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편 구비전승(삶의 이야기)/무가(舞歌)

장자풀이(長者-)

증보 태인지 2018. 4. 2. 16:18

장자풀이(長者-)

 

[태인면 무가 2]

 

 

선망의조상이여//오옴망의조상

고조부리조상이여//증조부리조상이며

당조부리조상이며//원조부리조상이며

조상들은//육갑해원의//질을찾어

극락세계를//개겼(가셨)다가

시라자손들께//오신날짜챙겨

가신날짜를//챙겨서

기지세를//잡수랴고찾어오니

우리나라//사마장자우마장자가//사는디

사마장자놈은//어찌독허거도

//독헌뇜인지

동네사람//()려다가

일시기먹고//품삯띠어먹어서

그게가//죄목이요

동네사람이//식량없어

식량품올//내려오면

백모래//섞어주어

그게가//죄목이요

염장(鹽藏)없어//된장품을//내려오면

석은세받어//섞어주어

그게가//죄목이요

일년농사//지어먹자고

머심두고//농사지어놓고

새경띠어먹어//그게가죄목이요

저그부모//기지세1)가//돌아오면

떡밥허여//저그도먹으면굴고

동네사람만//줄라고

금전으로//내어놀제

이게는//밥값이요

이게는//떡갮이요

이게는//술갮이요

이게는//실과갮이요

이게는//재수값이요

이게는//고기값이요

낱낱이//내여놓아다가

날이새면//걷어두고

저그만//씌고먹고살기로

조상들이//일년에한번씩

기지세//먹으러왔다가

돌아가면//배가고파

혼령인들//넋은넋대로가고

혼은//혼대로갈제

산몬구백은//허턱지고

산몬질백은//흩어질저

근들2) 아니//한심인가

근들아니//원한인가

한심코도//가련허네

열세왕의서//낱낱이

일일이//적자손들//찾어갔다가

기지세//목먹고//왔다하고

열세왕의//이르니

참으로//그러는가

열세왕으서//명산대천//도사를부른다

명산대천도사를//불러

사마장자집의//()주동냥을//나려갈제

저그//저산아래

중하나가//나려온다

중하나가//나려온디

저중//거동보소

머리우에는//송낙을//둘러씌고

몸에어는//가사장삼을//둘러입고

한손에는//또드랑

목딱을//들으시고

또한손에는//바래를들제

죽창()//합장하야들고

어깨여는//바르바랑을//둘러쥐고

헤둥지둥//내려와

사마장자//문전에서서

여보시오//사마장자댁이

명산대천에//쇠주(施主)동냥//나려왔소

웨이르니//사마장허는말이

저그서있는//저대사

이리잠관//들어오소

시주동냥//줄쭐알고

어당겨//들어가니

시주동냥은//주지않고

머리에씬//송낙베껴서

짝짝//찢어서

울넘어//집어덴지고

손에든//목탁뺏어서

탕탕//깨뜨려

울넘어//집어덴지고

바래죽창()//뺏어서

토막토막이//부지러

울넘어//집어덴지고

바랑을//벌리라더니

마당에//거름

한삽푹찔러//담아주며

머리//위에는

대테를//미어줄제

이거름//한삽

장만//헐라면

돈도주고//밥도준거름이니

어서바삐//돌아가소

웨이르니//그대사

거름한삽//받어든채

오든질로//돌아갈제

사마장자//며눌아기

울넘어//넘어보며

저그가는//저대사

거그잠깐//머무르오

지체를//시겨놓고

안으로//들어와

곡간을//열고들어가

백미서말//되어들고

백목한필//내어들고

//삼천냥내어

삼세가지를//합숙하야들고

대사를//쫓아가며

여보시오//대사

우리//시아버니

성격이//그러시는//성격이니

노염//말으시고

이돈//삼천냥은

머리에//

송낙두//사서씨시고

손에든//목탁바래

죽창도//사서들으시고

//백목한필은

바랑도//지어지시고

목화장삼도//지어입으시고

//백미서말은

부처님전에//마지공양지어

바치옵소서헌()//년으로(연후로)

세가지를//받아들고

그대로//열세왕으가서

에이르니//참으로그뇜이

죄목이//많구나

그제야//열세왕으서

삼사자를//내불러

웨이를저//참으로대사를//보내니그렇구나

그놈//잡아오너라허고

여쭐제//그날밤에

사마장자//잠을잘제

꿈을//얻을적

무삼//꿈을얻는고니

비고자던//비게(베게)

