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혈과 여우혈 집터로 부자된 최진사
[태인면 설화 29]
최진사가 옛날에 최진사 집안이 가난했어.
가난했는디 경주 그 우에 가먼 반월산 밑에서 나무장사 해먹고 살아.
그 하루는 나무를 해다가 장에 가서 팔고 어 식량을 좀 팔어다 놓고 그래 인자 또 땔 놈을 까시낭구조차
해서 짊어지고 오는데 거 냇갈이 있거든.
냇갈에 외나무 다리가 있는디 외나무 다리로 인제 짐을 지고 무겁게 온다 이말여.
오는디 그 건네서는 또 대사가 중이 말여, 바낭을 짊어지고 여그서 건너와.
그래 건너가고 건너오는디 한가운데 가서 딱 맞대쳐 버맀네.
이렇게 그 짐지고 오는 분이 본게 그 노장스님이 버선신발을 허고 옷을 깨깟이 입고서 그리 건너온단 말여.
게 마주보고 오는디.
그리서 그때 법적으로 말헐 것 같으먼 그 스님이 내리서야 된다 이겨여.
산중에는 산밖에는 중이요 문밖에는 곡이다고, 그 인간세상에 나와서는 저 한대받고 살았어.
아무리 도사래도 그래.
근디 그 이분은 자비한 마음으로 그 스님 좋게 가라고 자기가 내려서 물 속으로 내려서 걸어서 인제 자기집을 왔어.
그 스님이 인자 가다가선 본게, 세상에 저렇게 고마울 분이 처음 봤다 이거여.
'세상에 저렇게 맘 좋은 분이 어디가 있겄냐?' 그리서 인자 뒤를 따러서 갔어.
그 인자 뒤따러 간게 이사람은 지고와서 나무를 그렇게 부려 버리고서는 돌아선게 아 그 물가에서 보든 그 스님이 거그 와서 섰거든.
“아이고 아까 그 저 외나무 다리서 만난 스님 아니쇼?”
“예 그렇소.”
“아 그 어쩐 일로 이렇게 우리 집이를 오셨읍니까?”
“내가 가다가 생각히본게 날은 저물고 댁에서 하릿저녁 자고 가고 싶어서 왔소.”
“아이고 그러시야.”고.
“우리 안식구보고 물어보리다.”
즈 안식구한티 물어본게 방이 단 방여.
애들이 서넛되고 방이 단 방인디, 자기가 곤란허게 생였단 말여.
근디 자고 간다고 그려.
그 인저 그 도사님은 뭔 수가 있냐믄 생각이 있어서 들어왔어.
그 마느래보고 이얘기 허니깐.
“아이고 그러라고 허쇼.
우리 먹는 대로 대접허고 나는 동네 가서 홀어
머니 집에 가서 자믄 안 쓰겄소?”
그렇게 인자 승낙을 얻어갖고 안 들어갔어.
들어가서 아랫목에 앉히놓고 저녁밥을 저녁을 먹는디 시래기죽여.
다섯 식구가 사는디 나무해다가 팔어도 밥을 못 먹고 살고 시래기죽을 끓여먹고 살어.
아침에는 보도시 밥을 좀 시래기밥을 해먹고 저녁으 시래기죽을 해먹고 이러고 사는디 곤란허게 살지.
그 마느래는 인자 자로 가고 거그서 인자 애들 데리고 인자 스님 아랫묵으다 재우고 자다가 인자 새복쯤 인나서 쥔보고 묻기를 노장님이 묻기를,
“당신 소원이 뭐요?”
“아이고 내가 뭔 소원이 있겄소만 이렇게 못산게 나무장사해서 살고 이렇게 죽배끼 못 먹은게 그저 뱁이나 먹는게 소원이요.”
“그럴 것이라고.
새복에 날 따러가자.”고.
데리꼬 저 산이로 가서는.
“여그다 메를 쓰먼 삼년 만이믄 백석을 받는다.”고.
이런 명당은 참말로 기맥힌 명당 삼년만이 백석을 받는다고 혀.
