
사람이 남녀간에 가차먼 그게 되는갑대.[조사자:예 그러 수도 있겄죠.]
그리서 인자 급제한티로 시집을 가서 성례를 했는디 그 사전에 말을 했어, 이놈이.
“너 급제한티로 시집을 가믄 나는 어찐다냐?”
“문제가 있냐?”그고는,
“아 그걸 히쳐버리고 너허고 나허고 살먼 되잖아.
너고 나고 정들은 정을 엇다 두고 글것이냐.
그것 없애버리고 너허고 나허고먼 됐지.”
“그럼 어찌게 없앤다냐?”
“그 첫날밤에 내가 미영베를 냉기께 담 담을 타고 넘어오니라.
넘어온다치믄 너허고 나허고 둘이 히쳐버리고서 너허고 나허고 살먼 될 것 아니냐.”
그 약조를 헌 거여.
그 들어올라고 허는 찰란디 당췌 이게 저 미영베가 넘어와야지 타고 올라올 판인디, 안 넘어온다 이거여, 그 시간이 됐어도.
그래서 이놈이 타고 인자 올라오는 찰라에 이 사람은 변소엘 갔어.
변소를 가서는 인자 뒤를 보고 있는 찰란디.
들와본게 이년이 아무것도 모리고 니활개 짝 벌리고 가리고쟁이고 뭐고 쩍 벌리고 자, 다 잊어 버맀어.
이 급제가 인물이 비범허고, 이놈은 인물이 거식허고도 상놈이고 헌게 그만 그놈 정을 잊어뻐리고 요놈한테 인자 붙을라고 말여.
그 저놈은 잊어 버맀다 이거여.
그런게 이놈이 와갖고는 칼을 그놈 인자 신랑 죽일라고 칼을 품고 와갖고는,
“너 이년! 너 괘씸한 년이다.
이 개같은 년아!”
저 자는 년 보고,
“어찌서 괘 괘씸하냐이먼 나허고 그렇게 정을 통하고 지내다가 응 시방 급제가 나보담 더 잘 나고 양반이고 헌게 고리 니 정을 통하고서 나를
괄세하는구나.
네 것은 또 그 급제하고 살다가도 그 사람보다 인물이 더 좋은 사람이믄 고리 붙은 것여.
너는 이 개상년아 너는 디져야(죽어야)혀.”
칵 찔러 버맀어.[일동:웃음]
그렇게 된 거여.
그렇게 된 것여.
아 그런게 이 신랑은 어찌게 된지도 모르고 사람이 죽어 자빠졌은게 인자 음찔힜지.
아 아침에 인자 장모되는 사람이 인자,
“우리 딸 어떻게 잤냐?”
보자고 와본게 아 그 지경이 되아 버맀네.
손바닥을 침서,
“앗다! 이놈이 내 딸 쥑였다!”고 막 의장을 때린게 걍.
[조사자:아 사오가 죽였다고?] 응.
사오가 쥑였지 뭐 사오 배끼 없은게.
아 금부나졸이 들오더니만 칵 오랏줄로 묶어갖고 걍 가네, 감옥으로.
탁 가둬놨지.
아이고랄것 자다가 난 병은 약도 읎더라고 헐 것 인자 죽었어.
'아무날 아무시는 죽인다.' 그랬단 말여.
그서 그날 그시가 돼서 인자 형틀이다 올려 놓고서는 의경이 불러다 칼춤추고 헌게 죽이라고 허는 찰란데 깜짝 생각이 그때 그 점할 적으 대 셋 기려준 그 백지 생각이 난단 말여.
그 백지를 내갖고는 딱 줌서,
“이걸 해설허고 나를 죽이오!”
보니께 백 아무것도 아녀.
백지에다가 대나무 세 개 기린 걸 해석해서 죽이라고 그랬단 말여.
그런게 이놈이 해설을 끌러서 인자 옥으다 가둬놨지.
그 나라로 인자 들으갔어.
그 뭔 소리를 해석하라고 헌게 전부 다 해석을 못해.
인자 그 해석허기를 김정승한티로 인자 그 차례가 돌아왔어.
이걸 해설치 못헌다치머는 삭탈관직을 시긴다 말여.