박수장마3)//와서

저져비고//깔고덮던//이부자리는

가랑강풍이//일어나

공중을//날라비고

행기장댁()//지붕우에

울어비고//먹던밥그릇은

개가//덮어놓아비고

먹던//밥수제는

삼도맥()//부러져비우고

가져갔자암조사위에//미늘아기//아들아기

딸아기를//일고여출

불러//앉혀놓고

어젯밤//꿈사연이

여차여차하오니//꿈해득이나하여라//허고여쭈니

며눌아기//허는말이

아버님//밥그릇

개덮어놓는격은//아버니가돌아가면

진지를//아니잡숫는격이로다

아버니//비고자던비개

()수장마가//젖어비는격은

아버니돌아가면//신체귁에흘러젖은//곅이로다

아버님//깔고덮던//이부자리

가랑강풍이//일어나날러비는곅은

행상을모시면//방주알이돌아비는//곅이로다

아버니밥수제//삼도막이끊어져//비우는것은

저그가//상정막대기를

끊어집는//격이로다

지붕위에//행기장댁이//울어비는격은

아버니돌아가면//혼백불러//연는객이로다

오라//요망헌년

아무리//남우자식이라고

꿈해덕을//잘히야허는디

그리//요망하게

꿈해덕을//허느냐

호령을//추상같이//헌연후로

오호//시아버니

신수대길을//보자허고

저건네//저산아래

문복쟁이가//영타기로

//칠푼을

품안에//쥐고

문복쟁이를//찾어간다

문복쟁이를//찾어가

여보시오//문복쟁이

우리//()아버니

신수대길//보자허고

내왔소

문복쟁이//산통을

이리저리//흔들더니

허허//죽을사()짜가//빠졌소

앞동산에//무덤산이//비쳤소

뒷동산엔//잔뫽이간뫽이//비쳤소

허어//죽을사()짜가//빠졌소

그러면//우리시아바니

죽을복망을//어떻허면멘()//힐쏘요

다시//괘설을떼어주오

또재차//괘설을뺏더니

//그복망을//허랴면

섬밥4)하고//섬술하고

돈삼천냥

옷시벌

신시커리(세켤레)//삼아

무녀당골//불러다가

상거름의//다리밑의

공수내기를//지성정성을//허고보면

그복망을허로다

그헌연후로

그말을//반겨듣고

시아바니//신수대길을//허자하고

섬술허고//섬밥하고

조은고기안주//술에갖추어

많이많이//장만하야

옷시벌//지어놓고

신시커리//삼아놓고

돈삼천냥//내어놓고

무녀당골을//불러다가

무녀당골//비는말이

거리중천에//목도마리고

배도고픈//객주객시

목마르거든//밥도먹고

목마리거든//술도먹고

배고프거던//밥도먹고

더웁거던5)//옷도입고

어허신없거던//신도신고

//사마장자

백세상세//수명장수

점지점지//허옵소서헌연후로

삼사자//열세왕으서

맹을듣고

오고또오고//굶고

높고높은//지도허고

짚은디//낮찬디에

멀고멀면//지리돌고

돌아오고//보니

배도//고프고

목도//마라고

의복도//남루히여고헌짐()

