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산신
[태인면 설화 36]
그전에 앞집에는 김도령이 살고 뒷집이는 이도령이 사는디, 아 뒷집이가 이도령 살고 앞집이는 김도령이 살어.
음 잘못힜다, 뒤집이가 김도령이 살고 앞집이가 이도령이 살어.
이도령이 김도령보고 해마닥 꼭 하리,
“삼 좀 캐로 가자.
삼 캐믄 삼만 가서 캐믄 우리가 한데 안 살겄냐?
가자!”
하도 졸라싸서 하루는,
“그러자.”
고 혀서 인제 밥 해 먹을 냄비 쌀 뭣 뭣 고추장 된장 이놈을 싸서 짊어지고 인자 산중으로 인자 삼을 캐러 가네, 둘이.
가는디 산중으 가갖고는 가만히 그 인자 김도령은 그 산세를 보니까 역 어디서 응 중단허고 삼을 캐먼 캘성 불르단 말여.
맘적으로,
“여그서 어찌게 우리가 막을 치고 삼을 캐자.”
“야 이자식아 여그 뭔 삼이 있다고 삼을 캐냐?”
이도령이 먼야 가잔놈이,
“이 산 너머로 가자!”
“나는 그 산 너머로 안 간다.
나는 여그서 헐란다.”
“야 자식아 올티먼 오고 말티먼 말어라.
자식이 말도 안 듣는다고 멍청헌 놈이!”
그러고 이도령이란 놈은 먼야 삼 캐로 가자 가자 한 놈이 저 산 너머 가고, 김도령은 거그 쳐졌다가 인자 낫도 좋은 놈도 가져가고 톱도 가져갔든가 나무를 짤라가서 막을 쳤어.
인자 새떠기 비어다가 이렇게 막을 쳐서 인제 비가 오드래도 급적 비가 안 새도록 인자 막을 딱 쳐놓고 밥을 인자 저녁밥을 허는디 쌀을 또랑 거그 밑에가 또랑인데 쌀을 일로 가서 인자 쌀을 씻쳐서 일고 있은게 깨구리가 노랑노랑 한 놈이 오물오물하고 있어.
그리서 인자 밥을 딱 해놓고는 깨구리 이놈을 잡어다 배를 땄네.
배를 따갖고는 국을 낋있어.
국을 낋이서 참 산신당을 딱 채리놨어.
당산 앞이다가 이렇게 돌팍을 제치놓고 밥 냄비 놓고 국 냄비 거다놓고는,
“거 산신님네 생선국이라고 알고 잡수시고 삼을 좀 캐게 해 주십사.”허고 빌었단 말여.
그 인자 개구리국하고 인자 밥하고 인자 먹었어, 산신님한티 빌고.
그러고는 인자 잤는디 산신 할머니가 오셨든갑데.
거그는 산신, 할머니가 산신인가벼.
할머니 산신여.
할아버지 산신이 아니라 할머니 산신이 거그서 주둔힜든게벼.
“야야 김도령아! 내가 이 산이서 수 천 년을 있으되 이렇게 생선국 맛
나게 먹어보기는 처음이다.
니가 나를 생선국을 낋이줬으니, 너 은혜를 내가 갚아 줄라메 니가 소원허는 대로 내가 밥을 먹고 요 산너머 요짝으로 동쪽으로 고갤 너머 한 고개만 넘어가먼 거 즐비허게 삼밭이다 거그서 삼을 니 맘대로 뽑아갖고 가거라.”
아 그러거든.
아 꿈이래도 참 얼매나 좋은가.
아 깨보니 그 꿈이다 그 말여.
그 생선국 그 깨구리국 생선국을 잘 먹었다고 그려.
아 참 삼을 캐 가라고 그러고 이런 반가울 데가 없지.
부산허게 또 아침을 해서 지어먹고는 그 산너머로 넘어간께 아닌게 아니라 그냥 즐비허게 무시밭만이로 있어, 삼밭이.
그래 무시 뽑듯이 쑥쑥 뽑아서 걍 한짐 넘게 뽑았어.
왜 한 짐 넘게 뽑았냐?
그 이도령이 만약에 삼을 못 캐고 온다면 줄라고 인자 짐이 넘게 뽑았단 말여.
그 삼은 걍 그대로 걍 하나 있어.
가서 넘어 가서 인제 밥해 먹던 자리 가서 쉬어갖고 인제 김도령, [말을 바꿔서] 이도령은 어디로 갔는고 허고 있은게 이자식이 메칠을 돌아댕겼던가 빈 걸로 털털 와.
오드만,
“야 자식아 너 삼 이것 어서 캤냐?”
깜짝 놀램서,
“너 이것 나허고 나누자.”
욕심이 많해갖고 나누자 허거든.
“아 그려야.
내가 조금 캐.
캐갖고 올락히도 너 생각히서 좀 더 캐가지고 왔은게 나눠주마.”
“야 자식아 큰 놈 나 도라.”
