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편 구비전승(삶의 이야기)/설화(說話)

한림학사가 된 두 친구

증보 태인지 2018. 3. 29. 09:48

한림학사가 된 두 친구

 

 

[태인면 설화 7]


 

경상도 성주 안가? [조사자예 알죠.]

성주, 성주사는 사램 하나가 있는디 음, 애 하나가 서당을 댕인디, 가난헌 집 애기가 서당을 댕겨.

근디 다른 사람은 즘심(점심) 때가 되먼, 있다 즘심 때가 되먼,

밥 먹으러 가자.”

그러는디, 야는 없는 집이 아라,

죽먹으러 가자.”

그러그든?

다른 사람은 다 밥 먹으러 가자 그러는디 가는 은제고 '죽 먹으러 가자.' 참 이상시런 놈이여.

어째 다른 사람은 밥 먹으러 가지고 그러는데 죽 먹으러 가자고 그러는고.

그 부잣집이 애가 같이 연갑쟁이여.

부잣집이 애가 한 살 더 먹었어.

, 다른 사람은 밥 먹으러 가자 그러는디, 너는 어찌서 해필 죽 먹으러 가자 그러냐?

죽이 그렇게 맛있냐?”

나는 가난허게 산께 죽만 먹은게 그런다.”

그려?”

'저 녀석을 어찌게 해서 죽을 면허고 밥을 먹게 맨들으꼬.' 연구를 했어.

집이 가서 벽장을 두져보니까 그 옛날 놋그릇 칠첩반상이라고 있어.

저 요런 깍쟁이도 전부 뚜껑있고 칠첩반상이라고 근 뭣이냐 아주 참 고명한 분한테서 채려바치고 그런 것, 상각 손님한테 내주고. [조사자.
러죠.] 그러헌 반상긴디 국대접하고 밥그릇하고 갖다 감춰버맀어.

모다 딱갖다 감춰 놓고는 땡놈1)하고있지.

지그 어머니가 이웃 사람이 그걸 빌리러 왔는디 찾은게 읎다 이거여.

아 자그 어머니가 걱정을 했샀그등?

어머니 어쩌서 걱정이 났소?”

야야, 그 칠첩반상기 하나 사논 것이 있는디, 아 국하고, [말을 바꾸어서] 국대접하고 밥그릇하고 읎어.

그 어쩔 것이냐?”

참 우리 서당에요, 내 동무가 육갑을 잘 짚허요.

갑자을축만 짚으먼 누구든지 뭐 잊어버린건 양낙없이 찾아내라우.

그런게 가 데리다가 점을 한 번 해깨라우.”

, 갑갑한게,

그먼 그리라.”

가서 인자 짰어.

, !

내가 밥을 먹게 해 줄 것인게 가서 가서, 내가 식기 대접을 갖다 감춰 놨다.

헌게 니가 가서 육갑 짚는 체하고, '이것이 아무데 가서 있는성 부른디 아무데 가서 꼭 있구만! 그런게 니가 한번 찾아봐라.' 그러먼 내가 찾아갖고 갈 것인게, 너 그렇게만 해라.”

그러겄다.”

그러고 사정을 혀야 된다.

'이거 소문내면 안됩니다. 우리 선생님이 알먼 혼납니다.' 그러게 사정을 허고선 점을 혀 줘라.”

그렸단 말여.

그리고 이놈을 데리고 왔어.

야 디리고 왔은게 한번 물어 보시요.”

야야, 내가 이리 조까이거 잊어부렸으니 그 너가 찾을 재주가 있냐?”

, 내가 요가서 육갑 짚었다고 너 서당으가 소문내지 마라.”

그리고 혀.

, 내가 뭔 소문낸다냐?

안낼께 한번 짚어 도라.

우리 어머니를 생
각혀서 한번 짚어도라.”

민적민적 있다가.

, 그 동쪽에 말이다.

아무 그 거시기 다락밑에 있을 성 부리다.

가찾아 봐라.”

