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적 이칠성과 이팔구월이
[태인면 설화 11]
옛날에 도독질 잘 허는 사람이 있어.
잘 허는 사람이 뭐냐먼 성을 이가고 이름은 칠생(칠성,七星)이여.
잘 허는 사람이 있는디, 그 도독놈 잡는 포구, [말을 바꾸어서] 포도대장이 형사, 이 시방은 형사대장이여.
아 이놈으 도독질을 잘 허는디 걍 잡을 수가, 어처게 날라 다닌지.
그래가지고 그놈을 디리다가,
“니가 도둑질을 잘 하느냐!”
“예, 과연 잘 합니다.”
“그먼 잘 허먼, 나 우리 두 내오간이 깔고 자는 요, 너 빼갈 수가 있느냐?”
“아고, 빼갈 수 있지요?”
아이, 둘이 깔고 자는 요를 어떻게 빼가느냐 말이여?
“그러면, 내가 깔고 잘 것이니 언제 빼갈래?”
“내일 저녁으 내가 빼가죠.”
“그려라.”
그날 저녁으 인자 두 내오간에가 딱 둔너서는(드러누워서는) 요종(요동, 搖動)을 흐고 도란도란 얘기를 밤에 안즈 잠을 안자.
도둑놈이 그 빼갈깸이.
또 그 이튿날 저녁 또 잠을 안 잤어.
도둑놈이 와 빼갈까봐.
그러고는 또 안 잤어.
사흘저녁 안 잤거든.
나흘만에 이뇜이 떠억 간게 이 두 내오간이 말이여, 사흘밤을 안 잤으니 얼매나 잼이 오겄냐 말이야.
냥 시상 모리고 자지.
근게 둘이 짜란히 잔디, 속 새에 딱 들아갖고는 요리 밍기 작 저리 밍기작 헌게, 잠결에 밀려나가.
요 요리 밀려나고, 요리 밀리고 둘이 다 땅바닥에 나가 버려.
아이, 홀랑 걷어갖고 가 부렸어.
아, 자고 나서 본게, 아이구 읎네.
“아, 이놈 참 재주 용하다!”
그래서 인제 포도대쟁이,
“너 삼남 일대 댕김서 말이여, 니 맘디루 히 먹으라.
도둑질 히 먹으라.
글고 사람 살인흐지 마라!”
“내 본래 살인한 사람 아니요.”
그 사람이 뭐냐먼 활빈당이여.
나가서 인자 도둑질 해다가선 읎는 사람 믹여살려.
배고픈 사람. [조사자:그러면 홍길동이허고 비슷허네.]
옷 없는 사람 옷도 해주고, 돈 없는 사람 돈도 주고.
그래서 인자 활빈당으로 댕기는디, 하 삼남을 다 참 부재집은 부재집은 다 떨어 묵었어.
근디 저 해남
가서 말이여, 해남 옥천면이 있는디,
옥천면 윤진사네 집을 못 떨어 먹었어.
어치게 못 떨어 먹었냐.
아 요렇게 보따리를 대 놓고는 높이 원장을 높에고 저녁 이게 해 넘어 갈만 허면 그냥 문을 꽉 잠과 버리고서는 안에서는.
근게 그때는 뭐 나는 새나 기는 쥐나 들어갈까 사람은 비까1) 못헌단 말이여.
아, 그러 이놈의 그걸 못 떨어 먹었어.
“아이고 못 떨어 먹은게 서울이나 가야겄다.”
서울로 인제 올러 온 판이여.
나주에 저, 저 [말을 바꾸어서] 평양서 올러 온 판인디, 또 북쪽 이북은 말이야, 이팔구월이가 있어.
성은 이가고 이름은 팔구월이여. [일동:웃음]
팔구월이가 있는디, 그놈이 또 도둑질을 기가 맥히게 잘혀.
응. '에이, 이팔구월이를 한 번 만나 봐야겄다. 심심헌게.'이칠성이는.
이팔구월이는 '에, 이칠성이나 한 번 만나 봐야 겄다.
지 재주가 좋은가, 내 재주가 존가, 한 번 만나 봐야겄다.' 허고는 오는 판이여.
이런 판인디, 뭔 수가 있냐먼 저 나주 있잖아?
나주 그전 냇갈물을 저 외나무 다리를 놨어.
시방은 아주 좋게 놨지만은, 외나무 다리를 놨는디, 외나무 다리.
이놈은 요리 건너가고, 요놈은 요리 건너가다 딱 만났거든.
딱 만났는디 서로보고,
“당신, 이― 어디사요?
인사나 합시다.”