아 김정승이 이놈 받어갖고 집이를 와서 인자 참 큰일났지.
생병이 나서 끙끙 앓네 아 매칠 후에 인자 알았어.
그 딸이 연당 안에 별당에서 인자 알었단 말여.
게왔어.
“아버님 어찌서 무슨 일로 아무 관계도 없이 식사도 안하시고 앓으시오?”
“응 너 알 일은 아니다.
너 알 일은 아닌게 그만두고 가거라.”
“아버님 그렇게 말씀하신게 설습니다.
아 지가 무남독녀 외딸로 저 하나배끼 더 있읍니까.
아 통정 말씀을 저한테 안허먼 누구한테 어느 자식이 있어서 허실라요.
나한테 해 주시오.”
“음 그려.
그 말은 옳다.
이거 봐라! 이거 이렇게 생이서 그걸 해설을 못허머는 삭탈관직을 시긴다고 허니 이 병이 날 지경 아니냐?”
그 피본게 아 과연 백지에다가선 대나무를 세 개를 그린 것여.
“이걸 어찌게 해설을 해야 허는가, 허끄나.”
이 받어갖고는 턱 펴놓고는,
“아버님 이것 쉽습니다.
이런 걸 왜 해석을 못하시오.”
“응?
어찌게 니가 해석을 히야?”
“아 백지에다 대나무 싯 있은게 이 백지는 흰 백자를 씨요.”
“맞다! 맞어 흰 백자 백자가 맞다!”
“대나문게 대 죽자를 써야 안 맞겄오?
백죽 대가 세 갠게 삼이고 백죽삼이라는 사람을 찾으먼 그게 범인이요.”
틀림없지.
“[무릎을 치며] 아하 백 죽삼이!”
“핫다! 그 말이 옳다.”
[청중:백 죽삼이 한동네 사는 놈인게 알겄어.] 백죽삼인지 그 해석헌게 알지, 모른디.
그 백 죽삼이란 놈이 응 박정승집 종 놈여, 백죽삼이가.
그놈이 죽인놈여.
“이게 범인이요, 백 죽삼이를 찾으시오.”
그런게 그제사 일어나서 인제 김정승이 인자 정신 채리고 세수허고 관망허고 인자 도포입고 발을 헐헐거리고 들어가지.
떡 들어가서,
“해석했읍니다.”
“거 어떻게 했는고?”
“백 죽삼이라는 사람을 찾으먼 됩니다.
그게 범인이요.”
아 그 해설을 딱 이얘기해 줬단 말여.
즈 딸이 헌 대로 다 해 줬어.
“그렇겠다고 백 죽삼이를 찾으야 된다.”허고 방을 써붙였어.
백 죽삼 이놈이 인자 박정승 딸을 걍 단칼에 죽여버리고 이 하회가 어떻게 되는가 허고 인자 살살 인자 그 염탐을 허고 있는 찰나에 백 죽삼이가 나타났다 이말여.
“백 죽삼이를 잡어라!”
“자껏 남자가 되어갖고 엔장 넘하티 오랏줄 묶여갈 것 뭐있냐.
내가 기양 사람 죽였은게 살인자로 살어갖고 내가 가서 자원하고 죽을 수 백게 없다.”
두 주먹을 쥐고 갔어,
“예 백 죽삼이 왔읍니다.”
문지기들이,
“니가 백 죽삼이냐?”
“예 내가 백 죽삼이요.”
“너 이놈 나라로 상소를 히야겄다.”고, 잡어갖고는 어전에다 바쳐.
“니가 백 죽삼이냐?”
“예, 과연 그렇습니다.”
“니가 어 박정승 딸을 죽인 일이 분명허냐?”
“예, 과연 분명헙니다.”
“어째서 죽였는고?”
그서 그 사실얘길 다 힜어.
“이만헌 정을 통하고 지낸디 여차여차 이만저만해서 괘씸히서 죽어버렸읍니다.”
“그려.
니가 자백을 허니 참 거로되 남자로다.
얼굴을 들어 재상을 보렸다.”
고개를 쑥 들고 재상을 본게, 아 이놈이 기골이 장대허고 눈갈이 둥글
둥글하고 샛별같은 놈이 뚝드러서 본게, 아 대장감이거던.
