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편 구비전승(삶의 이야기)/설화(說話)

육효자전(六孝子傳)

증보 태인지 2018. 3. 30. 09:56

육효자전(六孝子傳)

 

 

[태인면 설화 5]

 

읃어가지고 인자 그리 이 시집을 가게 되는디 좋은 사린교를 니리보내 갖고 태와가지고선 인제 서울로 올라 갔어.

올라 가서 대감네 집이서 예맞이를 했다 이거여.

예맞이를 해가지고 첫날 저녁에 인자 신랑 신부를 한방으로 너 놨는디 신부가 뭔 수가 있냐먼 다 예맞이 하고
그 미남만 시겨줘 버리고서는 자기는 죽는다 그거여.

주 죽을라고 비상(砒霜)을 서푼쭉을 사갖고 왔어.

서푼쭉을 가서 치마끈이 딱 싸갖고는 갔었는디, 가가지고 저 첫날밤에 물을 떠다가서는 이놈을 저 타 가지고 웃 묵에다 놨어.

비상 그륵을 놓고 있는디 그른디 아, 이 문둥이란 놈이 그 속에도 잘 그 각시가 사랑시러서 막 뽀둠고 그냥 [웃음]

[웃으면서] 오만 야단을 다 낸다 말여.

이쁜게.

, 둘이 그 지랄허다가서는 걍 피곤혀서 인자 여자가 걍 잼이 들어 버맀어.

둘 다 잼이 들어 버맀어.

아 문둥이란 놈이 한소금1)을 자고 난게 목이 말라 죽겄단 말여.

아 근게 이렇게 더듬어 본게 아 그 웃목으서 물이 한 사발 있그등?

이놈을 쭈욱- 들이마셔 버맀어.

마셨는디 마시고 난 댐이 인자 여자가 깼단 말여.

깨서 본게, [무릎을 탁 치면서] 아이구 물 타논 것이 없어졌어. [청중: 물이 어디로 가버리고 없어.]

, 그서 날은 새고 날은 흐연히 창문이 휜히 밝은디, 근디 이녀석은 본게 떨어져서 잔단 말여.

쿨쿨 자는디 햇살이 휜허게 밝아 들어온께, 거 드러눠 자는디 콧구녁으서, 눈구녁으서, 귀구녁으로 벌거지(벌레)가 나오는디 이거 뭐 말헐 수도 읎어. [청중: 야튼(하여튼) 걍 꾸물꾸물 나왔어.]

, 신태인 장날 가마니꾼 가마니 짊어지고 둘오디끼 걍 막 나와 그냥.

벌거지가 꾸역꾸역 고자리(구더기)맹이로 그냥 고자리가 하얀 놈이 막 나온다 말여.

, 이놈을 씰어 모으라고 있은게, 그 그 시어머니 되는 이가 '이 것들이 어트케 자고 났는가 모른가.' 이렇게 엿을 보고 있은게 아 뭘 씰고 그맀쌌거든?

즈 아들은 자고, 그래 문을 열고 들어가 본게, 아 이거 벌거지가 펄펄펄 나오거든?

[청중: 문둥이 버러지가?] , [큰 소리로] 비상, 그놈을 먹고 약이 됐던가 이놈의 벌거지 이놈이 다 나오네.

천신은2) 요 요놈은 살았고 아, 둘이 와갖고는 그냥 그놈을 쓸어내.

쓸어낸다, 이놈이 을마를 자는지 잠을 자드래여.

사흘을 자드래여.

그놈 비상을,[청중:
버러지 빠져 나오느라고?] , 그서 속에 있는 벌거지가 싹 빠져 나왔어.

한 보름쯤 된게 그 진물이 질질 허던 것이 다 굳어져 버리고 딱지가 부실부실 니리고 한 두어달쯤 지낸게 아 옥동 귀낭자가 되버맀네 기냥. [웃음]

[조사자: 문둥이가? 아 참 저런!] 아 이거 참 이런 신기한 대목이 있는가?

기가 맥히지.

그리서 그 정승이 그 의언(의원)을 용헌 의연을 불러 가지고서,

문둥이 병을 고치먼 뭘로 고치느냐?”

그것이 안 먹어서 그러지 비상, 비상 서푼쭉만 먹으먼 낫습니다.

근디 먹을라고 허는 사람이 없읍니다.”

“[무릎을 치면서] 니가 맞췄다.”

그서 인제 나숴 버맀어.

환히 나숴 버린게 [청중: 멀정헌 사램이 되았어.] 인제 그 완전인이 되버맀어.

그 뭐 아들 낳고 딸 낳고 문제없다 이거여.

그런께 그 처남이야말로 차말로(참말로) 은인 이그든.

지그 정승은 늙어 뻐리고 인제 이놈이 정승이 됐어.

이놈이 정승이 되는 정승이 됐단 말여.

즈 아부지 대신.

정승이 되논게 그 처남을 디리다 가서는 전라감사를 시켰네.

아 젠장 그 아전의 자식이 전라감사가 됐으니 어쩔 것이여?

그려 가지고 그 사람이 그어이 잘 됐단 말여.

근게 그 책이 한 권이여.

얘기로 헌게 그러지, 내가 그 책을 한 권을 봤어.

그 책 이름이 육효자전이여.

육효자전, 어찌 육효자냐?

지그 난 어머니 아버지한테 효자, 또 서울 그 정승한테 그 양아버지라고 그 양위분한테 효자, 또 치 저 처가집 양위, 양위한테 효자.

그 여섯 분 효자 육효자여.

육효자 노릇을 혔어.

사람 하나가 그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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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잠깐 동안의 휴식이나 잠.

2) 천신만고(千辛萬苦)의 뜻으로 쓴 말.

 

 

 

제보자-서보익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5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