, 지가 갖다 둔 것이라 뭐 비밀히 갖다 놓고 찾아올 것이여?

[웃으면서] 에 찾아 왔단 말여.

찾아 온게 즈그 엄마가 아 고맙단 말만허고 아 이놈 쌀 한 말도 안 주거든?

어머니 거가한테 신속한 꼴을 보고 쌀 한 말도 안 주고, 없이 산 사람인게 밥이라도 한 끼 해 먹게 쌀이라도 좀 줘얄 것 아니냐.”.

그럼 니가 알아서 저 뒤안이 저 뒤지에 가서 좀 줘라.”

그집 중머슴을 디리다가 및 다리,2) 한 몇 다리 그냥 그 집으로 보내부맀어. [일동웃음]

시방으로 말헐티먼 가마니나 한 가마니나 보냈던가벼.

그러먼 이놈이 잘 먹지.

그래서 인자 이놈이, 다른 애들이 밥 먹으로 가먼,

밥 먹으러 가자.”

저도

밥 먼으러 가자.”이러거든?

너 요즘 밥은 잘 먹냐?”.

그래, 니 덕으로 밥 잘 먹는다.”

, 그러는디 얼매 지낸게 아 이놈이 또 떨어질 상 불러.

쌀을 한 가마니 준 것이 가난한 사람이라.

, 느 집이 어치게 양식이 어치게 생겼냐?”

모르겄다.

우리 우리 어머니가 근디 오늘 저녁으 먹고, 낼 아칙에나 먹을란가 모르겄다고 운다.”

', 저놈 또 양식 떨어졌구나.' 집이 가서 본게 지그 아부지 갓집이 여그 달렸어.

이놈[청취 불능] 올라가서 문을 열고 갓을 내본게, 인도
망건에다가 호박풍잠 달어서 쥐꼬리 당도 달아갖고는 저 뭣이냐 감토까장 통냥갓에다가 아 새 망건 새 갓을 갖다 떡 너놨거든.

이놈을 쏙 빼다가 갖다 감춰 버맀어. [일동웃음] 감춰 버맀는디 한 사흘 지낸게 아 즈 아부지가 걱정이 일었단 말여.

아버지 어찌 그러쇼.”

, 야야 내가 어디 갈라고 시방 갓 망을 사다 놨는디 잃어 버렸으니 어치코(어떻게) 헐 것이냐?”

아부지 존 수가 있소.

우리 동무가 육갑을 잘 짚으게 나가 한 번 디맀고먼 물어보쇼.”

, 그놈을 디리다 또 물은게 이놈이 또 찾아냈어.

그리서 지그 아부지한테 말혀 가지고 또 쌀 가마니 퍼다 줬네.

먹고 살지.

그런디 이놈을 소문이 퍼져 갖고 말여, 지그 아부지가 갓쓰고,

이만 저만코, 이만 저만혀서 내가 응, 갓을 잊어 버렸는디, 아 우리 아들놈 친구가 말이지 잘 찾아.

육갑을 잘 봐 찾아낸다.”.

, 이놈의 갸 소문이 나 갖고는 그 골 원님끄정 알었어.

시방으로 허먼 경찰서장인디, 알었단 말여.

, 그러자 서울서 서울, 나라에서 옛날 임금 옥쇄, 옥쇄란건 인이여.

[도장 찍는 시늉을 하면서] 도장 거 찍는거.

그 중헌 걸 오즉 그 그걸 잃어 버렸어 임금이.

, 그런게 그 골로 인자를 택해서 올려 보내라 그랬단 말여.

, 마침 그 잊어 버린거 잘 찾는 놈을, [일동웃음]

[웃으면서] 그놈이 걸렸어, 인자.

그놈을 인자 디리 왔어.

, 부잣집 아가 가만히 생각혀본게, 저 자식 밥좀 먹게 해준 것이 저 자식 죽일 디다 몰아넣다 이거여.

아무 것도 모른 놈이 못 찾아오먼 죽이거든, 그짓말 헌다고.

