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 이겨 부자된 게으름뱅이
[태인면 설화 43]
옛날에…, 처먹고는 그저 방구석만… 자빠졌어.
“아, 이 자식아! 다른 사람들은 들에 일도 댕기고 사내끼도 허는디, 아 너는 이 자식아 그러던 못허나 방으서 사내끼라도 꽈라.”
“짚프랙이 있어야지.”
“아 짚푸락 주먼 꼴래?”
“꼬야지.”
아, 짚프락 준게 이놈이 점드락 사내귀 꼰게 서발을 꽈놨어.[청중:많이 꽜그만.]
[조사자:어허 많이 꽜구만.] 많이 꽜지 서발 꽜은게.
서발을 꽈논게,
“야, 이놈의 자식아, 점드락 이 서발 꽜냐?
이놈 갖고가서 빌어나 처먹어라.”
“그먼 나가라먼 나가지.”
그놈을 가지고 떡허니 얼매만큼 온게, 아 옹기장사 옹기짐을 짊어지고 가다 바지기(바작)가 터졌단 말이여.
그놈 다 다 깨지게 생겼인게 어쩌.
“다, 도령 거 사내끼 그놈 나 좀 주지.”
“이거 비싼 사내끼라오.”
“아, 동으 하나 주께.”
“그러쇼 그럼.”
동으 하나 받기로 인자 사내끼 서발을 줬어.
근게 글로 바자로 옮긴께 옮기게로 모양이 안 깼제.
동으 하나 이제 주었단 말이여.
아 그놈의 동으 하나를 가지고 얼마큼 오닌게, 아 어떤 젊은 여자가 시암으 가서 물을 질코 가다가 걍 달칵 엎프러져서 동으를 바싹 깨번졌네.
아 동으.
“아이, 도령 그 동으 뭔 동으냐고.
나를 돌라고.”
“어이 비싼 동으인디라?”
“내가 쌀 한 말 주께 나 돌라고.”
“왜 그래요?”
“아 동으를 깼는디 인제 집으 들으간다 치면 시어머니한테 구박맞고 근게 동으가 꼭 있어야 헌디, 마침내 잘 되았다고, 인자 물을 떠갖고 가서 여그다 쌀을 갖고 올티니까 그쯤 알라고.”
그 지닥거렸지.
저그 오더니 통 속으다 참 쌀을 세 말을 모리게 인자 하나 퍼갖고 왔어.
근게 인자 쌀 한 말 치켜들고 인자 또 얼마큼 가닌게, 아 어떤 집이가 어느 동네를 지낸게 '아이구 대고' 울어쌓는디, 아 보닌게 사자밥1) 히놀 것도 또 읎고 아무 것도 없단 말이여 힝편이….
인자 뭣이나 얻어 먹을까 허고 들어가서 보닌게 그 모얭이라.
아 근디 이 쌀 한 말 있는 것 보고 도령 보고 사정허기를,
“이 쌀이 값이 비싼 쌀이요.”
“얼매나 주꺼나고.”
“돈은 그만 두고 쌀 한 말 줄텐게 송장을 나를 주쇼.”
아 그라도 없는 사람이 이거 갖다 묻을 일이…, 그럴라고 처치헐 일이 곤란인디,
“아 그러라고.”
긌던 게비여.
근게 송장 하나 밷기로 쌀 한 말을 줬어.
그 놈을 가지고 얼매끔 가다가 어느 부잣집이 가서 떡 자는디, 사랑방으가 들어가 자는디 가 송장을 그냥 띠쳐 놨어.
밤중에 가만히 감쳐 놨다가 아 그 집으서 인자 뭐라는고는 아, 생사람 죽었다고 트집을 대네 인자.
아 이러게 생겼은게 헐 수 없이 주인이 이 관가에 알먼은 큰일나게 생겼거든?
감쪽같이 묻기로 허고 대처 인자 돈을 인자 얼매를 줬단 말이여.
“아, 얼매를 준다.”고 근게,
“돈도 씰데 없다고.”
“뭣이 그먼 필요허냐?”고.
그 집 큰애기 하나 쓸만현 뇜이 있던 게비여.
“저 큰애기를 나를 줘야 내가 입을 덮고 무사히 간다.”고.
[조사자:장개가게 생겼네.] 아 근게 그라도 히야겄단 말이여.
관가에 알먼 그양 몽질난게 살림이고 뭣이고.
저그 집이서 사램이 죽었으니 아 그니 헐 수 없이 요새 세상 같으면 그럴 것이요만, 그 때는 숫헌 세상이라.
[조사자:그러죠. 예.] 아, 큰애기를 인자 맽겨 줬어.
아 맽겨갖고 얼매만큼 가서 인자 자는디 부잣집이로 들어 가서 잔단 말이여.
하, 잔디 부잣 뇜이 가만본게 큰애기 썩 이쁘고 좋거든?
근게 욕심이 바짝 났어.
욕심이 바짝 나서 큰애기를 뺏을 욕심으로 아, 별스런 기회 안 주게 생겼인게,
“너하고 나하고 내기 주끼새끼2)를 히서 질, 지먼은 내가 지먼은 내가 살림 반분해 주고, 니가 지먼 저 큰애기를 나를 도라.”
“그먼 그러자.”그런게 서로 인자 몬야(먼저) 허라네.
몬자 내라혀.
인자 근게 주인 뇜이 몬야 내라고 자꾸 히싼게, 인자 사내키 서발 갖고간 놈이 몬야 씨부렁거려.
“사내끼 서발에다가 동으 하나에다가, 동으 하나 쌀 한 말에다가, 쌀 한 말에 송장 하나에다가, 송장 하나에다가 큰애기 하나다.
맞쳐 봐라.”[일동:웃음]
이놈의 어치게 맞추냔 말이여.
“어쩌냐?”
알아맞쳐 내야지.
“졌지?
재산 어서 반분해 내라.”
그래갖고 재산 그놈 반분히갖고 그 큰애기하고 잘 살드래아.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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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상난 집에서 죽은이의 넋을 부를 때에 염라부(閻羅府)의 사자에게 먹인다는 밥.
2) '수수께끼'란 뜻인듯 함.
제보자-김경렬|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6|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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