“예. 나는 저 북쪽 사요.”
“예. 난 난 나는 남선 사요.”
“누구쇼?”
“나는 이칠성이요.”
“예. 나는 이팔구월이요.”
“그려.
응 잘 만났다.”
이팔구월이 이칠성이 서로 만났은게,
“우리 같은 장이 질이(끼리) 만났은게 도둑질하러 가자.
내가 삼남 일대다 떨어 보건데, 옥천면 윤진사 집을 못 떨어 먹었어.
그런게 윤진사네
집을 못 떨어 먹은게 니가 그 떨어 먹을 수 있냐?”
“그나 저나 가자.”이팔구월이가,
“가자.”이칠성이허고 갔어.
가 갖고는 인제 정지에 그 수채 구녁 있잖어?
거가 수채 구넉 이렇게 있는디, 거그를 빼빌 빼빌으 사람 하나 들어갈 만큼, 초저녁에 인제 헤 헤치고는 이칠성이보고 들어가라고 그랬어 이팔구월이가,
“니가 들어가서 어 전부 비단이고 뭣이고 돈이고 끄집어 내오니라.”
그러닌게 이칠성이가 요 들어갔지.
들어가서 명지베거튼 거 뭐 중국에서 나온 공단거튼 거 뭐 전부 훔쳐갖고는 그 구녁으로 차꾸 내 보녀.
그러니 이팔구월이는 받아서 이렇게 쟁여.
그 다 해서 내 보내고,
“야, 나도 인제 나갈란게 그쯤 알아라.
나가 나갈란게 좀 잡아도라.”
“그래 나오니라.”
뭔 수가 있냐 허먼은 지혜가 있어 도둑놈이.
작대기 하나 가지고 어서 무신 헝겊을 뒬뒬 혀서 사람 대그박(머리)맹이로 감아 갖고는 그놈을 푹내.
사람 나간 것 맹이로 내민게 큰 독으로다 '철컹'놔 버리거든?
사람이 나갔이먼 대그박 바사져서 안 죽겄는가?
도둑놈이 그렇게 지혜가 있다고… 의견이.
그래 안 죽었지.
이뇜이 놔 버린게 저 저놈 나간 나가서 저놈한테 맞아 죽겄단 말여.
저놈 뺏아 먹으려 허니 또 때려 죽이게 생겼거든?
그래서 인자 못 나가고는 '에그 이왕 왔은게 이집 구경이나 해야 겄다'고 사방 인자 구경헌게 가 원장 높여 저짝에다가 연당2)을 아게 파고, 연당으다가 별당을 딱 졌어.
거기는 윤진사 딸 혼자 이 그 있어.
몸종 하나하고. [일동:웃음]
아즉이 어드져 거글 가본게 배가 하나 있거든 저짝, 배가 저쪽에 있어.
윤진사 딸이 지녁밥 먹고 거리 배타고 건너가는 배여.
그서 그놈을 줄 있거든?
줄이 졸졸졸졸졸 배를 잡아 댕겨.
배란
놈이 쪼르륵 따라 오거든.
올라 타고 또 줄을 잡아 댕인게 그 별당을 들어갔어.
별당 구경을 인제 허고서는 문을 열고서 본게, 덜썩 큰 큰애기가 머리가 점발산3)맹이로 히갖고 머릴 재치고서는 자는디, 시방은 사람마다 그 저 빤쓰를 입지마는 그전으는 가리고쟁이 입었어.
속 빤쓰가 없고.
근게 이 쪽 보닌다치먼 환히 보여.
가탱이가.
아 그 그려갖고 쩍 벌리고 자그던.
아 이제 장개도 안 가고, 총각이지. [일동:웃음]
시퍼런 총각인디, 쩍 벌리고 자는디, 본게 아 이놈이 딴 생각을 나거든?
올라타 버렸어, 그냥.
올라타서 막 그양 희롱을 허네.
그런게 큰애기가 자다가서는 아 그일 당헌게 요렇게 시방 허리를 꼭 잡아 트는디, 작신 끊어지겄거든, 허리가.
배우에 올러 구르는 놈 허리를 이케 잡어.
그 그양 끊어지겄단 말이여.
“네 이놈!
너 이놈 니가 삼남 대적이 이칠성이 아니냐!
니가 이놈아 우리집 잉 그놈의 비단 도경을 다 훔쳐 갔이먼 되지 내 몸꺼정 훔칠 샘이여, 도둑질 허냐?”
그런게, 그러고선 좌우간 눌려서 허리가 끊어지게 생겼어.
“여보시오 애기씨님.
