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철새 도래지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세계적 관심을 끈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 갯벌이 한반도 최대규모 철새 도래지로 밝혀져 다시 한번 눈길을 모으고 있다.
국립환경연구원 동물생태과에서 철새도래 실태및 이동 경로 확인의 일환으로 1993년 ∼ 2002년까지 매년 봄 ·가을 서해안 주요 갯벌지역에 도래하는 도요 · 물떼새류의 서식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한반도는 동아시아∼대양주를 이동하는 나그네새들의 중간기착지.
국립환경영구원이 강화도와 영종도, 남양만, 아산만, 금강하구, 유부도, 만경강, 동진강 하구 등 서해안 7개지역을 표본으로 10년 동안 조사, 2002년 10월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도요 ·물새떼의 개체수는 봄철 17만 3천 ∼ 41만 마리, 가을철 9만9천 ∼ 24만4천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아시아 ∼ 대양주 이동경로를 따라 여행하는 전체 도요 · 물새떼류의 약 5.5%(가을) ∼ 9.3%(봄철)에 이르는 규모로 한반도 서해안 갯벌지역이 철새들의 중요한 중간기착지라는 사실을 입증한 것.
가을철에는 북부 시베리아 등에서 월동장소인 호주와 뉴질랜드· 필리핀 등으로 이동하면서 우리 나라 서해안에 들러 영양과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이들 도요· 물떼새류중 우리 나라에 가장 많이 도래하는 종은 붉은어깨도요와 민물도요로 조사됐으며 가장 많이 기착하는 지역은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로 드러났다. 호남평야의 젖줄역할을 하고 있는 이 두 강의 하구에는 봄철 6만∼24만마리, 가을철에는 5만∼14만마리의 도요·물떼새류가 날아들었다. 유럽의 북해연안, 남미 아마존강 하구와 함께 세계 3대 갯벌로 꼽히는 우리 나라 서해안중에서도 만경 ·동진강 하구 갯벌이 특별히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다시 한번 밝혀진 셈이다.
이러 아산만(7만9천마리)과 남양만(6만7천마리), 강화도(3만9천마리), 금강(3만7천마리)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넓적부리도요와 청다리도요사촌이 매년 서해안 갯벌을 중간 쉼터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도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인 넓적부리도요는 전세계 생존개체수가 4천∼6천마리에 불과하며, 청다리도요사촌은 지구촌에 1천마리 정도뿐인 희귀종이다.
이중 몸길이 약 17cm인 넓적부리도요는 과거 경기 북부지역이 강화도와 영종도 ·남양만 등지에서도 관찰됐으나 1997년 이후에는 대다수 집단이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지역에 도래하고 있다. 이 지역을 찾는 넓적부리도요는 전세계 생존개체수의 3%에 해당하는 약 50∼2백마리 정도.
크기 30cm정도의 나그네새로 해안 갯벌에서 곤충류와 어류·갑각류를 잡아먹고 사는 청다리도요사촌의 경우 전세계 생존개체수의 약 6∼15%에 해당하는 60∼1백50마리가 서해안에 도래, 러시아 사할린의 번식지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수가 우리나라 갯벌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 ·물세떼류는 갯벌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한 서식지 변화에 따라 연간 도래 개체수에 현저한 변동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 서식지 환경변화로 인해 개체수 변동이 비교적 뚜렷이 나타난 남양만지역은 통상 봄철 2만마리 이상, 가을에는 1만마리 이상잉 도래했으나 이 지역에서 진행됐던 화옹지구 방조제가 완공된 이듬해인 2002년의 경우 봄철 1만2천마리, 가을철 5천7백마리만이 날아왔다. 서식지 환경에 따른 생태계 변화를 보여주는 조사자료이다.
이에 따라 만경 ·동진강 하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 간척사업이 조류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만금 사업으로 군산의 옥구염전이 폐쇄절차를 밟는 등 조류 서식환경에 변화가 초래되고 있다는 게 학자들의 견해다.
