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부 이야기
[태인면 설화 68]
그전에 모친 모시고 내위에 삼서 애기를 하나 난 놈이 있어.
그리서 그 오마니(어머니)보고, 오마니가 나이 연만 허셨던가, 뭐 하던가 [기침] 애기를 맽기놓고 두 내우에 밭을 메러 갔더니, 때가 인자 점심 때가 되닌게, 안에서는 인제 점점 식사를 히서 내올라고 집에 가보닌게 오마니가 솥이서 불을 때고 있다 그 말이여.
아 그러닌게 메누리가 있다가,
“오마니 뭔, 뭔 불을 때신기여?”
“야야, 닭 한 마리 걍 쌂는다.”
아 그서 솥에를 열어본게 자기 아들을 갖다 너놓고 쌂은다 그 말이여.
그러니 그런다고는 뭐라고 못하고 애기를 살짜기 내려 내서 놓고는, 웃집에 가서 닭 한 마리를 사다가 고놈을 다시 히서 푹푹 쌂어서 고놈을 오마니 다 드리고 점심을 허니라고 허닌게, 좀 자연히 늦어지는 것이라.
그 말이여.
그서 점심을 히서 갖고 인자 밭에를 가인게,
“아 어쩌서 여태까장 밥을 늦게 해오냐?”고, 그런게 그 말을 힜다 그 말이지.
참, 이러구 이러구 히서 오마이가 점심상으로 걍 닭 한 마리 삶아서 드리고 오니라고 자연히 늦어졌다고.
그런게 그 남편둥이가 어찌게 고맙던지간에 마누라보고 절을 헌다 그 말이여.
근게 마누라도 절 받을 수 없고 같이 절을 헌다 그 말이여.
그른게
서로 절을 서로 히쌈서.
그러자 그 밑으로 참 원이 신앙(新行)가는 길이던가, 아 쳐다본게 밭이서 두 내우간에 서로 절만 히싼다 그 말이지.
아 그러닌게 '저 곡절이 어떤 것인가'허고 하인들 시겨서 가서 물어 보닌게, 아, 그렇다고 얘기를 헌다 그 말이여.
사실 그리서 그런다고.
그리서 고맙다고.
그 대체 다가 상 주고, 참 효자 효부라고.
이렇다고 그런 얘기여.
- 끝 -
제보자-허창국|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8|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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