그리서 '아이고, 내가 죽어도 같이 죽지 저걸 혼자보내놓고는 내가 맘을 못 놓겄다.' 말야, 즈 어머니 아버지한테 상의를 했어.

어머니 아버지 생각혀 보시요.

우리가 그걸 생각하다가 이 지경이 됐으니 내가 그것하고 같이 따라 갈라요.”


, 이 자식아!

같이 따라가 같이 죽으먼 어찔라고 그러냐!”

아이, 그리도 헐 수 없이 친군게 별 수 없다.”.

그먼 맘대로 혀라.

니 의견대로 혀라.”

그런께 나라에서 불른다고 헌께 이놈의 애들을 아주 옷도 잘 해입혀서 여그 저 거시기 테레비보먼 도령들 있잖은가?

도령복을 해서 입혀 가지고, 기가 맥히게 뀌며 갖고는 서울을 인자 가매 태워서 올려 보냈어.

올려 보낸게 서울 장안 사람들이 시골서 선동(仙童) 올러온다고 말여.

그 나오는디 본게 꼭 선동이여, 틀림읎이 짜란히(나란히) 둘이 쌍동이 같이 그르고 댕긴단 말여.

호월(皓月) 선동이라 그래.

, 호월 선동이라 근다 말여.

선동이라 그려.

그려서 인자 나라에서 허는 말씀이,

느들이 시골서 올러 온 선동인데, 나라에서 옥새를 잃고 시방 걱정이 된다.

허니까 그 옥새를 느그가 찾아 놓겠느냐?”

헌께, 가만히 생각혀본게 아, 두 놈들 다 아무 껏도 모른 놈이 선동으로 올려와 갖고 이것 참말로 딱하거든?

옥새를 찾아내라고 허니 어찔 것이여.

그려 인자 그 밥, 밥 준 놈이, [말을 바꾸어서] 쌀 준 놈이 좀 의견이 나서서,

, 전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지 말씀이지 보름만 말미 해 주시먼 찾아드리, 놓겠읍니다.

, 그래라.”

그래 보름을 말미 해갖고는 인제 놓고는, 두 놈들이 인자 공론(公論)을 했어.

, 우리는 말여, 벨 수 읎이 이제 죽어.

헌게 나는 너 살릴라다가 너랑 같이 죽은게 우리 둘이 같이 죽은게, 뭐 원이 있겄냐?

, 너허고 우리 둘이 같이 죽자.

좋으냐?

그럼 놀기나 허고 다 구경이나 허자.”

이거 서울서 사방으로 정신 돈대로만 이놈이 좋은 그 도령복 입고는 댕긴게 아 사람들이 보고 전부,

시골 선동 올라왔다고, 저 선동 좀 보라.”
.

얼굴도 둘 다 이뻐.

아주 일색이여.

아 그런디 인자 아 이놈의 것이 받아논 날자가 걍 고다기(빨리) 닥쳐 부맀단 말여.

내일은 인자 그놈을 옥새를 찾아 낼 날이여.

오늘 저녁에는 한 놈은 아랫묵으 앉았고, 한 놈은 웃묵으 앉었어.

, 인자 둘이 뻔허니 보고 맞보고 앉었어.

저 장승맹이로.

근디 그것이 어치게 됐냐 헐 것 같으먼, 궁녀란 년이, 궁녀가 그놈 훔쳐다가 이놈을 사용을 못한게 그 경복궁 못 속으다가 집어 넣어 버맀어.

그러니 어치게 찾을 것인가?

이 궁녀란 년이 시골 선동이 왔다고 그린게 저녁마다 거그 가서 망을 봐.

, 그날 저녁으는 하나는 아랫묵으가 앉았고, 하나는 웃묵으 앉어서 둘이 뻔히 보고 앉았더니,

, 낼은 이래도 죽을 것이고, 저래도 죽을 것이다.”

그렇지야.”

낼은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

두 놈 다 그랬단 말여.

아 그런게 궁녀란 년이 이놈을 들어본게, 앗따 이놈의 새끼들 참 떨어지게 맞춘다 이거여.