배고픈//짐에

밥도먹고//술도먹고

좋은음석//많이많이먹곤

옷시벌//갈라

한벌씩//갈라입고

돈삼천냥//천냥씩

갈라들고

신도//떨어진참에

//한커리씩

갈라//신고보니

사마장자//백세상세시기라니

허허우리//큰일났다

사마장자//잡어오라고

영을듣고//왔는디

어쩔꺼나//어쩔꺼나

아서라//우리나라

삼천갑자가//있다더라

삼천갑자나//잡어가자

삼천갑자를//잡으랴고

요리가면//저리가고

저리가면//요리가고

삼천갑자//벌써알고

요리저리//저리를

요리저리//비켜가니

아무리//여수(여우)여도

잡을수//없네

아서라//오늘은우리가

숯이나//씻쳐보자

산시내//갱변에

삼사자//앉어

숯얼//씻느라니

삼천갑자//지내가며//허는말이

숯씻는디는//첨봤네

불껑(벌떡)//일어나

산천갑자를//부여잡고

너잡으랴고//숯씻쳤다

어서가자//바삐가자

열세왕으로//끌고가

대령을//시기니

열세왕으서//삼천갑자이놈

죄목을//낱낱이//일러라허고

웨이르니//살려주오//살려주오

삼천갑자를//살아도

아무죄목없는//삼천갑자로다

살려주오//헌연후로

오사마장자//잡어오라니

아무죄목없는//삼천갑자

왜잡어//왔느냐

도성시키라

호령을//추상같이//헌연후로

도성을//시기고

이차로//

사마장자를//잡으려고

삼사자//나올제

아서라//우마장자가//있다더라

우마장자나//잡어가자

우마장자를//육모망치로

뚜다리고//오라

사실(사슬)//비켜채고

우마장자를//잡어

열세왕으//대령을시기니

살려주오//살려주오

아무죄목없는//우마장자로다

살려주오//애걸복진

비는말을//듣고보니

사마장자//잡어오라니

아무죄목없는//사마장자

왜잡어//왔느냐

도성시키라//호령을헌연후로

삼제창의//사마장자를잡으로

삼사자//나와

사마장자//문전에서서

굽어보고//살펴보니

사마장자는//간디없고

황삽살이//찹살개는

문전에//내다들며

퀑퀑짖고//내다들며

들어갈길//맹연(茫然)허네

휘면을//둘러보니

탱자나무//훗타리는

날짐성()//못날라들게

탱쳐노니//어이들어가

사마장자를//잡어갈까

요리조리//살펴보니

수채//하나가있구나

한사자//거염거염

삼사자가//같이같이

삼사자가//사마장자

오라사실()//비켜채고

육모방치로//뚜다려

열세왕으//끌고가

대령을//시기니

열세왕으서//낱낱이

웨이르니//참으로

이뇜이//죄목이많구나

한번죽기//가만허다

두번죽기도//가만허다

지름한솥//끓여라

지름한솥을//끓이더니

이리정검적섬//저리정검적섬

내노니//두번

한번죽기//억울헌디

두번죽기//억울허네

한심코나//가련코나

이내신세//어쩔꺼나

아이구//한심이야

아이구//서럼이야

애닯코도//답답허네

 

 

채록하는 중에 동네 아주머니가 들어와서 채록과정을 지켜보았다. [무가1]이 끝나자 제보자는 앉은 채로 한쪽 다리를 세워 그 무릎에 손을 얹은 자세로 조사자가 권하는 음료수와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런데 제보자는 글씨도 모르면서 경문은 모두 외울 수 있는 놀라운 총력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조사자가 이 점에 대해서 감탄하여 치하하자 퍽 쑥스러워 하였다. 잠간 쉬고 다시 조사자가 장자풀이를 해 달라고 청하였더니 곧 구송하였다.*

 

낙양리 내이, 1985. 4. 16. 박순호, 김윤석, 김선예 조사. 오판선, 여·69

 

참고 : 장자풀이 (長者-) 호남지역의 씻김굿에서 불리는 서사무가. 호남지역의 씻김굿에서 불리는 서사무가(敍事巫歌). 함흥지역의 셍굿, 제주도의 맹감본·사만이 등에도 같은 내용의 무가가 삽입되어 있다. 장자풀이는 서사무가로서 무속과 무가에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그 이유는 첫째, 이승과 저승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고가 무속의 사생관이 가지는 특징인데, 장자풀이는 그것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를 반영하고 있다. 둘째, 맺힌 원한을 푸는 것이 씻김굿이라면 그러한 굿이 어떻게 성립되었나 하는 사령제(死靈祭)의 기원을 말해 준다. 셋째, 한국 서사무가의 종류는 많은데 장자풀이는 호남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채록되어 씻김굿과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등을 들 수가 있다. 또한 이러한 장자풀이의 여러 유형들은 모두 저승사자를 후하게 대접하여 수명을 연장시키고자 하는 염원을 공통적인 내용으로 담고 있다. 지금까지 채록된 장자풀이계(系) 서사무가로는 손진태본·배성녀구연본·오복례구연본·이어인련구연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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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제사(忌祭祀); 삼년상이 끝난 뒤에 해마다 죽은 날(忌日)에 지내는 제사.

2) 그것인들. 그런들아니.

3) 억수 장마. 여러 날 계속하여 억수로 내리는 장마.

4) 쌀 한 섬으로 지은 밥.

5) 춥거든을 혼동하여 더웁거던으로 쓰고 있는 듯함.

 

 

제보자-오판선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6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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