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운 친구
[태인면 설화 66]
그전에 인자 어느 한 부락에 재산도 넉넉허고 자익(자식)들도 많이 길렀는데, 그 중에 아들 하나가 돌아 댕김서 돈만 쓰고 댕겨.
술타령이나 허고 친구사구고, 돌아 댕기고, 가사도 돌보지 않고, 이러구 돌아 댕기는데 자식이 하나가 있어요.
그래서 하루는 그 아들을 불러다 놓고,
“네가 지금 돌아 댕기면서 친구를 많이 사겼다고 허고, 술도 많이 먹고, 돈도 많이 쓰고 댕긴 모양인데, 네가 네 친구를 사군 친구와 내가 사군 친구와 한 번 대결을 해보자.”
이런 말을 혔다는 거요.
근게 자기 아들 말이,
“그럽시다.”
그런게 자기 부모가 그걸 한 번 시험하기 위해서 하루는 돼야지를 큼직헌 놈을 잡어다가 딱허니 인자 거석 거석으로서 이제 딱 싸 놨어.
그래가지고 제 아들을 불렀어.
“야, 내가 실수를 혀가지고 살인을 했어.
지금 그리서 꺼적대기로 덮어 놨어.
덮어 놨으니 네가 이걸 감쪽같이 좀 치워 줘야겄다.
니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좀 치워 줘야 쓰겄다.”
이런 얘기를 허니까, 이놈이,
“못헌다.”그런 얘기여.
“그래.”그래가지고서 인자,
“네가 그 동안에 친구를 사귄다고 하는데, 내가 친구 사귄 친구를 좀 봐라.”이 말이여.
자그들 노인들 친구들을 불러가지고,
“자네들 내가 저 실수를 해 가지고 살인을 해서 지금 현재 있어.
자네들이 감쪽같이 좀 치워 주소.”
“그건 해야지.”[조사자:아이고.]혀 가지고 감쪽같이 치우고 달라드는데, 떡 열고 보닌게 돼야지여.
그래가지고 자기 자식보고,
“야 이놈, 너 이놈 친구 사구고, 술먹고 허더니 세상에 헛바램이여.
네가 친구가 어디가 있냐?”이 말이여.
“네 친구가 천명이라도 내 친구 한 명만 못허다.”
이런 얘기가 과거에 있었어.
- 끝 -
제보자-윤길영|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일1985-04-18|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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