“여그다 집을 짓고 살어라.
그러믄 삼년 만에 여그서 백석을 받은게 백석 받은 후에는 내가 또 다시 와서 집터를 하나 일러줄 것인게 그쯤 알고 [조사자:묘자리가 아닌 집터?] 여그는 삼년 이상은 못산다.
여가 연자혈(燕子穴)이라 말여.
제비혈 제비가 석달이믄 새끼쳐갖고 안 나가버린가? [조사자:그러죠.]
그런게 여그 어 삼년배끼 못살어.
그 내가 삼년 후에 여그를 한 번 올 것인게 그때꺼징 살으라고 잘 살것이라고.”
그러고 갈려버맀어.
인제 기 이튿날 부텀 두 내오간에 가서 인자 집터를 다듬네.
집터를 다듬어 인자 그 안동네 동네가 백여 호 되는디 동네 사람이 거 지내다가 보고는,
“아이 뭣헐라고 여그를 허냐?”고.
내가 여기다 집을 하나 질라고 다듬는다구.
“아 그러냐?”고.
“그러믄 내가도 할 말 있다.”
고.
동네 가서 이장보고 말했어.
“아무개가 그 그 최씨 그분이 맘씨가 참 좋은 분이 아닌가?
근디 그 아무디다 터를 닦고 집을 진다고 허니 우리가 좀 보충 좀 해 주세.”
저 그 목수가 싯이 살어.
그 동네 가서 토수가 한 댓명 살고.
그런게 이사람들, 동네사람들, 서까래 비어온 놈, 지둥 비어온 놈, 뭐 중방거리 가조는 놈, 아 이사람들이 전부 해갖고 와서는 걍 아 메칠 안 돼서 걍 집을 잘 지었단 말여.
그리갖고 이 식구들이 이사히갖고 사는디, 아 뭐 경주사람이 올라 와갖고는,
“아 그 집 잘 지었다.”고 말야.
“여 좋다고 거 농사 좀 질라냐?”고.
“농사질래야 논이 읎다.”고.
“이 앞에 전부 우리 논인게 지라.”고.
아 이놈으 것 느닷없는 복이 막 쏟아지네 그려.
아 또 한사람이 와서,
“뭣 장사 좀 헐라냐?”
“장사헐라야 돈이 있냐?”고.
“내가 돈 주께 장사허라.”고.
농사 지어, 장사해.
아 이래갖고 걍 삼년내오 딴에 부자돼서 백석을 받어.
그 백석을 받어서 떡 후에 참 스님이 왔단 말여.
핫단 인사를 극진허게 허고 방으로 모시고, 그전이는 꺼적자리도 아니고, 이 좋은 장판 놓고, 종오 장판 지름 번질번질나게 히서 재왔어.
“여그는 인제 운이 다 갔다.
허니깐 저건네 저그다 인자 그건 여우혈이다.
저그는 멧 수천년 수백년 그 아주 참 생활진게 거그다 집을 지라.”고.
“근디 거그 집을 짓고 사는데 십년 냉기기가 어렵다.
십년을 냉기기가 어려우니 개를 많이 키워라.”그랬어.
그리고, 저 떠나버맀지.
그때는 인자 돈이 많으니깐 역군을 대
서 막 집터를 다듬는디 바우가 이렇게 있어.
큰 바우가 이렇게 있는디, 이 밑에 가서 여우굴이 있어.
그놈을 막 그냥 흙으로 밀어서 그냥 묻어서 여우 명당으다 집을 지어.
여우란 놈은, 인자 나가버맀지.
여우가 이놈 나가가지고 저 산중턱으 굴 파고 삼서 '고놈의 새끼가 말야 우리를 쫓아내고 거그다 터를 닦고 집을 지었으니 우리가 여그서 도를 닦아갖고 우리가 통령을 해고 그놈 식구를 전부 다 물어 죽여 버리자.' 두 내오간 여우가 도를 닦고 있어.
게 이사람은 걍 그리 인자 집을 짓고 가서는 하 멧년 멧호(每年買土)를 허고 걍 아들 난 놈 글 갈쳐서 걍 가먼 진사 벼슬허고 구대 진사여, 거가.
