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져 있는 복
[태인면 설화 79]
일로치먼 저짝 음지, 양지통, 음지통 사는디, 한 분네가 아들 오형제나 두고 살어도 기맥히게 산다 그 말이여.
그러고 저짝 동네는 참 많이 받고 사는디.
이 아들 오형제 중의 뭣이냐먼 막둥이 놈이 좀 영리혀.
그런게 이놈이 뭣이냐 허먼 배깥이 갔다 나오먼 독을 한 댕이씩 갖다 놓고 갖다 놓고
문아크다 이렇고 독을 싸 놨다 그 말이지.
얼마큼 싸 놨던지 간에 싸 놓고 있는디 건네 부재(부자)가 아, 저 동네를 쳐다 보먼 그 사람 기 뭣이냐 허먼 가난허게 산 사람 집 문아크서 아 김(금)이 논다 그 말이지.
'하, 이거 참 기막히구나.
저 어떤 일인고' 그거를 조사히 본게, 아 문아크다가 독을 흠씬 싸 놓고 있다 그 말이여.
근디 걍 보먼 거그서 김이 놀아.
아 이런게 그것이 홍탐이 되갖고는 불렀다 그 말이지.
부른게 그 지그 아부지던지, 그 즈 성들은 모르고는,
“우리 작은 놈이 끝에 놈이 에, 독을 갖다 논 것이지 우리는 모르는 것이다.”
그런게 작은 놈을 데려 갔다 그 말이지.
“니가 독을 메서 그렸다니 그 독허고 우리 곳간허고 곳간 나락하고 좀 바꾸먼 어뚷겄냐?”고.
“아, 바꾸자먼 좋지요.”
아, 그렇게 주 혀서 인제 허는디,
“그먼 아, 독부텀 가지 간다.”그 말이지.
독부텀 가지 간 것이 아니라,
“그러먼 참, 당신댁의 노족보텀 가즈먼 주겄입니다.”
“그럼 그리라.”고.
우그 한 섬은 딱 내리 놓고 밑에치를 다 준다 이 말이여.
아 그런게, 다 갖다놓고,
“독을 가져가시오.
저도 웃댕이 하나만 딱 내려 놓고 다 가져가 뻔지라.”
아, 이놈 갖다놓고 보닌게 금이 안 돌아오고 돌은 놀고 있어.
그런게 그것이 역시 분지벽(복)이 있어갖고 다 그런 것이지 다른 것이 아니라 그 말이여.
- 끝 -
제보자-허창국|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8|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제9편 구비전승(삶의 이야기) > 설화(說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승 양아들이 된 나무꾼 (0) | 2018.03.29 |
---|---|
정조지켜 부인 얻은 선비 (0) | 2018.03.29 |
제비혈과 여우혈 집터로 부자된 최진사 (0) | 2018.03.29 |
조카의 역적 모의를 방지한 토정 (0) | 2018.03.29 |
죽어 구렁이가 된 여인의 한 (0) | 2018.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