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편 구비전승(삶의 이야기)/설화(說話)

천냥짜리 이야기

증보 태인지 2018. 3. 29. 10:25

천냥짜리 이야기

 

 

[태인면 설화 49]

 

   옛날에 어떤 대감이 대감 노릇해서 돈을 잘 벌었어.

   그런데 참 외남은자로 얘기를 많이 들을라고 금을 천 냥짜리를 하나 여 들포에다 달아 놨어.

   달아 놓고 팔도 얘기를 공짜로 들을라고, 와서 얘기만 허면 밥은 해줘.

   가는 노 노비 주고, 그런디 인자 팔도 사람들 얘기들을 하고서 거기다 금을 딱 놓고,

   “누구든지 어떠한 과객이던지 와서 이얘기를 나 듣기 싫도록 한다치먼 저 금땡이를 이놈 천 냥짜리를 준다.”


   [조사자(웃음) 참 이거 대단허네.] 그러닌게 아 인자 팔도에서 인자 얘기꾼들이 걍 그 금땡이 천 냥짜리 탈라고 이냥 참 나래비서서 올라가네.

   서울로.

   그냥 이놈이 하고 나면 저놈이 허고 저놈이 허고 나면 이놈이 허고 그냥 아무리 잘 허는 잘 헌 사람도 얘기를 한 이틀 헌다치먼 볼 것도 없거든.

   새 얘기도 새 얘기.

   묵은 얘 묵은 얘기 뒤덮어 헐라면 몰라도 없단 말이여.

   근디 전부 다 구경을 허고 팔도 얘기를 거즘 다 들었어.

   인자 근디 경상도 저 상주 사는 사람 하나가 넘의집 머슴만 살고 머리가 뇔짱하니 쫑쫑 따간 한 설흔살 먹은 총각뇜이 그걸 그 소리를 들었어.

   ?? 이거 내가 가서 하여간 금댕이 그 놈 타야겄다??그래 올라갔어.

   그 대감님 전에 가서,

   “여어으.

   여그 얘기 좋아하는 대감댁이시요¿”

   “응음, 그런다.

   너 어디서 왔냐¿”

   “, 경상도 상주에서 왔십니다.”

   “그러 들어오니라.”

   들어와서 떡 즈녘밥을 믹여 놓고는 인제,

   “그에, 니가 얘기를 잘 허냐¿”

   “, 헐만큼 허지요.

   거 대감님 듣기싫게만 헌다치먼 금 저놈 아, 주지요¿”

   “, 주기.”

   “그러면 지가 얘기 한 마디 하겄읍니다.

   옛날에 우리나라 삼천리 강토에 쥐가 한 마리도 없었읍니다.”

   “, 그래.

   한 마리 쥐가 없었어.”

   “.

   없었지요.”

   “그럼 그 쥐가 어이선 생겼다냐¿”

   “그 쥐가 애초에 어 대국서 이리 건너 왔읍니다.

   쥐가 건너 올 적에 뭔 수가 있냐먼은 사람겉으면 배를 이어서 배를 타고 건너 오겄지만 건 짐생이라 사람을 보먼 도망을 가는 짐생이라, 배를 못 타고 저그들찌리
   배를 지어서 건너오는디, 어째 건너 오느냐 헐 것 겉으면 수수천만 마리가 의주 압록강가에 모여 가지고 어채 건너 가느냐, 여기서 대국 천자님이 매호당 한 마리씩 배급을 주라고 했는디.

   우리가 가서 매호당에 한 장우섞 들어가 살으야 할 팜, 어걸 어채 걸어 가느냐! 큰 쥐가 있다가, ?삾뺐?배 노릿을 헐테니까 내가 휘어서 건너 갈라니 니가 내 꽁지를 물어라.

   고담부터선 고담에 쥐는 고담에 꼬리를 물고 그래라.??그래갖고 인제 큰 쥐가 앞에 섰읍니다.”

   “그렇지야.”

   “그 다음 쥐는 또 뒤 그 큰 쥐 꼬리를 물었읍니다.”

   “그렇지.”

   “또 그 다음 쥐는 그 다음 쥐 꼬리를 또 물었읍니다.[일동웃음]

   그서 인제 응 압록강을 건너 옵니다.”

   “그렇지.”

   “인게 인자 참 빨리게 건너 와야지 잘못 건너 오면 쥐가 오다가 빠져 죽으라오. 근게 잘 들으시오.”

   “오냐, 잘 해라.”

   “[노래소리로] 그 쥐 뒤 꼬리는 그 쥐 뒤가 또 그 꼬리를 물고, 그 다음 쥐는 그 다음 쥐 꼬리를 물고, 또 그 쥐가 그 쥐 꼬리를 물고, 또 그 다음 쥐 그 쥐 꼬리를 물고, 연달아 물고 건너 온다.

   그 다음 쥐는 그 다음 쥐 꼬리를 물고 [청중웃음] 그 쥐가 또 그 쥐 꼬리를 물고, 그 쥐가 또 그 쥐꼬리를 물고, 그 쥐가 또 그 쥐 꼬리를 물고, 그 쥐가 그 쥐 꼬리를 물고.”

