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황상제를 만난 사람
[태인면 설화 86]
아 옛날, 그 이름도 잘 모르는 그 분이지마는 아주 오래된 얘기라나서.
아 그분이 어떻게 그냥 아들을 많이 났는지, 아들만 바로 그냥 아홉인가, 열명인가 났어요.
나 가지고 벌어먹일라니 벌어먹고 살 길이 읎어.
그리서 그 아들을 많이 나논 아들을 죽일 수는 없고, 어떻게 벌어먹어야 허겄는데, 벌어먹일 기책은 없고.
'아서라, 내가 이길로 걍 나서서―그 옛날말로―옥황상제1)님한테 가서 내가 명과 복이나 한번 타갖고 오얄란갑다.' 허고는 무전 여행으로 아무런 기대도 없이 그냥 옥황상제님한테 간다고 나섰어요.
그 아까도 얘기헌 바와 같이 옛날에는 참 뭐 기차가 있으까, 무신 자동자차 있으까, 비행기가 있으까, 순전히 그냥 육로로 걸어서 한없이 해가 떨어지는 서쪽을 향해서 그냥 몇 날 며칠을 헐 것 없이 가는 길이라 이런 얘깁니다.
배가 고프먼 동네 가서 밥 한 술 얻어 먹으면서, 그 남의 그냥 사랑방 아니면 남의 처마끝에 가서 잠자면서 얻으 먹으면서, 벌벌 떨면서 한없이 서쪽으로 옥황상제님한테 가는 판이다 이런 얘기여.
아 인제 날이 또 저물어 가지고 몇 날 며칠을 가는판인디, 뭔 곳에서 그 등잔불, 석유호롱불, 아니먼은 관솔불, 그런 것이 '반딱 반딱' 비친다 이런 얘기여.
배는 고프고 어이서(어디서) 하룻 저녁 잘란디 잘 디는 없고, 그럼 내가 인가를 찾아서 가서 하룻저녁 쉴 수 밲이 없다.
그먼 그 불빛만 보고 '깜짝깜짝'헌 불을 보고 한없이 갔다 이런 얘기여.
얼마를 걸었는지, 걸어서 거그 가니까 조그만헌 오두막집 하나가 있는디, 근게 문아키 가보니까 역시나 불이 비쳐요.
“주인댁! 주인댁!”
허고서 불르니까, 얼마나 부르니까, 문을 철컥 열더니 나오시는디 보니까 흐연헌 할아부지 한 분이 요새 연세로서 한 팔구십객 되시는 할아부지 한 분이 나오신다 이런 얘기여.
“누구시요?”
“예, 질가는 손인디, 저물기는 허고 인가를 찾아서 하룻 저녁 좀 쉬어 갈까 허고 여그를 찾어 왔읍니다.
어트게 하룻 저녁 쉬어 가도록 형편을 봐 주시면 참 백골난망(白骨難忘)이겄읍니다.”
“들오소.”
근게 방으를 썩 들어가 보니까 어트게 가난헌지 그냥 지붕을 옛날 지붕을 이케 이고 허는 그런 집인디, 집도 못이고 걍 썩어서 그 석은새 국물이 질질 흘러가지고 그냥 이 벽이 그냥 화상 그려진 벽처럼 이게 얼룽덜룽허고 아주 흉악스런 집인디, 그 영감님도 나같이 복이 없느 영감님이시든가, 돈을 못 벌어가지고 짚신 장사를 하시는 영감님이여.
짚신을 이게 삼는디, 보니까 갈비가 다 운둑운둑 보이고 빠싹 마른 영감님이여.
거그서 신을 삼는디, 그 젊은 청년허고 대화를 허는 그 마당인디,
“자네 어디 사는가?”
“저 전라남도 해남 삽니다.”
“그 어짼 일로 나왔는가?”
“예, 제가 자식을 걍 거창허니 한 여남명 나놓고 벌어먹여 살릴라니 살릴 기책 기책도 없고, 그서 부지거치 없이 옥황상제님한티 명과 복이나 타보까 허고 이렇게 나서가지고 저물어서 참 영감님한티 잠깐 폐를 지치러 들왔읍니다.”
“그려.”
참 당신이 그 할마이를 찔벅거리면서,
“가서 어트게 먹을 것좀 준비히 보소.”