아 큰 놈은 지가 캤는가 쑥쑥 뽑아갖고는 걍 아 지 앞으로 많이 큰 놈을 뽑아놓네.
아 이런 방정맞은 자식이 있는가.
그리도 인자 이 김도령은 뺏기고 걍 저놈 저놈을 없애버리고 마저 지가 지고 갈 욕심이 생겨, 이런 나쁜 놈이.
그 이도령이 허는 말이,
“야 요리 쪼금 올라가먼 저밑에 쏘가 있어야, 용쏘가 있어.
그런게 용쏘도 구경하고 저 담배 한 대 피고 가자.”
그 올라가는디 여 밑이는 용쏘여.
용쏜디 여그는 요게 돌이 판판헌 바우가 이렇게 있는디 거그를 올라가서 구경허자고 딱 앉어서 담배 피어 이도령이 여그 앉을라고 그런게 이 이도령이 한 놈이 요리 앉으라고 그러거든.
그 이도령은 여고 앉고 김도령은 여그 앉히고는 담배 피고 있다가 걍 이놈을 죽어벌라고선 밀어 버맀어.
아 밀어 버린게 그 밑에 천자 만자 시퍼런 용쏘가 있는디 아 빙빙 밑으로 떨어지네.
하 이것 참 떨어지다가 그 밑이가 묘에 가서 그 무슨 나무가 이케 나와갖고 바우 새이서 나갖고 그 칡뿌리 생겨갖고 그 칡이 뿌리가 얽혀갖고 걸쳤는디 거가서 반드시 떨어졌어.
김도령이 물에는 안 빠지고.
그 물에 빠졌으믄 걍 [조사자:죽지.] 죽어 버린디 바위에 떨어진게 인자 꼼짝을 못해.
옆으로도 못 돌아 눕고일어나도 못하고.
그러믄 까닥허믄 어쩐 수가 있냐먼 빠진단 말여.
근게 그대로 가만있지.
이 자석은 삼짐을 지고 가고, 저놈 죽었은게 나는 이것 짊어지고 간다.
가는디 아 이 김도령이 가만히 있은게, 참 해는 져서 하늘에 별은 빤짝빤짝허고 이러니 기가맥히지.
올라가도 못하고 떨어지믄 쏘에가 빠지고 올라가믄 베랑박만이로 생있는디 어찌게 올라가냐 그말여.
반듯이 가만히 누웠어.
누웠은게 한밤중이나 되드니만 그 쏘에서 용이 하나 올라와.
용이 푹 올라오더니만,
“김도령아!”
“그 누가 찾느냐?”
“나는 이 용쏘에 사는 이무기다.
그런데 내가 여그서 및 천년을 살아도 용이 못되고 시방 이무기로 있다.
그런게 너 내가 너한테 청을 디릴 일이 있어.
뭔 청이냐.
낼 날이 새머는 이 우그 여자 서이가 지내간다.
근디 그게 천년 묵은 여우여.
여의주를 하나 니 뺏어서 주믄 너를 내가 살려주마.”아 그러거던.
“아, 나를 살려줄티먼 뺏어주고 말고야.”
“꼭 뺏어줄래?
그러믄 내가 너를 살리주께.”
“뺏어주고 말고야.”고.
그래서 인자 서로 약조를 하고 이놈은 거기 있는디, 그러자 참 날이 샜어.
그 용이 나오더니마는 용이 못되 아직 못돼서 이무기여.
기 입을 벌리고서는 인제 사람을 이렇게 물었어.
이렇게 물어 받치갖고는, 쭈욱 쭉 뻗댄게 거침없이 그리 올라가 버맀어.
[조사자:사람이?] 응.
그냥 그대로 올라가 버맀단 말여.
올라가서 본게 아 여자 서이가 노래를 부르고 어깨동무를 하고 지내가거든.
그 가운데 년을 제치고 뺏어버맀어.
가운데 년을 잡어 제치고선 걍 불매공적을 하나 뺏어.
빼고 보내버리고는 인자 있은게 용이란 놈이 그 지다리고 있다가,
“뺐냐?”고.
“뺐다.”고.
좋다고 용이 금서,
“이만허먼 나도 등천허겄다 말여.
여의주를 얻었은게 등천허겄다.
그러나 너를 내가 은공을 갚을 수 없은게 내가 여기 목에 야광주가 있다.
야광주를 너를 주먼 너 평생을 먹고 살것이다.”
칵 허더만 아 요만헌 똥그란 구실을 하나 쥐어 줘.
이놈 구실덜은 메칠 응락헐지 몰라.
그런 보배여.
아 그 용은 인자 등천히 버맀어.