   “, 야아! 어치코 그러코 얘기를 허냐¿”[일동: 웃음]

   “, 가만있쇼.

   쥐가 다 건너 와야 다른 얘기 허라지오.

   여그서 중단허면 쥐가 다 빠져 죽으라오.

   [노래 소리로] 그 쥐가 또 그 쥐 꼬리를 물고, 그 쥐가 그 쥐 또 물고, 또 그 쥐가 그 쥐 꼬리를 물고, 그 쥐가 그 쥐 꼬리를 또 물고, 또 다음 쥐는 다음 쥐 꼬리를 물고.”


   앗따 이놈의 것 막.

   “야아, 다른 얘기 읎냐¿”

   “아 암말도 마쇼.

   쥐가 다 건너와야 다른 얘기, 또 그 쥐가 그 쥐 꼬리를 물고, 그 쥐가 그 쥐 꼬리를 물고 또 다음 쥐는 그 다음 쥐 꼬리를 또 물고, 또 물고, 또 물고, 또 물고, 또 물고, 또 물고, 또 다음 쥐가 다음 쥐 꼬리를 물고 슬슬 건너 온다.

   다음 쥐 꼬리를 또 물고.”

   “, 야아 어치게 얘기를 그렇게 허냐¿”[일동웃음]

   “가만 있쇼.

   쥐가 다 건네 와야 다른 얘기 하꺼 아니요.[청중폭소]

   아, 여어 저 건네러 매호당에 두 마르썩 한잠을 지우드래도 수수 억만 마리 아니요.

   근께 그 쥐가 다 건너와야만이 다른 얘기를 끄내지 안 돼요.

   이 빠져 죽은게 [청중웃음] [노래 하듯이] 또 그 쥐가 그 쥐 꼬리를 물고, 그 쥐가 그 쥐 꼬리를 물고, 그 쥐가 꼬리를 물고.”

   얘기를 재미진 얘기를 헐 것 같으면은 잼이 안 오고 잼이 되껴로 그 정신으로 드 듣는디, 아 이놈의 건 자꾸 그 소리 또 한게, 아이 딛기 싫어 환장허겄네.

   인자 귀는 아프고, 이 자식이 인자 딛기 싫단 소리를 들을라고, 딛기 싫다는 소리를 들어야 금땡이를 주게 생겼단 말이여

   [청중웃음]

   그른께 애초에,

   “나 딛기 싫도록 얘기 한 사람은 금땡이를 준다.”그랬거든.

   이뇜이 그걸 알고 인자 그렇게 얘길 근본을 내 논거여.

   “[노래 하듯이] 그 쥐가 그 쥐 꼬리를 또 물고, 또 그 쥐가 그 쥐 꼬리를 또 물고.”

   아 이그 잠이 와 죽겄어 인제.

   여러 날 저녁으 드륵 잠을 인제 열두시 지내서 자고 그랬는디 아 이거 잠도 못 자고.

   그 전날 사람들은 시간이 되면 자고 그 얘기를 하고 그랬는디, 아 이녀석은 자던 못 자게 해 갖고는 그양 수 많이 건너 온다고 그러니, 아 이런 딱사가 있는가¿

   죽겄어 잠은 오고, 딛기는 싫고, 잠은 오고 어쩌.

   “[노래 하듯이] 아 그 쥐가 그 쥐 꼬리를 물고 그 쥐가 그 쥐 꼬리를 물.”

   귀에다 바짝대고 귀창이 통통 터지게 그냥 [일동웃음] 막 들이 고성낭독(高聲郎讀)을 허고,

   “[노래 하듯이] 그 쥐가 아하 그 쥐 꼬리를 물고, 아 또 그 쥐가 아하 또 그 쥐 또 꼬리를 또 물고 헛!”

   [웃으면서] 막 청을 내고 헌게 아, 날이 희미허게 새네.

   아이 희미 새도록 그 지랄헌게, 가만 있어 본게 이 자슥이 날 새도록 했어도 그 날도 점드록 하게 생겼어.

   그 날 점드록.

   다른 것 보담도 그날 밤토록 밤으도 또 그 소리 하게 생겼어.[청중웃음]

   아, 이건 뭐 줄곧 이걸 허게 생겼다 이거여.

   이거 이거 이런 웬수가 없지.

   아 금을 그놈을 주자니 아깝고, 여 환장할 일이여.

   “야 그만하고 다른 얘기좀.”

   “[노래 하듯이] 어 그 쥐가 또 그 쥐 꼬리를 또 물고, 그 쥐가 그 쥐 꼬리를 물고.”

   청을 내갖고,

   “어허 그 쥐가 그 쥐 꼬리를 물고 어 꽥.”

   “! 이 오살놈의 새끼야 가지 가거라.

   좃 같은 [웃으면서] 시발놈이 금 처먹은 놈이 따로 있던간만.[일동폭소]

   너 이 새끼야! 내가 금을 안 주먼 내가 말라 죽겄다.

   가져 가라.”[일동박장대소]

   그래 그 놈 갖고서 장개도 들고.

- ??-

 

제보자-서보익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6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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