그러나 새만근간척사업으로 서해안을 찾는 철새 개체수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농업기반공사 새만금사업단 관계자는 이에대해 "간척사업으로 농업용 담수호와 농지가 잘 어우러지면 철새에게 좋은 먹이와 서식지를 제공하게 돼 더 많은 새가 날아들 전망"이라며 "도요새의 경우에도 이동서이 좋아 새만금사업 완공시점에는 인근 곰소만과 금강하구로 이동, 서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갯벌인 금강하구에 비해 금강호에 보다 많은 종류의 철새가 도래했다는 사실에서도 담수호가 있는 간척농지를 지향하는 새만금 사업지역 생태계를 예측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국립환경연구원이 겨울철새 동시센서스를 실시, 2002년초 발표한 결과에서도 철새 개체수가 가장 많이 관찰된 지역 5군데중 전북지역인 금강호와 만경강 ·동진강, 그리고 고창 동림저수지 등 4곳이 포함됐다.
국립환경연구원 생물다양성센터가 2002년 1월말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1백18개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동시센서스에서는 총 1백75종, 93만2천2백58마리의 철새가 관찰됐다.
겨울철새의 도래지로 유명한 금강호에서는 무려 16만60마리가 관찰돼 개체수가 가장 많았으며 15만1천여마리가 관찰된 고창 동림저수지와 김제일대 만경강(3만6천여마리)이 2 ·3위를 차지했다.
또 3만4천여마리가 관찰된 동진강도 전국에서 5번째로 개체수가 많아 겨울철새 보호에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에 도래하는 겨울철새의 전체 종수와 개체수를 파악하고 철새보호대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 축적을 위해 실시된 이번 조사에는 대학및 민간 전문가들을 포함, 모두 1백28명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예년처럼 전북지역을 비롯, 주로 서해안쪽에 개체수가 많았는데 이는 먹이를 구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농경지와 저수지가 다른 지역보다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전국 5대 도래지중 1999년 전북지역에서는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 2000년에는 동림저수지와 동진강이 세번째 ·네번째 순위를 차지한 후 2001년 동림저수지 ·만경강 ·금강호 등 3곳, 그리고 2002년에는 4개지역이 포함된 이유를 기후변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북도청 산림과 관계자는 "겨울철 기온 상승으로 호수나 저수지가 결빙되지 않으면 철새 도래지가 북쪽으로 이동하게 된다."며 "각 지역별 서식환경보다는 당해년도 조사시점의 기온에 따라 개체수에 큰 차이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2002년도 조사에서 개체수가 많은 종으로는 가창오리(28만7천2백6마리)와 청둥오리(25만5천4백21마리) ·흰뺨검둥오리(6만2천51마리) ·큰기러기(3만1천8백66마리)순이었다. 과거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청둥오리를 제치고 가창오리가 1위에 오른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조수보호구로 지정된 고창 동림저수지에서는 2000년이후 3년연속 10만마리 이상의 가창오리가 관찰돼 주오 월동지로 부각되고 있다.
연도별 개체수가 많이 관찰된 지역 순위 | ||||||||||
연도 | 2005 | 2004 | 2003 | 2002 | 2001 | |||||
순위 | 지역 | 개체수 | 지역 | 개체수 | 지역 | 개체수 | 지역 | 개체수 | 지역 | 개체수 |
1 | 고천암호 | 137,133 | 동림지 | 250,418 | 금강호 | 341,329 | 금강호 | 160,060 | 시화호 | 171,202 |
2 | 금강호 | 116,343 | 금강호 | 108,449 | 영산호 | 48,994 | 동림지 | 151,038 | 동림지 | 156,299 |
3 | 영산호 | 85,343 | 고천암호 | 87,393 | 동진강 | 34,020 | 만경강 | 37,174 | 만경강 | 98,364 |
4 | 한강하구 | 54,478 | 시화호 | 67,262 | 만경강 | 32,407 | 시화호 | 36,790 | 금강호 | 49,507 |
5 | 만경강 | 52,954 | 영산호 | 50,187 | 시화호 | 27,190 | 동진강 | 34,220 | 간월호 | 41,8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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