귀에다 대고 수군수군 허신다 이런 얘기여.
근게 인제 나가서 얼마 있이니까, 불 때고 어찌고 어찌고 허드니, 식사라고 가져왔는디 보니까 식사도 아니고 좁쌀 서슥 죽이여.
[조사자:허이, 참.] 죽도 톱톱이 끓이면 좀 맛있게 생겼단 말이지.
재수있게 숟구락으로 건져야 한 댓개썩 건져질 정도로 물그럼헌 놈의 죽을 끓여 왔으니, 뭐 건질 것이 있어야지.
그리도 원청 시장허고 배고픈 사람인지라 그놈을 후루루 들이 마심서 감식혔다 이런 얘기여.
땀을 펄펄 흘리고 먹고는 참 그 죽을 먹으면서 느꼈지.
'아하, 우리 할아버지가 원청 가난허시구나.' 참, 동정심이 지극혀.
자기만 복 복잡헌지 알았더니 더 복잡헌 할아버지가 계셨다 이런 얘기여.
'아하, 참 기맥히다.' 허고선 한숨을 쉬는 차지에,
“자네.”
할아버지 허신 말씀이,
“어차피 옥 옥황상제님한티 명과 복을 타러 가는 걸음이먼 내 심부름 하나 히주소.”
“뭔 말씀이세요.”
“나는 언지나 이 좁쌀 서슥죽을 면허고, 짚신 장사를 면허까, 옥황상제님한티 가 물어보고 오소.
내야 심부름좀 히주소.”
“그먼 그렇게 허시지요.”
허고는 자기 수첩을 꺼내서, 그 할어버지 짚신장사 아니먼은 그 서슥죽이나 면허까 이걸 적어서 딱 과업을 맡어가지고,
“예, 그렇게 해드리지요.”
허고서는 하룻 저녁 거그서 겨우 자고, 그 이튿날 또 걸어서 얼마 저짝 몇 날 며칠을 갔다 이런 얘기여.
아 역시나, 일력이 저물어가지고 한 곳에서 저기서 불이 반짝거리고 비쳐서 또 '저그도 인가가 있구나.'
땀을 흘리고 발바닥이 부르터가지고 그냥 쩔뚝쩔뚝 절으면서, 얼마 저짝을 가보니까 역시나 그 동네가 동네는 동네라도 보통 동네는 아녀.
기와집만 한 백여 대 되는 큰 대촌인디, 아 이집으 쓱 들어가 봐도 인가가 없고, 저집이 쓱 들어가도 인가가 없어.
텅텅 다 빈 집이여.
그 때는 인자 무선 맘도 들고 '이거 큰일났구나.' 그리고 한 가운데가서 큰 기와집 하나 또 역시나 있는디, 거그를 가니까 거그는 인가가 있어요.
그집 한 집만 불이 '반짝반짝' 비치고 있어.
그서 대문을 뚜들김서,
“주인장! 주인장!”
허고 부르니까, 어떤 조그만헌 계집애 하나가 아마 그집의 그 몸종인가봐요.
나와요.
혀서,
“나 하룻 저녁 줌 여그 인가를 찾어서 쉬어갈라고 왔으니, 어트게 좀 쉬어 갈 수 없냐 아가?”
“그럼 잠깐 기다리쇼.”
허더니 애기가 저 안방으로 한바탕 달려 가더니 주인을 불러요.
“그 누구디야?”
“어떤 젊은 남자 손님 하나가 하룻저녁 좀 자고 갔으먼 쓰겄다고 와서 들오겄다고 사정 사정 하는디 어트게 되요?”
“그럼 들오라고 혀라.”
그서 심부름시켰다 이런 얘기여.
그 어린애가 가서,
“그, 우리 주인이 들오라고 헙니다.”
아, 가보니까 걍 집이 으리으리허니 발바닥이 그냥 땀이 차가지고 철떡
거리고 흉악스런 발을 그 좋은 안방으다 발을 들여놓기가 감히 못들을 정도로 그렇게 어려웁던 자리다 이런 얘기여.
근게 주인이,
“들오쇼.”
그서 보니까 바로 주인이 누구냐 허먼 나이도 많이 자시도 못허고, 요새 나이로 한 이십살 열 아홉살 정도 그 먹 나이를 한 아주 처녀여.
