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방의 중 죽이고 급제하게 된 선비
[태인면 설화 87]
옛날에, 옛날에는 서당으 댕길 때, 글 배가지고는 서울가서 과거를 목적이여.
그게가 출세여.
근게 한 천석꾼이가 이거 글을 많이 배웠는디, 여 농촌의 삼대 무식허먼 상놈이라 소리 듣고 상놈 세를 물었어.
옛날에는 상놈 세를 물었다고.
상놈되기도 원퉁헌디.
상놈 세를 물고 참 억울허거든.
인자 과거를 보러 갔는디, 대감 하나가 짝 빨아먹고 참봉 하나를 안 시켜줘.
근게 돈을 보내도라고 헌게, 집이도 돈이 떨어져 붓어.
근게 집이서 자그 부인이 편지를 허기를 '과거보고 오먼 집안 식구 굶어 죽으먼 묶어내라'고 편지가 왔어.
정신이 화닥닥 나가지고는 오는 판이여.
돈도 없고 걸어서 오는디 어디 만큼을 오닌게, 일녁이 저물어서 대밭 하나가 큰 놈이 나서는디, 이렇게 그냥 큰 대밭이 이케 큰 대가 꽉 쩔었는디, 배도 고프지마는 아 어디가 집이 있는디 대밭을 헤치고 간게 질이 있어.
대밭 안으로.
그서 몇 평, 몇천 평이나 되던가 질을 따라서 가만 가만 간게로 평생에가 축 이러고 초석이 한닙 뵈고, 댐배 댐뱃대 뭐 참 먹을 것도 즐비허거던.
양컷 먹었어.
배도 고프겄다 먹고.
근게 곡절이 있구나 허고 저만큼 가서 은신을 헌게, 이새로 말허먼 밤중쯤 된게 중놈 하나가 자고 혼자 댐뱃대 떨고 댐배먹고 있은게, 조금 있은게 그 이십 살 먹은 처녀가 하나 오는디,
“아이고 인제 오냐?”고 걍 반가혀.
그런디 그 처녀가 날을 받어 놨어.
딴 데로 출가를 헐라
고.
그런디 만석꾼이 아들이 외아들인디 옛날 열세 살, 열네 살 먹으면 장개가.[조사자:그러지요.]걍 처녀는 몇 살 먹었던 그냥.
그 그더니 지가 시집을 가게 돴다고 그런게,
“아 가거라.
가서 너도 남편 얻어 살아야지 쓰겄냐?”
근게 마대 처녀가,
“마다먼(싫다면) 어트게 헐 것이냐?”
암디로 가서 출가를 내가 어느 부락까장 이놈이 딱 적더니 그것 없애 버리고 우리 둘이 뛰어 버리먼 쓴다 그거여.
외아들이고 만석꾼인디.
그 신랑이 꼭 죽어.
그니까 그걸 듣고 딱 적었어.
며친날 찾아서 그 부락으 가서 근게 출가를 혀.
그런디 큰 부자라 옛날에는 소리허고 거듭 마시고 그러고 갔네.
앞에서 소리혀.
소리허고 다 짚세기 존놈 신고, 참 팔팔 날려.
우리들 소리를 모퉁이 들어가먼 소리가, 우리도 봤인게.
그 따러 붙었어.
거그 가서 거그서 옴서 아 수십명이 간게,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가서, 심바람도 허고 얻어도 먹고, 납채 딱 드리고 신부방을 화딱화딱 신부 방으로 조사히갖고 마룽으로 들어갔어.
양차게 먹었거든.
배때기 부르게.
거가 딱 들어갔고 하는 행동을 봐.
- 끝 -
제보자-김길한|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8|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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