[웃으면서] 그거를, 즈 오빠가 큰 놈은 '이래'고 이름이 작은 놈은 '저래'. [일동웃음]

즈그 큰 오빠를 주어서 임금을 맨들라고, 이놈이 이년이 말을 못허고 있다가서는 이게 탄로가 나논게 거다 집어 너버맀다 말여.

그런께 야들 선동들이,

낼은 이래도 죽을 것이고, 저래도 죽을 것이다.”

즈그들이 죽는다 그말이여.

그말인디, 이놈이 연때가 맞느라고 큰 놈 이름이 이래여.

둘째 놈은 저래여.

앗따 궁녀가 이 소리를 들은게, [탄복한 듯한 목소리로] '앗따, 이놈 참말로 귀신이다. 가로되 선동이다.' 즈 오빠한테 가서 말혀.

오빠, 참 이러 이러합디다.

참 압디다.

가서 우리가 그 선동들한티 빌어야 살지 글 안으믄 죽소.

날만 새먼 우리는 죽은께 가서 비는게 조, 비는게 상책이니 빕시다.”

근게 스히(셋이) 가서,

선동님, 문안드립니다.”


그러고 근게 문을 열고,

웬 일이냐!”

저 제가 이래고, 이 사람은 저랩니다.

선동께서 이래 저래 죽은다 소리를 들은게 참말로 거시겨서, 이 사죄를 하러 왔읍니다.”

“[호령하는 듯이] , 진작 그럴 일이지, 이놈아!”

하따이, [일동웃음] 호령을 천둥을 쳤다 그말이여.

그저 어쩌튼지 죄수를 살려주쇼.

목숨만 살려주쇼.”

, 그러먼 너, 그 물건을 어따 갖다 뒀냐?”

여그 여연못속에 뒀읍니다.”

응 그려, 들림없냐?”

, 틀림없다오.

선동님을 속일 리가 있겠읍니까?”

어 그럼 맘놓고 가 자거라.

너그놈들 걍 무죄석방 혀 주께 자거라.”

아침에는 떡 인제 나라에 입시를 해갖고는,

오늘은 옥새를 찾는 날이니까 역군 삼십 명만 풀으시고 두레박 열 다섯 개만 풀어 주시오.

그른게 나라 직으로 그것 뭐 장만허기가 쉽지.

그게 인제 그 경북궁 안에 큰 못 있잖아.

그 그 앞에, 그 안에 집지놓고, 그건 태평년(太平年)이 태자가 나먼 거그서 태평년 잔치하는 데여.

거그다 집어는게 어찌 알어.

누가 찾을 거여, 여기 집어넌 것이.

근게 고것들이 좌우간 아무데가 빠졌다고 말이지.

막 물로 품어낸게 딱 말렸단 말여.

거 도장 이놈이 나와.

이놈의 것이 안 나올 것이라?

[웃으면서] 찾았다 말여.

아 그런게, 나라에서,

참말로 느그들 선동이로다.

느그가 생긴 것이 묘허게 생겼은게 하나는 한림을 주고, 하나는 학사를 주마.”

, 한림 학사를 했네.

그려갖고는 인제 [웃으면서] 서울서 쌍가매를 타고 인자 성주끄정 가는데 경장(굉장) 허드라네.

그런데 즈 부모네들은, '이놈들이 서울가서 죽었는가 살었는가 옥새를 찾았는가 못 찾았는가 모른
.'고 그냥 눈물 바람으로 지내다가 아, 그냥 노문이 들어와.

한림 학사혀서 니리온다곤게 얼마나 좋을 것이여.

그래 선산에다가 막 또 소 소분허고, 그 잔치가 없드라네.

글고 잘 살드라네.

근게 넘을 살릴라먼 저도 잘 사는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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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침 떼고 있다는 표현.

2) 다라이. 일본어(日本語) ?:たらい. 쇠붙이·플라스틱 등으로 만든 자배기.

 

제보자-서보익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일1985-04-15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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