처녀 하나하고, 종 하나하고 어린 종허고, 둘이만 살어.
“들어쇼.
어디 사는 누구쇼?”허고 이 처녀가 물어요.
“나, 살기는 저 해남사는 사램인디 내가 엉겁절에 걍 아들 딸을 많이 나놓고 멕일 기척이 없어서, 내가 옥황상제님한테다 명과 복을 타러 가는 판인디, 근디 저물어서 댁에를 들왔으니 하룻 저녁만 좀 어트케 재워주쇼.”
“그래요.
그러믄 당신이 여그서 하루 한 끄니 밥은 내가 대접히서 차려 줄 수는 있지만은 여그서 지키고 있던 못헙니다.”
“왜 그러쇼?”
“왜 보다도 당신이 이 마을 한바탕 다 둘러 보셨지만은 집집마다 사람 사는 곳 하나 한 디나 있습디까?
우리집밲이 사람 없소.
이 동네가 백여대 촌 큰 동넨데 뭣인가가 모르지만은 오늘 저녁으 마지막 나 잡어간 날 저녁이요.
몣 날 몌칠 헐 것 없이 동네사람들 싹 잡아가고 마지막 오늘 저녁으 나 잡아간 날 저녁이여.
그러니 당신님 밥 한 끄니 대접헌 것은 별 문제이오나, 내가 죽는 마당으 당신이 걍 싸잽이로 개평으로 죽으먼 안되아.
그런게 그저 끄니나 한 끄니 얼픗 자시고 짐싸게 딴데로 가셔서 주무십쇼.”
허고서 밥을 줘서 잘 먹었다 이런 얘기여.
밥을 딱 먹고설랑, 죽는다고 허니까 무섭기는 허지마는 도저히 발이 부르터서 못 가겄은게.
그려 인제 시간이 바로 열두시 넘어 한시쯤 되먼, 밤 열두시 한시쯤 되먼, 그 때는 와서 잡아가는거요.
자기 부모 다 잡아가고 자기만 남았는데, 아 가라도
가도 않고 뭉청뭉청 그러고 앉었다 이 말이여.
그려 자꾸 가라고 허니까 가기도 싫고, 자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집이 옛날에 그 육모 방맹이, 팔모 방맹이 같은 것 없소?”
“아, 있지야고.
아가, 갖다 줘라, 드리라.”
그러 얘기허니까 대체 육모 방맹이, 큰 놈을 대추나무 깎은 놈, 묵신헌 놈을 몇 개 갖다 딱 논다 말여.
“[큰 소리로] 내가 요것들 처치허겄다.”고.
바로 아무런 뭣도 모르는 사람이.
지가 어찌서 그런 인제 그런 거짓말을 힜다고는 가기 싫으닌게 인제 죽어도 못 가겄어.
죽어도 같이 죽을라고 인간이 죽을라고 발은 아프고.
그 인제 앉어서 '담배좀 피야겄다'고 '가져 오라'고 허니까 요새는 골련도 있고 다 허지만은 옛날에는 담배 잎사귀다 엽초로서 기다른 허게 있는 놈 갖다가 주니까, 그놈을 걍 몰고, 몰고, 몰고, 크게 몰아서 나발만허게 몰아가지고 담배를 턱 펴물고 앉었어.
기다른헌 놈 작대기 담배.
아, 인자 열두시쯤 되니까 불은 훤허게 켜 놓고 아니라까 대처 걍 쇠소리바람이 불고, 막 걍 뇌성벽력같이 걍 막 우지좌지허고,
“허, 이놈의 집구석.
이 손님 들었구나.”
아, 이러구서 막 무섭게 생긴 놈들이 걍 수십명이 문아크로 들와.
그러드니,
“야!”
이놈들 허는 소리가,
“이 집이 매우 공기가 험악하다.
너 하나 가봐라.
가서 살피고 오니라.”
아, 이 사람은 걍 터벅머리 걍 머리가 우우허니 생겨가지고 담배 기드란헌 놈을 피고 앉어서 육모 방맹이 불끈 추켜들고
'인제 한번 인자 최후의 발악이다.