내 이렇게 되면 내가 죽어도 할 말은 해야 해야겄소.
당신도 글을 뱄으면 말야.
글을 하, 한자를 짝져서 쓰지 반자 씌고 말 수가 있소.”
“그러 어찌서 그러냐?”
“아 시작했은게 끝을 내야헐 것 아니요.”[일동:웃음]
그리서 끝을 짓고 놔줬어.
인지 지 멋대로 했지.
인자 그리고 나서 처녀가 일어나 허는 말이,
“당신이 말이야.
나 몸 몸을 허락을 했이니, 나를 장래 당신 귀인이 되먼 귀허게 되먼 나를 찾을라냐?”
“아 찾구 말구야고.
우리가 이케 서로 참 몸을 섞어서 합방이 됐는디 왜 안 찾겠냐고.
찾지야고.”
“그러먼 좋다.
그러나 이 하시고 있지 말고 서울로 올라 가라 말이야.
올라가서 잘만 되먼은 나를 나를 부르먼 내가 올라가마.
그러고 오리 있으먼 못쓴게 나가라고 말이여.
날이 훤하게 샌께 나가라.”고.
그 담이 굉장히 높아.
그서 명지베 한 필 가지고 와서는,
“잡고 있은게 이놈을 잡고 타고 담을 타고 내려가라.”
그리 타고 내려갔어.
내려와서 인제 서울을 인제 올라갔네.
이팔구월이란 놈은 혼자 가서 팔어먹어.
혼자 돌아 댕기고, 인제 이 사람 인제 서울 올라가서 시방 도둑질허러 댕긴게, 마땡히 도둑질헐 데는 읎고, 어딜 간께 집이 큰 장이 큰디, 고리 거가 긴디, 담이 간간이 무너지고 지붕에 쇳때기가 나고, 막 묵어 자빠졌어.
이거 어떤 집이 이러는 집인고.
거가 가서 말캉 밑으로 쑥 들어가서 인제 가만 있인게,
“아이고 여보, 물 좀 떠 오소.
목말라 죽겄네.”
“아이구, 나는 안 굶었간디.
영감만 굶었소?
아이구 나도 배고파서 무(물) 뜨러 못 가.”
여복 배가 고프면 물 뜨러 못 갈까이.
정지로 물 뜨러 못가.
기운이 없어.
배가 고프 굶어갖고.
'하이구, 원 이렇게도 곤란한 집이 있는가.'하곤 '에이, 이 노인들 살려야겄다.' 도로 인지 밖으로 나가서 저리 가서 돌아댕긴게 찰떡 냄새가 나거든?
밤, 밤도 이렇게 가는디.
아 요케 넴게다 본게 그 어떤 집으서 제사 지낸다고 떡을 쪄서 인제 식히먼 지금 저 비란다 어퍼서 상 상채릴라고는 한 시루를 쪄 놨던갑데.
'에이, 이거 갖다가 선 두 노인들 살려야겄다'고, 이놈을 들고는 담을 넘어갔어.
담을 넘어가서 인제 그 집으다 갖다 말캉에다 낳고 인제 고놈 밑으가서 인제 가만 엿들은게,
“아이구, 목마른게 물 좀 떠와.”
근게 마니래가 헐 수 없이 인자 여잔게 물 뜨러 나온 판이여.
나온게 웬 찰떡 냄새가 물껑나고 그양 큰 시루에 떡이 한 시루가 있거던?
“[흥분된 소리로] 아이구 영감!
아이구 영감, 굶어서 곤란 보는 줄 알고, 하늘에서 옥황상제님이 떡 한 시루 갖다 놨네.
우리 먹으라고.”
아, 떡 말 듣더만 영감이 그냥 얼른 나와 갖고 그냥 막 막 집으, 집어 먹어 그양 배 고픈게.
그래 인제 얼매 먹다가 인제 목 마친게 물도 떠다가 먹고 그런디, 얼마 먹더니만은 기운 나던가,
“이놈 들고 들어가세.”
들고 들어가드래여.
케, 인자 가만이 생각해본게 저 노인들은 그양 두먼은 혼저 언제 굶어지도 굶어 죽겠단 말여.
그런께 내가 생전 먹고 살놈을 하나 훔쳐다 줘야겄다.
그래서 인자 크흠, 어처게 간 것이 그 옛날 영의정, 영의정이먼 아주 젤로 높은 볘슬이여.
영의정이 인제 볘실 고집4) 천(薦)이 주고, 감사도 주고, 지 멋대로 주는 영의정이 있는디, 영의정의 집을 걍 가서는 곳간을 들어간게 그떵어리가 이만헌에, 천냥금 [조사자:하이구.] 천 냥자리 금떵어리가 하나 있거든?