그래 사는디 십년이 에 됐단 말여.
개를 몽씬 키웠어.
수백마리 키웠어.
근게 새끼가 새끼를 낳고, 새끼가 새끼를 낳고, 하나 안 잡어먹고 팔도 않고, 이놈을 키운게 이렇게 불트래여.
근데 삼년 전에 개 한 마리가 났는데 삼족구가 났어.
새캄헌 놈으, 털이 새카맣고, 근디 눈이 눈도 새까맣고, 그런 것이 삼족구여, 앞발은 둘이고, 뒷발은 하나고 삼족구가 났어.
그 참 이상허다.
그놈을 사랑해서, 깡총깡총 뛰논게 이쁘고 그놈을 사랑해서 키웠어.
개를 수백마리를 십년 채기가 어렵다고 했는디, 오늘 저녁이 십년 마지막 가는 섣달 그믐날여, 낼은 인제 새로 초하룻날이고, 아 근데 그날 저녁으는 개가 남산을 대고 짖는디, 천지가 뒤집어져.
그냥, 수백마리가 대고 남산만 대고 짖는디 남산을 본께 불이 써졌어.
여우 눈깔이가 불 두마리가 썼는디, 시방 여 택시 그 전깃불만 허던갑데.
게 써갖고 거그 그 불을 비친게 개가 그걸 보고 여수 불을 보고 게 짖었단 말여.
게 무서워서 식구는 전부 피난을 보내고, 그집 머심 하나허고, 쥔 하나 배끼 없어.
머심은 사랑으로 자고 쥔 하나 배끼 없는디 문을 딱 걸어잠그고는 그래 있은게, 잠이 오는가 못 자고 인제 뜬 눈으로 새우지.
아 개가 짖더마는 막 바깥마당으 가서 개하고 여우허고 싸우는디, 아우성을 치고 걍 죽는 소리가 나고 그냥 굥장해.
밤새도록 싸워.
아 여우 두 마리가 수백마리 개를 다 물어 죽여버맀어.
그놈으 것 무선
짐승이여.
그것 뭣 다 물어 죽였어.
그 삼족구란 건 초저녁에 히서 저 여창호 이렇게 주머니 있쟎은가.
옛날 양반들 입는 것, 그 속으로 쏙 들어 가서 가만히 딸싹 안허고 가만히 있거든.
근디 그 개를 백여 마리를 다물어 쥑였어, 여우 두 마리가.
근디 인자 숫놈은 원간 문게, 숫놈은 죽어 버맀어.
암놈 하나가 살았어.
암놈 하나가 살았는디, 암놈 이놈이 쥔을 죽일라커선 문을 차고 들와.
문을 걍 이놈이 도를 통한 놈이라 십년 공부를 한 놈이라 그냥 문을 탁찬게 문이 홱 날라가 버리네.
그리고 막 아우성을 치고 들오는디 요놈이 빠그작 빠그작 쏙 나오더만 그 여우가 들온게 맥동이 가서 칵 물어버려, 산 맥을.
여우 맥을.
그런게 이놈이 아우성을 치고서 마당으가 떨어지네.
몸부림을 혀, 암여우가.
으떻게 되게 물었던가 죽어버맀어, 여우가.
여우도 죽어버리고 이 삼족구도 죽어버맀어.
그래가지고 인자 개가 배깥마당에 늘비허게 죽어자빠졌는디 농군을 대갖고 부자고 헌께 전부 개를 다 묻었어.
다 묻고는 개 비를 세웠어.
그래 개무덤이 최진사.
그 그렇게 으 그런 덕을 베풀어가지고 그런 명당을 썼어.
그것도 덕이거든.
넘을 좋게 해 주는 것이 덕여.
게 시방도 시방도 자손이 살고 있쟎아.
시방은 그때만 못허지만 시방도 인심을 원칸 얻은 집안이라 모다 부자로 살어.
- 끝 -
제보자-서보익|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6|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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