내가 죽고 살기 여가 매였다' 인제 그러고 앉었는 판인디,
어떤 놈이 '섭쩍 섭쩍 섭쩍' 들오더니, 문구멍을 구멍을 뚫고 가만히 보닌게,
아 그냥 머리가 걍 '더펄더펄' 허니 무섭게 생긴 놈 하나가,
걍 육
모 방맹이, 팔모 방맹이를 척 쳐들고 담배 여 나발 담배를 큰 놈 발끈 쪼그리고 이러고 앉었으니, 뭐 처음보는 일이거던.
이놈이 휙 도망가.
“이 큰일났읍니다.”
“왜?”
“어떤 놈인가 걍 귀덮은 놈의 머리 걍 이케 우우 헌 놈이 불나게 생긴 한 놈이 담배, 나발담배 긴 놈 물고, 육모 방맹이 팔모 방맹이 추켜들고 앉었으니 큰일났읍니다.”
“아, 그려?
이상허다.
그럼 내가 가 본다.”
그러고 대장 된 사람 하나가 '섭쩍 섭적 섭쩍' 와가지고는 문구넉을 뚫고 보닌게, 아이랄까 이 동네 사람 싹 잡았어도 그렇게 불난 놈 하나 보덜 못힜는디, 아 여 걱정히 생긴 놈 한 놈이 무섭게 생긴 놈이 앉었다 말여.
거그서 항복을 허거던.
“예, 죽여 주십쇼.
살려 주십쇼.”
“네, 이놈 아무리 [청취 불능] 그 너희들이 어떤 놈들인고?”
“예, 우리는 딴 것이 아니라, 이 집에 곳간 속으가서 문을 열먼은 금은보배로 맨든 아주 걍 모든 보물이 꽉 채저있소.
요것을 문지도(먼지) 안 떨어주고 걍 아주 수십년간 놔 두니까 우리가 사가 가지고, 그 금덩어리가 우리가 사가 가지고, 이 동네를 차지 할라닌게 사람을 싹 죽이고 오늘 저녁으 마지막 이런 일이 그냥 됐읍니다.”
“그려.
그런먼 너희들 소원이 그 금은보배 이이 물체를 우리가 소지히주고, 우리가 깨깟이 닦아주먼 앞으로 이런 일이 없겄냐?”
“예, 그렇지요.”
그러고는 가 버렸다 이런 얘기여.
'아하, 이것이 이것이로구나.' 벌써 이미 이집 안 그 처녀는 걍 기절혀 부렀어.
죽어 부렀어.
자기가 손수 나가서 참, 미음을 끓이다가 참 떠서 멕이고, 주무르고, 사죽을 일딴 주무르고, 이렇게 히서 겨우 살려놨어.
인자 시간은 이미 지났다 이런 얘기여.
근게 딱허니 살아나서 보니까 살았어 인제.
그 인제 이 여자가 가만히 생
각헐 때, 자기 큰 은인이여.[조사자:그러지요.]
자기 가족 다 잡어가고, 자기 마지막 잡아갈 판인디, 이 사람이 자기 살렸다, 그러먼 내의 배필이 이것이 아닌가 허고서, 아, 있는 돈, 쌀 헐 것 없이 보물 금패물 꽉 채저논 것 뭐 인제 문제없거던.
혀서 '아하, 다 임자가 있는 것이로구나.' 그려서 이 사람을 남편으로 삼고 싶어서, 인제 의혹이 생겨 인제 그 이튿날 잘 자고나서 하룻 밤 잘해서 주고,
“당신님이 옥황상제님한티 가 갈기가 아니라 내가 옥황상제님이요.
우리집이 여 금패물, 논도 많이 있고, 논도 많이 있이니까 이것이 옥황상제님의 명과 복이 여서 타는거요.
그러니 당신허고 나허고 배필을 맺고 한 번 잘 살아봅시다.”
아, 이 돼아지같이 멍청헌 놈이 그걸 몰라보고, 아 이걸 참, 존 찰밥을 버리고는 걍 옥황상제님한티 간다 이거여.
이러니 이런 사람의 미칠 일이지.
그럴 수가 있어.
아이 처녀가 그냥 목메어 사정을 혀.
'그러지 말고 살자'고 히도 '에이 쓰잘대기 없는 소리 마라.'고.