“니가 사람은 쥑있으나 해도 대장감이다.
오늘보톰 병조판서를 해라.”
아 병조판서를 했네.
아 이것 그래놓고는 인자 박정승네 집구석은 대번쳐부숴갖고 인자 확 파제쳐갖고 걍 못을 맨들어갖고 물오리가 둥둥 뜨고 댕겨.
그래 인자 그 급제는 턱 내모셔가지고 인자 그 김정승이 말여,
“내가 사오를 삼어야겄읍니다.”
그래, 어전에다가 인자 딸을 불러다가 어전에서 인자 예맞이를 했어.
그 근게 이조판서가 함지고 병조판서가 등 등들고 이거 뭣 기가맥히게 걍 대례(大禮)를 지냈단 말여.
대례를 지내고서는 턱 첫날밤에 자로 들어갔는디 아 머냐 그 자던 방여.
그 김정승 딸하고 처음에 상대허던 그로 됐단 말여.
그 처자 동문열고 찾아 들어갔어.
그러니 인자 참 그 처녀도 소원을 해서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이 사람도 다시 만났던 말여.
근게 천상연분이라 이거여.
그 이튿날 삼일 삼일을 에 장원에 돌고 그 기가 맥히게 인자 그 김정승 집이 가서 인제 외딸인게 사우가 사랑해서 보내질 않고는 걍 멫달을 거그다 묵후는디, 이 과게허러 온 놈들은 초시 하나도 못 잡고 전부 다 낙방되아갖고는 갔단 말여.
즉어머니한테 가서 즉어머니가 쫓아 와갖고는,
“아이고! 우리 아들은 어찌게 됐냐?”
“그 자석 사람 많헌게 밟혀 죽었는가 어찠는가 모르겄소.
[일동:웃음] 사람이 하도 많은게 핫다 팔도 선비들이 올라와서 뭐 짓밟는디 까딱허먼 밟혀 죽어라오.
밟혀 죽었을 것요.”
“어매 내 새끼는 죽었고나!"[일동:웃음]
밤낮 주야로 우네 인자 홀어마니가 눈물이 찔꺽찔꺽 나고 눈이 물캐되야 버맀어.
걍,
“시상에 근근이 길러갖고 내가 장래 영화를 보자고 했더니만 세상에 과게 가갖고는 움도 싹도 없이 걍 소식도 없이 죽었으니 인자 다시 만날길이 없겠다.”
고 험서 주야로 눈물로 세월을 보내지.
아 근디 하루는 저 여그서 말헐 것 같으먼 저기 지정터쯤 들오던가부데.
급제가 인자 청기 홍기 들고 쌍나발 불고 막 진고동 불고 뚜태히갖고 막 들오는디, 그걸 보고,
“아이고 어떤 사람은 팔자가 좋아서 아들을 나서 저렇게 좋은 영화를 보는디, 나는 전생에 무슨 죄를 져서 자식 하나 나서 과거를 보냈더니만 소식도 없고 이런디 세상에 이럴 수가 있냐?”고 그러고 있는 찰라여.
아 저그 마당으로 오더마는 아 사방에다 깃대를 꼿고 이것 뭣 장막을 갖다 치고 아 그 뭐 걍 각 고을 수령들이 막 나오고 핫다 이런 광경이 없지.
아 이것 홀어마니는 울다가 겁이 나갖고는 '이것 지미 내가 산데…, [일동:웃음] 그런데 인자 그 인자 급제가 사모관대허고 나와갖고는 어머니 목을 안고는 대성통곡을허고 우네.
그런게 그냥 아 마당으 있는 사람이 거기 당헌 사람이 안 우는 사람이 읎어.
각 고을 수령들도 전부 다 그 사연을 듣고 울고.
그런게 쌍가마에서 그 큰애기 그 각시가 나와 갖고는 걍 시 몸이 한 몸이 되아갖고 막 울은게 아 그런 광경이 참 읎었드라네.
그리갖고 그 급제는 참 백성들한테 선치허고 함께 잘 살고 참 그맀드라네.
- 끝 -
제보자-서보익|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6|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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