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덕 원님의 객담
[태인면 설화 77]
박문수 박어사가 초지 고부 행장을 왔거든.
근게 나이 어린 사람이 십오, 이방은 십오 해 야 관가에 가서 직품을 탔어.
근게 십오 해도 못 @[]는디.
십오 해를 힜다고 히서 에 박문수가 거그 와서 초집 있는디, 그 분이 어린 사람이 고부 원이로 나와 가지고 있으닌게 고을 사람들이 '참, 저렇게 어린 사람을 참 성주로 모사 가지고 이걸 탈났다.' 고을 사람들이 다 그렇게 맘을 먹었는디, 한 해 숭년(흉년)이 들었어.
숭년이 들어서 아 고부가 먹을 것이 없어가지고 참 도산중으 빠졌거든.
근게 그전에는 그 세경, 지금은 참 저 무엇이라고 허디야.
국세를 다 이게 나라에다 바치고, 지금이나 그전이나 같으지마는 그 세경값을 지금으로 하면 도지사가 그 배부를 허든게벼.
기에 각 처 원님들이 다 뫼야서 있는디, 고부 군수는 쬐깐헌 사람이 어떤 사람이 와서 코만 작작 흐르고 섰단 말여.[일동:웃음]
다른 군수는 다 그저는 참 몇 백냥이라더니 인자 한 나작, 한 나작, 인자 몇 목썩 받아 가지고 받어간 이가 있어서 인제 그케 돴는디, 인자 숭
년이 들은게, 얼매썩 감돼가지고 그걸 감히 주기로 있단 말여.
딱 뫼아 놓고 인자 감히 주는디, 인자 한 고을이 얼매썩은 다 감히서 히가는디, 고부는 하여튼지 좀더 떨어야 겄는디, 각 고을 고을에서 아 내노니라 싶이 해야서 이거 어트게 헌고 허고 고부 원님이 생각을 허고 있은게 다 결정을 하고 고부 원님을 불렀단 말여.
고부 원님을 불러서,
“아, 자기 고을은 어쩔꼬?”
“예, 제 고을에는 특별히.”
다른 데는 근게 한 칠십 냥, 팔십 냥 헌다든지 죄다 결정났는디.
아 고부서 한 칠십 냥 예산이면 다 맞은디, 고부 원님이 있다,
“제 고을에는 원청 숭년이 들어서 좀 많이 좀 감히야겄읍니다.”
“거 얼매나 감허먼 많, 많이 허꼬?”
“예, 제 고을이는 백 냥은 감히야겄읍니다.”
“아이, 이백 냥 감허주지.”
“예, 좋습니다.
가 떠나겄읍니다.
예, 알았읍니다.”
허고 나와 버려.
아 다시 말 못하고 아이 쬐깐 썩은 것이 걍 며누리 앞에 시에비되어 버렸단 말여.[청중:웃음]
아 그런게 아 고부땅의 원님이 그렇게 말헌게, 그 흥덕 원님이 그 곁어 섰다,
“아 뭔 그렇게 객담을 허는고?”이렸거든.
에 고부 원님이 미워서 집이 돌아와 가지고는 고저 흥덕1)원님에게로 보내기를 제, 단지 쪼그만헌 단지에다가 똥을 하나 싸 가지고 봉허고, 봉허고, 싸고, 싸고 히서 여러번 싸서 딱 종으로 싸서 딱 매놓고, 거그다 빗지락 한 자리를 딱 쨈매고 히서 보냈어.
보냈는디 아 흥덕 원님이 받어놓고 보닌게 이 선물이 왔는디 뭔 내용인 중은 모르겄단 말여.
아 펴 놓고 본게 똥여.
아 이런 변이 있는가?
근게 흥덕 원님이 이방을 불러서,
“이거 아느냐?”
헌게, 이뱅이 쏙 들오드만,
“아, 고부 원님허고 뭔 말씀을 힜간디 그리씹니꺼?”
“아, 요번날 전주가서 인자, 아 거 쬐껀헌 사람이 그냥 엉터리없이 말허길래, 그 뭔 말을 그렇게 허냐고 이렸더니 저 그 말 밲이 헌 일이 없다고.”
“거 흥덕 원님이 그 똥같이 멍청허다고 허고, 그 빗지락은 다지금 앞장이나 쓸어라고 허는 빗지락입니다.”[일동:웃음]
참, 그렇게 영리허드래야.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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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興德; 고창군 1읍 13 면의 하나
제보자-시만곤|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8|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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