환해 밝은 놈, 에 이 이놈을 훔쳐갖고 아 담을 넘어와서 인제 그 집 말캉 밑으가서, [말을 바꾸어서] 말캉 우에다 이케 딱 놓고 말캉 밑에가서 엎뎌 있은게, 떡을 다 먹었어.
근게 며칠 됐지, 근게.
“하이구, 인제는 떡도 다 먹어 버리고 옥황상제님이 먼야맹이로 떡이나 한 시루 더 줬으면 쓰겠다.”
떡 타령을 허그던?
“그가 가서 물이나 좀 떠오소.”
마누라가 물 뜨러 나온게 금이 좀 누른게,
“[손뼉을 치며] 아이구 영감, 요 금떵어리 좀 보소.
하늘님이 옥황상제님이 우리 먹고 살라고 금 떵어리 갖다 줬다.”고.
그 영감하고 둘이 들고 들어갔어.
들고가서 인자 좋아라고 혀.
밤새도록 둥글고 사랑이서 잠도 안 자고 인자 글다가, 날이 샌 댐이 인제 팔로 갔어.
한 사흘 후에 팔로 갔어. [큰 소리로] 아, 그런디 인자 영의정네 집서 금떵어리 천 냥 잃었다 허고 뭐 형사, 순사, 시방으로 말흐자먼 그
전으 포졸들이 쫙 깔려서 그양 촌에 도둑놈 잡으러 댕길 판이여.
아 그런디 이, 이 영감이 갖다 떡 갖다 이케 놓고 있은게,
“너 이놈의 영감!
이 금 어디서 났냐?”
“아 그런 것이 아니라 옥황상제님이 하늘에서 내려줘서 내가 팔로 왔다.”고.
“[호통치듯] 이 자식아 이거 옥황상제가 뭐여.
개같은 놈아 이놈아!”
아, 그 탁 잡아가네.
금떵이 뺏아갖고 아, 영감 마느래를 다 잡아 갔어.
잽혀갔지.
“나라에 진상으 것을 니가 도둑질해 갔으니 너는 죽인다.
아무 날 아모시에 널 죽일 것이다.”
아, 아모 날 아모 시에 널 죽인다고 방을 써서 걸었어.
그 사방 죄(모두) 하 시골도 걸고, 사방다 방을 걸었단 말여.
아, 이칠성이가 도독질허다 돌아댕기다가 본게, 사람들이 중게중게 서서 광고를 보는디, 어떤 영감이 금을 천 냥짜리를 도독질허다 들켜서 시방 그 사람 저 아모 날 죽인다고 걍 그 광고를 보고 있거든?
'하하, 이거 내가 그 영감 마느래를 음, 살릴라고 했지 죽일라고 안 했는디, 이럴 수가 있냐 말이여.
그러니 내가 올라가서 내가 대신 죽어야지 내가 죄를 지었인게.'
그려 인자 올라가서는,
“죈 도둑놈 삼남대장 이칠성이 여그 왔읍니다.
그런게 자백을 헐라고 왔읍니다.
그런게 저를 어전으로 좀 디려 보내 주쇼.
자백 헐랍니다.”
어전에 임김한테 들여 보내라 이거여.
그려서 인제 참, 임금한티 품사5)를 히서, 도독놈이 금, 웰로(오히려) 금 웨려 훔쳐간 뇜이 왔으니 나라에 입시 좀 해 달라고니 어쩌꺼여.
“어, 들어오라고 해라.”
그러고 쓱 들어가더니 모가지 쓱 들어 가더니, 임금이 본게 대장감이 분명혀.
참, 이놈이 잘 생기고, 키도 크고, 기운게 시게 생기고,
“너 무신 연유로 그 금을 갖다가서 그 사람을 줬냐?”
“예. 제가 삼남 대직에 이칠성인데 더없이 유명한 사람, 유명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도둑으 들어갔더니만 요사하고 요사합디다.
그래서 떡을 훔쳐다 줬다가 그것이 뭐이냐 그걸 먹고 살겄어요?
그래서 생전 먹고 살라고 하나 갖다 줬읍니다.
그런데 이게 잘못 되아가지고 이래 됐소.
근게 그 영감 마느래님은 죄가 없읍니다.
내가 죄를 졌지.
내가 대신 죽일 놈이요.”
“너, 얼굴들고 대상(臺上)을 봐라.”
뚝 들어본게 참 눈이 샛별겉고 얼굴이 뭐 대초겉이 생긴 뇜이 치다보거든?