아 이러고 나서네.[청중:아, 그 복이 없는 놈이여.]
그러죠.
아 그러니까 도저히 권고히야 안들어.
“그러먼 나는 어디로, 옥황상제님한티 물어보쇼.
내, 내 성을 뵈주쇼.
나는 어디 누구한테 가먼 잘 살겄는가 이것좀 알어봐 주쇼.”
“그먼, 그렇게 허지.”
자기 수첩이다가 딱 적었어.
이 골 큰애기는 어디로 누구한티 어떤 사람한티 출가히야 잘 살겄는가.
옥황상제님한테 그것도 하나 물어본다고, 아까 할아부지야허고, 이집 처녀야허고 둘을 물어서 수첩에 딱 적어가지고, 한없이 끝없이 걍 간 것이 어연간 한국 끝어리 해 뜬 데를 갔던게벼.
요새말로 말허자먼 부안 채석강2)같은 딘게벼.[일동:웃음]
해 떨어진디,
아 거가서 옥황상제님한티 올라가는 석유(端氣)줄이 있다는 것이여.
옛날 얘긴데.
요것이 그 석유줄 탈라고 갈라고 허니까, 아 그 사람보다 먼저 앞동질러가서 젊은 초롭동이 하나가 옥황상제님한테 명과 복을 타러 간다고 이놈이 후루룩 뛰고는 한 절반 올라가다 뚝 떨어지고, 떨어지고, 못올라간 놈이 한 놈이 있어.
그 사람은 거그 딱 당도허니까, 석유줄을 뚝 우게서 떨타가 스르르 한 십에 한 팔 할쯤 올라가 인제 이 할만 남았어.
이놈은 오 할도 못 올라가고 사 할밲이 못 올라간 놈이 인자 하나가 있는디, 아 먼저 온 놈은 못 올라간디 나중에 온 사람이 올라간다.
근게 이 밑이놈이 뭐라고 헌고는,
“여보쇼! 잠깐 멈추쇼.”
“왜 그려?”
“[빠르게]옥황상제님한티 내가 명과 복 타러 당신보다 몇 달 전에 왔는디 나는 못 올라가.
당신은 금방 올라 가겄그만.
올라가먼은 내가 어트게 올라 가는가 좀 물어봐 줘.”
“그럼 그렇게 허소.”
과업을 셋을 맡었어.[일동:웃음]
그서 수첩을 딱 적어가지고, 어연간 당도헌 것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히가지고 옥황상제님한테 당도힜다는 이런 얘기여.
올라가서 바로 제 일부텀 허는게 아니라, 나같이 멍청헌 사람인지라.
“아, 상제님.
요 아래, 시방 올라올라고 못 올라온 놈은 어째서 못 올라가냐고 말헙디다.”
“그놈의 자식은 욕심이 많은게 못 올라 간다.
그렇게 말히 주라.”
“그럼 올라 와요?”
“아먼.”
“아, 그러고 좌우간 나 하룻 저녁 자고온 큰애기는 어떤 사람 배필을 만나야 잘 살것는가 그 물어 봅디다.”
“아, 그 여자는 그 이 나라 보배 여의주 둘 가진 남편을 골라 가라 겨라.”
“예, 그래요.
아 그러고 저그 저 첨 알았던 할아부지 한 분은 어트케 해야 짚신 장사를 면허고, 좁쌀죽을 면허까 이거좀 부탁헙디다.”
“그 할아버지는 바로 가서 방을 그 방을 뜯어 고치먼은 부자로 산다고 히라.”
아 그러고는 그냥 엉겁질에 내롸 부렀어.
지야는 못허고 [일동:웃음] 저는 꼬랑댕이여.[조사자:(웃으면서) 남의일 허로갔네?]
아 이놈 꼴이 아 수루루 내리 낼온게, 아이라까 아 먼저 봤던 손님이 재워가지고, 아아 인자는 40분도 못 올라가.
20분도 못 올라가고 헐떡 헐떡허고 있어.
아 이 사람이 떡 낼오니까,
“아 여보쇼.
선비, 나는 어트케 올라간다 굽뎌?”
“당신은 욕심이 많은게 못 올라간다고 그려.”
아 그러거든.