야는 인제 그 야광주를 받아갖고는 인자 지 삼짐 있는디 와본게, 지 삼 전부 이놈이 짊어지고 도망가 버렸네.[조사자:나쁜 놈이네. (웃음)]
게 그래 얼매를 내려온게 아 이놈이 천도(天道)가 있던가 독부리를 탁 차갖고 엎어져서 걍 그 도팍이 이렇게 톡 부러젼디다가 이마박을 칵 찧어갖고 디져 버맀어.[청중:웃음]
[조사자:아 인삼짐 짊어지고 가든 놈이?] 지가 캐도 안헌 놈이 도둑질해서 처먹을란게 그 산신님인들 가만 두겄는가.
산신님이 밀어뻐맀는가 걍 엎어져서 디져 버맀어.
“야이 자식아 뭘라고 니가 욕심을 내냐.
너 반짐 나 반짐 짊어지고 가먼 얼매나 좋겄냐.
뭘라고 디지냐?
아 자식아! 이놈 다 가져가서 죽으믄 뭣 헐 것이냐?”
그리서 헐 수 없이 이놈을 들든 못하고 찍찍 끌고 인자 그 양지 바른디 황토밭 파가지고 묻어 줬어.
허적허적 히갖고 묻어 주고는 인제 삼짐을 짊어지고서 오는디 어디 만큼 온께 누가 허기를,
“이놈으 동네 간다치먼은 그 장자가 사는디 장자 딸이 빼빼 말라갖고 중국서 의원이 나와갖고 병을 고칠래도 못 고친다.
그런디 이런 이런 삼짐을 지고 가니 이런 삼이나 댈이 먹으믄 낫을란가.”그러거든.
“아이 그러믄 그 동네가 어디오?”
“여그서 한 삼십 리 가믄 있다.”고.
그서 거그를 찾어갔어.
찾아가서 대문갓이다 이렇게 받쳐 놓고 있은게 대크나 의원들이 막 들락날락 사람이 연락부주로 왔다갔다 허거든.
“아 이집이 뭔 사람이 왔다갔다 헌다요?”
“예.
여 시방 장자 딸이 벵이 나서 빼빼 말라갖고 아무것도 못 먹고 죽게 생이서 의원이 와서 벵 본다고 헌다.”고.
“날보고 고쳐달라믄 내가 당장 고쳐 주지.”그맀단 말여.
근게 어떤 사람이 듣고는 인자 쥔한티 가서 그런 이얘기를 헌게.
“어떤 사람이 총각인디 삼을 한 짐 짊어지고 와서 댁의 따님을 고쳐 준다고 허니 어찌까요?”
“아 그 불러오라.”고.
삼짐을 지고 마당으다 받치 놓고는 들어갔어.
“니가 우리 딸 병을 고치겄느냐?”
“아 고치죠.
고치긴 고치는디 나를 사우를 삼으믄 고치까 글 안허믄 안 고칠라오.
장개도 안간 놈이 장개도 한번 가봐얄 것 아뇨.”
그런게 저 마느라한티 갔어, 영감이.
“아 이것 다짜고짜 성부지 명부지헌 놈이 병은 고쳐 준다는디, 그놈이 상놈인지 뼉다구가 있는 놈인지 알 수가 있는가 이걸 어찌까?”
“아 여보쇼.
상놈이고 양반이고 간에 내 딸만 병만 낫으믄 된 것 아니오.
아 그놈한티 여워줘서 죽지 않고 살머는 그게 행복 아니오.
그 그렇게 한다고 허락을 허시오.”
그 와서 인자,
“니가 꼭 우리 딸을 고쳐 주겄느냐?”
“예 고치지요.”
“게 네가 고쳐주믄 내가 사오 삼으께 고쳐라.”
“기양은 나 안 고칠라오.
아 고쳐놓고는 저 사오를 안 삼으믄 헛일 아니오.”
“아 그래 사우 삼으께.”
“기약을 헙시다.”
기약을 딱 썼어.
낫으믄 사오 삼기로 기약을 딱 히놓고 그날 저녁보톰 그방으 가서 인자 같이 한방으서 벵방구를 치료를 혀.
그 하롯불에다가서 깍쟁이 놋깍쟁이 만큼 놓고 그 야광주를 쪽 갖고서 물 따순 디다 이렇게 노먼 포얀혀, 쌀뜨물만이로.
고놈을 멕이고 하루 세번썩 멕이고 삼 대려 멕리고이, 산삼 그놈 대려 멕이고 아 참 한 보름 치료를 헌게 연지볼이 뽈허니 일어나 앉기도 허고 인제 쾌정이 살어.
아 인자 한 서너달 치료를 헌께 완연히 돼서 인자 살어.
그래갖고 그 사람은 그 삼 팔고 또 그 처갓집이라 부자여.
처가집이서 딱 물려주고 걍 지 목숨해서 먹고 살어.
그리서 잘 살드라네.
맘씨 궂은 놈은 삼 뺏아가지고 가다가 디져불고.
옛날 이얘기를 본다치미는 그걸 보먼 천도가 있는거여 꼭 넘의 것 욕심내고 가다 안 디졌는가.[조사자:그러죠. 과욕을 부리면 안되죠.]
- 끝 -
제보자-서보익|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6|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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