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 살림을 일으킨 며느리
[태인면 설화 40]
한 사람이 사는디 거기도 가난혀.
가난흐디 가난흔디, 에 좌우간 아 근게 포도시(겨우) 농사를 지먼은 일년에 양식이 뽀상히여.
가난으니 뭐 누구 들어갈 꺼 없고, 받을 것도 없고 그려.
그 인자 며누리를 인자 안 얻어?
며누리 들어 올라는디….
어 일년을 지내 보더만은1) 양석이 일…, 농사지먼 포도시 일년을 먹고 만단 말이여.
아 근게,
“에, 명년부텀은 전부 우리 논에다가 다랜 나락을 말고 찻나락을 허시요.”
긍에 차나락을 싹 심었어.
어 심어서 어 근게 그 차나랙을 농사 지갖고 차나랙 밥을 일년을 먹은게, 나락이 밀쳐.
거 차나랙이 얼매 못 먹는 뱁인게벼.
[청중:암만.] 밀쳐.
그 뒤에 인자 그 며느리가,
“인자 오늘부텀은 전부 집안식구가 말이여 이 에, 좌우간 우리가 농사 이것 져 갖고 이시건게 이리 들에 나가먼 개똥을 줍는대로 줏어다가 모, 모아게라오.”
그양 개똥을 얼매를 줏어.
몇해를 그양 산떵이같이 개똥을 집에다 모아 놨단 말이여.
아, 유지(이웃)사람이 가만본게 저 사람이 농사도 쬐께 짓고 그런디 개똥이 저렇게 많여.
그런게 말여 이 놈을 좀 주먼은 엉, 괜찮을 거거든?
“우리 논 몇 마지기 에 거시기 헐라냐?”고.
“아, 주먼 허지야.”고.
아, 그 논 그양 몇 마지를 더 여남 마지기를 준게 그 놈 얻어갖고 그 개똥을 그양 논에다가 그양 허치고 농사를 진게 잘 될 것 아니여?
잘 돼
서 연히 살림이 늘어 가는디, 인자 그런게 자기 농사짓고 그 놈허고 이렇게고 저렇게고 헌게 살림이 늘어서 앨로(오히려) 그 동네에 요 말을 듣고 살았드래요.
그런가 사람이라는 것이 이걘이 충분한 사램이 내 집에 들어오면 그 가정이 늘가고, 이걘이 못씰 것, 거 곰의 사람이 그 집 구석으 들어오면 망한다고 말이여.[조사자:그러죠.]
좌우단가 아 그 연구와 모든 계산이 빨른 사람이 들어오면 괜찮다 그 말이여.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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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며느리가'란 말이 생략되어 있음.
제보자-손병준|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6|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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