상부텀 그 사람이 양쪽 손이다 쥐고 있던 것이 여의주를 쥐고 있었던 가봐.
이런 욕심 많은게 이런 것을 추켜들고 있으먼 못 올라간다 이것이여.
벌써 이 젊은 사람은 벌써 그 말 알아 듣고는,
“옛소.”
하나 여의주를 준다 이런 얘기여.
그 사람을 한 손으로 받었어.
아 금방 올라갈 것 같여.
“옛소, 마저 가져 가쇼.”
이 사람은 둘 다.
“이 뭣이요?”
“여의주라.”
근다 그 말이여.
아 이 여의주를 준게 딱 잡았어.
아 여의주를 추켜 들고 아 걍 번쩍 허닌게, 그냥 옛날에는 축지법헌다더니 걍 아 큰애기 집이를 딱 다와 버렸어.
그 큰애기가 걍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기다리고 걍 마치 춘행(춘향)이처럼 이도형 기다리디끼 기다리다가, 물론 그럴테죠.[일동:웃음]
거글 떡 당도허니까 얼매나 반가울 것이여.
물 빨빨 끊이서 모욕 싹 시켜서 존 비단입성 다 착 챙겨서 입혀가지고 그날 저녁 잘 멕여
서 놓고,
“나는 으디로 시집가면 존디로 간다고 급디까?”
“당신은 여의주 둘 가진 남자를 골라 가라고 헙디다.”
아, 이 처녀가 가만히 생각허닌게, 이 나라 보배 여의주 둘 가진 남편이 어디가 있어.
말도 아니고 천만의 말씀이지.
아, 그러는 차진디 가만히 본게 이 사람이 두 주먹을 통 쥐고 있어.
[두 주먹을 쥐어 보이며] 이렇게.
“그 뭣이요.”
“몰라요.”
꽉 쥐고만 앉었어.
아 걍 강제로 그냥 손을 확 뺏어본게 아 여의주 두개가 딱 들었네.
“당신이 내 남편인가 보우.
당신이 이 여의주.”
“에이, 쓰잘데기 없는 소리 말어.”
아, 그거 이 내 밥통같은 사램이 안들어 줘.
“당신이 여의주를 둘 가진 남편이여.
나허고 살라고 이사왔소.
옥황상제님이 정만히준(장만해 준) 것이여.”
“에이, 쓰잘데없는 소리 말어.
그 공연헌 소리 허는 것이 아녀.”
아 이러고는 천대만대허네.
아 이런 섯빠지는 꼴이 있어.[청중:웃음]
아, 그러닌게 그러자, 이 큰애기가 사전에 이 놈팔이 저 옥황상제님한티 명과 복 타러 가기 전에 이 사람 집 주소를 다 물었어.
물어, 자기 살려준 그 은인이니까.
물어 보니까 저 해남 강머리 산다고 그려.
그서 그리 다 빼서.
돈을 다 살림 다 빼서.
이미 다 다 빼줘 버리고 자기허고 살던 안 살던간에 자기를 살려준 은인이니까, 그 남편을 삼을라고 들어주지 않으니까, 그럼 나는 그 공이나 갚어야겼다.
그것이 일종의 인공이여.
사람이먼은 공이나 갚어야겄다 허고 재산을 싹 그리 퍼 넘겨줘 버렸어.
그런게 이 사람은 벌써 자기 집이 가난히서 아들 딸 한 여남개 나놓고 먹고 살계책이 없는디, 느닷없는 쌀, 돈, 걍 금댕이가 팡팡 들이닥치니, 그 뭐 간데 없지.
기와집 짓고, 하인 두고, 막 종을 두고, 으리하게 잘 산다 이
런 얘기요.
이 놈팔이는 그것도 몰라 걍.
몰르고 여의주 갖과서,
“에이 안돠, 안돠.”
허고 흥정허고 자빠졌네.
이런 쇳빠진 꼴이 있어.
아, 날 잡고는 기어이 저집 가 버린다고 아 그냥 가.
이 처녀 혼자만 냉겨 놓고 가.
가버린 것여.
무심허게.
참 요샛 날에도 그런 사람이 있는가 몰라.
멍청헌 놈이지.
어년간 당도헌 것이 또 할아부지 집이 당도힜다 이런 얘기여.
