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편 구비전승(삶의 이야기)/설화(說話)

죽어 구렁이가 된 여인의 한

증보 태인지 2018. 3. 29. 11:12

죽어 구렁이가 된 여인의 한

 

 

[태인면 설화 23]

그전에 하님이라고 있었어.

하님이 서울로 과거를 갔어.

참 서울 가다가 어디서 주막 만나믄 저물먼 자고 안가? [조사자:, 그러지요.]

하루저
녁으 주막으 들러 잔 것이 홀어마니던개버.

어떻게 그 여자허고 부부가 되얐어.

그리고 서울을 올라갔어.

서울 올라간게 그 여자가,

서울 올라 가시면 말여 과거는 꼭 헐 것인게 말여 감서 나를 찾어갖고 데리꼬 가시오.”

오냐 그러마.”

약속허고 가서 서울가 과거를 힜어.

했는디 여그로 말헐 것 같으머는 저 원평 찜 오다가 잼이 들었어.

잼이 들어서 기양 여 오십 리 쯤 그 여자가 사는디 거와서 조끔만 더오먼 내롸서 그 여자를 만나 볼턴디 잠이 들어서 내롸서 본게 거 하인들보고 물은게, 여가 어디냔게 고창이라고 그런단 말여.

고창서 그 하수인을 데리꼬 여그 올 수도 읎고 어쩔 수도 없은게 도로 기양 집으로 갔어.

'집이 가서 부모기 영화를 비고 내가 찾어 와야겄다.' 간게 아 선산에 가서 인자 성묘허고 인자 부모기 영화를 비고 근게 아버니가 돌아가깄네.

아 근게 못 오고 걍 삼년상을 걍 지내 버리고 나선게 올 여가가 있어야지.

그서 못 왔네.

그 여자는 꼭 남편이 과거를 히가지고 감서 '나를 데리꼬 갈턴디 기양 갔고나.' 그러고 걍 고놈이 걍 벵이 들어가지고 죽었어.

죽어서 걍 큰 구랭이가 되얐어.

여자가 구랭이가 되야서 구랭이가 되아가지고는 그 집을 사람이 가서 어리대들 못혀.

걍 어리댈라믄 구랭이가 나와서 걍 야단친게 쑥대밭이 되았어.

인제 삼년을 거그서 지낸 뒤에 인자 죄다 거식헌 뒤 거그를 찾어왔어.

어디를 갔던지 인자 찾어와가지고,

저그 살던 그 주막으 있던 여자는 어디 갔냐?”

아 중간이 여그 살다 죽고 죽어 버리고 그 집이 쑥대밭이 되아서 그 구랭이가 되아서 사람이 얼렁거리야 풀도 미도 못허고 거그 사람이 얼른거리덜 못헌다.”.

아 그러냐?”.

그러믄 싻군 한 몣 사도라.”

뭘라고 그러냐?”


집을 칠란다.”

그 집 치도 못헌다고 그 구랭이가 가먼 걍 막 오라를 뀌민게 이러도 저러도 못헌다.”

아 그 그건 걱정 말고 좌우간 삯군만 몣 사도라.”.

히서 삯군을 샀어.

사준게 가서 그 삯군 데리꼬 그 집안으 풀을 싹 다 미었어.

미고는 동네 가서 꺼적 하나 갖다가 얻어서 거그다 피고 촛불 밝히고 한밤중 쯤 된게 이 천장으 걍 그 집이 걍 몣해 썩어 버린게, 헐어진 이런 구녁으로 구랭이가 걍 이만한 놈이 내로도먼 저 아랫두리보톰 착착 딱 감고는 딱 폴을 비고 누웠다 그 말여.

근게 그놈이 밤새도락 그러고 누웠은게 전딜 것여.

근게 정설을 힜어.

어 너허고 나허고 의맹히갖고서 말연이 네 몸은 차고 내 몸은 더운디 니가 이렇게 나를 감고 있은게 내가 죽을 지경이니 이 어쩔래?”

헌게 기양 사르르르 풀어 주어.

풀어 준디 근게 이얘기를 다 힜어.

내가 이만저만히서 말여, 너한티를 그때 너를 데리꼬 갈 챔인디 노중으 잼이 들었어.

너 깜박 잊어 버리고 저 아래까장 내려갖다가 도로 여그로 올 수가 없어서 집이 가서 어 부모기 영화를 비고 선산 성묘허고 올라는 것이 아버니가 돌아가셨어.

그리서 너한티 못 오고 그 삼 년을 치고 오니라고 그맀다,”

헌게 그저는 탁 허드만 다시 이쁜 각시가 되아.

각시가 되드만,

내가 말여이 니가 여그를 안 왔으먼 너그 집을 걍 멸망을 시길락 힜어.

그맀는디 그맀은게 그런다.

앞으로 내가 이 꼭 너를 따러댕일 것인게 말여.

니가 잘 해 도라.”

그러고는 재주 한 번 뭐라고 할딱 넘은게 뼈만 옴스래이 남는단 말여.

근게 그 뼈를 줏어갖고 와서 집이 와서 인자 장례 모셔주고 인자 그런디 글 안히먼 꼭 귀신이 따러댕겨.

따러댕임서 뭔 일 있으믄 갈쳐 줘.

갈쳐 준게 실패가 없어.

꼭 그 따러댕임서 그런게 남으 공을 안잊으.

근게 그 사람이 여자허고 하릿 저녁 잠잔 것 그까짓 것 걍 잊어 버리고 말어 버맀
으머는 저그 집은 절묘여.

근디 하릿저녁 자고라도 은연을 맺어논 걸 그 공을 안 잊으 그 은혜를 안잊은게 말여, 살어가지고 낭중으 아 그 귀신이 따러다님서 일러준게 실패가 없단게 그 후로는.

그러딧기 그런 일이 있어.

- -

 

 

제보자-손병준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6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