흠, 아까 말과 같이,
“니가 대장의 기상이다.
육군 도솔장6)을 해라.
병조판서 해라.”
병조판서 줬어.
병조판서 턱 돼 놓고 난께 그저 시―, 윤진사 딸 하룻밤서로 산게, [말을 바꾸어서] 잔 그 사람은 그양 데리다가선 어전에서 예맞이를 했어.
임금 앞에서. [조사자:그런게 그 처녀가 잘 아는 여자여.]
음, 그런게 대인은 대인찌리 만나는 거여.
거기서 인제 이, 어― 성년을 인제하고 참 기가 맥히게 예, 성제(성례)를 잘 했지.
그러 저 대장소에 턱 앉어서 생각히본게 천지에 '이팔구월이란 놈이 참으로 죽일 놈이그든. 내가 그렇게 좋은 물겐을 절 갖다 주었는데, 뭐래서 날 죽일라고 그거 물팍돌을 갖다가선 나를 때려 죽일라고선, 그놈을 놨는가, 이놈을 잡아 죽여야 겄다.' [조사자와 청중에게] 아무도 안그러겄다고?
저를 죽일라고 했은게, 독을 그렇게 했인게….
사방으로 방을 붙여서,
“이팔구월이란 놈 잡는 사람은 상을 준다.”
이팔구월이란 놈이 사방에 인자 도둑이 피이허게 돌아댕기다가서는 그 광고를 본게, 이칠성이가 병조판조가 됐는디,
이팔구월이를 잡아 죽일라고 시방 헌다 허거든?
'에이, 넘한테 내가 잽혀갈거 뭐 있냐. 내가 자수
를 헐란다.' 이팔구월이가 근게,
“자수 흘란다.”고 들어가서 헌게,
“들오라!”고.
병조판서 앞에 인제 이팔구월이가 꿇어서 이렇게 서있지.
“니가 이팔구월이냐?”
“이팔구월이다.”
“너 이놈!
어째서 그 윤진사 집이서 그 금은 비단을 훔치다가 너를 줬은디, 무신 웬수로 니가 나를 죽일라고 물팍돌을 그러 눈을 쳤냐?”
“아이 멍청한 이칠성아!
내가 그날 그렇지 안했으면, 니가 백년가약을 맞는 맞는 수가 있냐?
음, 백년인분을 니가 어떻게 만나겄냐?
그러기 땜에 니가 도로 들어가서 백년연분을 만냈다.
그러고 또 천지서 돌봐 가지고 그 증승, 최정승 집으며 그에 최정승을 후원하다가 용케 참 천우신조가 해서 니가 병조판서가 되지 않았냐?
병조판서 되는 건 내 덕이다.
니가 나를 죽일티먼 나를 쥑여라.
죽여 봐라.
제발!”
대강 그렇거든?
야 이거 참말로 정말로 진짜다.
쫓아가서 어 선몽7)을 인자 골라서 말여.
그런 얘기를 험서,
“베슬로는 있으먼 부대장을 해라.”
그타고 지 밑이 대장 혀라 그러고는 인지 이칠성이는 도청대장이고 부대장이고 그라갖고, 한 사람을 잘 살드라네.
도독질도 해…, 도둑질 해도 말이지 그 선하게 해서 선 있으먼 지가 후군이 널려도, 아 시방 도둑놈들은 아 한 몇만 원 봐도 사람을 죽이고, 어 테레비 들은다치먼 아 그렇게 사람을 그양, 엉 생 이― 별 죽이덧 죽이니 쓰겄어?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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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삐죽(잠깐 나타났다가 없어지는 모양)'의 뜻으로 한 말
2) 蓮堂;연꽃을 구경하기 위하여 연못가에 지은 당
3) 어떤 산(山)의 이름인 듯함.
4) '교지(敎旨)'란 뜻으로 한 말인 듯함. '교지'는 사품 이상 벼슬의 사령(辭令)·관교(官敎) 관고(官誥)·왕지(王旨)
5) '품신(稟申, 웃사람에게 여쭘)'의 뜻으로 한 말임.
6) '도성(都省)'이란 뜻으로 한 말인 듯함. '도성'은 정삼품 상서(尙書)의 벼슬로, 고려 육부(六部)의 으뜸 벼슬인데 성종(成宗) 14년(995)에 어사(御事)를 고쳐 부른 이름으로, 그 뒤에는 판서(判書) 또는 전서(典書)로 고쳤음.
7) '선무(先務, 제일 먼저 해야 할 요긴한 일)'의 뜻으로 한 말인 듯함.
제보자-서보익|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8|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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