가닌게 할아부지가 걍 갈비가 움직움직 짚신 삼니라고 이러고 앉었단 말여.
“저 왔읍니다.”
“아, 왔는가?
반갑네.
어서 들오소.
나는 어트케 히야 잘 산다고 허든가?”
“할아부지는 방을 뜯어 고치라고 헙디다.
그러먼 부자로 산다고요.”
아이, 이 할아버지가 방을 뜯어 고칠라니 어트게 뜯겄어.
기운 한질라 없는디.
그 할마이가 머리를 득득득득 긁으시더니,
“어참이 젊은 젊은 사람이 왔은게 이 사람보고 쪼께 쪼금 그저 그 궂이 나 좀 히도라고.
거달아(거들어) 도라고 허고 방을 뜯지요.”
“어이, 자네 젊은 사람인게, 내 여그 일좀 혀주소.”
“예, 그렇게 허지요.”
'그 먼야 서슥죽 한 그릇 먹은 그 혜택을 좀 베풀어 베풀어 주야겄다.' 허고서는, 아 방을 팍팍 아랫묵에서 파기 시작하니까 바로 그것이 그거여.
아 금돌이 큰 놈이 하나 있다 이런 얘기여.
금돌 하나가 방짝이 그것이 그것이던 게벼.
할아버지가 [무릎을 치면서] 무릎을 탁 치더니,
“이것이 이것이로구나.
하, 다 뜯을 것 없어.
이놈 한 장이먼 끝나.”[청중:웃음]
엉겁질에 뜯은 것이 방 두 짝, 방돌 두 짝을 뜯었어.
“더도 필요없어.
이놈 두 개먼 이놈 자네가 하나 갖고, 내가 하나 갖세.”
“에이, 필요없어요.
나는 필요없어요.
이것도.”
안 가져 이것도.
아 급쌀이란 말여.
자, 큰애기가 살자고도 마다, 하나
씨가 할아버지 금 방돌 한 장 주마고 히도 마다, 사람 양심은 옳은 사람이여.
아, 히가지고 방돌을 하나 주마고도 마다고.
게 양심이 옳으먼은 누구나가 잘 살기 마련인거요.
히서 자기 집을 턱허니 엉겹질에 당도히서 가 보니까, 자기 집터가 분명히 자기 집턴디, 먼저 뭐 게딱지같은 오막 오두막살인데 말여, 아 그냥 난데없는 기와집을 짓고 걍, 네 귀탱이 핑경(풍경)을 달고 걍 '팔랑팔랑' 아, 문지기가,
“어이, 못 들어가!”
가로 막는단 말여.
아 이럴 수가 있어.
아, 우리 집이라 커니, 아니라 커니, 막 못 들어가게 허니 쌈을 허고, 배깥이 시끌짝허다 이런 얘기여.
자기 부인이 나와본게, 자기 남편이여.
“아이구, 인자 오쇼.”
그냥 맞어드려.
“이것이 어이 된 판인가?”
“아 암디사는 그 큰애기가 돈, 쌀, 금, 옥이야 막 보내서 이렇게 잘 사요.”
그 때사 이 남자가 거그서 깨웠어.
거그서 그 때사.
저 나같이 멍청허지만은 맘씨는 옳아.
그 사람이 맘이 그 궂은 사람같으먼 그 천복이 돌아올 턱이 없거든.
마음씨가 좋기 땜시 그냥 그 큰애기 재산 전부 다 갖다줘서 잘 살게 되는디, 인자는 곰곰이 생각허건데 그 큰애기가 불쌍허다 이런 얘기여.
그 때사 새삼스렵게 '하마 자살허 안 죽었나'허고 짐싸게 말을 타고 쫒아가 보닌게, 이 남자가 행이나 올란가 허고 고대허고 지달리고 앉았다 이런 얘기여.
그서 절그덕 손 잡고,
“가세.”
히서 마누라를 둘 둬가지고, 잘 먹고 잘 살었다는 이런 얘기, 이런 전설이여.[일동:박수치며 웃음]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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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玉皇上帝;도가(道家)에서 하느님을 이르는 말.
2) 부안 山內面 소재의 격포(格浦). 서북쪽 해안을 따라 있는 변산 반도 명승지의 하나.
제보자-양태구|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018|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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