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편 구비전승(삶의 이야기)/설화(說話)

봉이 김선달

증보 태인지 2018. 3. 30. 10:23

봉이 김선달

 

 

[태인면 설화 10]

 

옛날에 봉이 김선달이라고 헌 분이 있는디, 그 때 마침 피양 감사가 생일 잔치를 허드래야.

그려서 인자 돈을 좀 벌라고 어느 닭전에 가니까, 한 천 마리 닭이 있는디, 한복판에 닭이 큰 뇜이 하나 있어.

뺄근헌게 장닭이.

크흠, 그래 봉이 김선달이 그짓말을 힜지.

아따, 그 봉() 참 좋다.”그랬그든?

닭보고 봉이라고 그맀어.

저 봉 한 마리 저 얼매 얼매나 받냐고.”그린게,

쉰 냥 받는다.”
고 혔어.

크흠,

그러냐고, 그럼 쉰 냥 줄 것인게 팔으라.”.

쉰 냥을 주고 샀어.

그거 뭐 불과 얼매치 안 되는 건 쉰 냥을 주고 샀단 말이여.

가갖고는 인자 피양 감사 생일 잔치 헌디로 갔지.

이케 안에서 인제 잔치하니라고 야단인디, 바깥이서 닭을 보둠고 들어 갈라고 허니깐, 아 문지기들이 못 들어 오게 허네.

그래 들어 간다커니, 못 들어간다 커니 그양 그런께, 그 감시가 알고는,

그 어째서 밖에가 소란스럽냐!”

, 어떤 사람이 거 음, 닭을 한 마리 갖고 와서 어, 감사님께 봉숭1)헌다고 갖고 와서 시끄럽습니다.”

아 그 봉숭헌다는 사람이 왔이먼 안이로 들여 보내라.”

그래 안이로 들어갔어.

감사님께 이것 봉을 하나 선사 드릴라고 가지 왔읍니다.”

, 감사가 본께 닭인디 봉이라고 헌다거든?

, 이 사람아!

그 닭인디 저 봉이라고 그려?”

아니올시다.

봉입니다.”

, 봉이면 그거 얼매 주고 샀는가?”

, 백 냥 주고 샀읍니다.”

오십 냥 주고 산거 저 곱배기로 말했거든.

그려서 인제 감사가 가만히, 이 적에는,

닭을 백 냥 가지고, 봉이라고 백 냥을 줬는가?”

, 봉인디 백 냥을 줬읍니다.”

그 사정2) 군노를 불러갖고,

, 그 닭장사 놈 잡어 오니라!”

한 사람 잡아 갖고 가서 유념3)을 혀.


너 이놈 어제 닭을 저 사람한테다 봉으로 팔어 먹었냐?

얼매 받었냐?”

오십 냥 받었읍니다.”

야 자슥아!

니가 닭을 갖다가선 봉이라고 팔아 먹은게 니가 분명히 백 냥 받어 먹었다.

이놈아, 백 냥 내놔라!”

어쩌 감사가 내노라고 허는디, 그 백 냥 받어 걍 갖고 줬어.

그 오십 냥 벌었지.

[웃으면서] 쉬먼서 오십 냥을 벌었어.

저 놈의 닭 장사는 오십 냥을 그냥 물어주고.

[조사자끝났어요?] 아니, 그래갖고 인자.

크흠, 피양 대동강을 팔어 먹었어.

봉이 김선달이 그 닭 그렇게 허갖고 돈 오십 냥 번 재미로 평양에 가 갖고 대동강에 가서는, 대동강가에다 막을 이렇게 쳤거든, 사람 하나 들어 앉을 만한 막을 쳤어.

자리 좋게 깔아놓고, 그래 고 낙동강(대동강)가에서 물을 질어다 먹는 그 촌이 있거든.

거기가 전부 돈을 한 푼씩 줬어.

내일은 내일부텀 물을 지르러 와서 옴서 돈 한 푼씩 던짐서 이렇게 막 안에 떤짐서 내가 거가 앉었을텐게 땡김서 '물값이요'허고 떵김서 물을 질어가라.”

그 미리서 돈을 쭉 다 깔아 줬거든.

그서 인자 아침에 저 거그 깔아 줬다가, 저녁 때는 또 다 걷우고, 또 걷와서 아척 때 또 갖다주고 물 질어 가고, 늘 인자 돈을 내고 질어 간 것 같애, 넘 뵈기.

[조사자. 그러지요.(웃으며) 낙동강이 아니라 대동강이지.] , 대동강, 크흠, 대국놈이 하나 장사를 조선와서, 그때 말로 조선와서 흘라고, 뭔 이문있는 장사를 헐라고슨 나와서 시방 돌아 댕기다가 보니까, 아 거 대동강 물을 흘러간 물이 퍼감서,

물값이요.”

주고 아, 전부 그 물을 그 사가거든.

하아, 이거 새새이 생겨나고 몇 천연이고 흐르는 물인디, 저렇게 돈을 받으니 이거 참말로 큰 돈 번단 말이여.

“[중국사람 흉내를 내면서] , 여보시오, 어 당신나 이거 집이가 팔으아
헐라우?”

돈이나 많이 주먼 팔아 헌다.”

그양 몽땅 불렀어.

몽땅 줘도 이놈이 가만 세본게 이문이 되겠다 이말여, 그 몽땅, 몽땅 주고선 샀단 말이여.

, 그래 인제 자기는 비키 줬어.

때국놈(중국사람)이 거기 들어 앉었지.

돈을 인저 싹 걷어 가지고 갔겄다?

김선달이 돈 싹 걷어 가지고 가버렸어.

아 이놈의 자식이 암만 앉아 있었더니 물만 질어가지 돈을 주는가?

“[중국사람 흉내내며] 여보 물값이 내고 가소.

우리가 이거 물값 사 했어.

대동강이 다 우리 장사해서 물값이 내라고.”

고기서 안 질어 가면 저 아래가 질어가지.”

거 밑에 가서 질어 가 버리거든?

근게 거 허망 장사여.

이거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팔어 먹은 사람이여. [조사자. 그러죠. (웃음)] 유명헌 사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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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봉상(封上, 물건을 봉하여 바침)'의 뜻으로 한 말인 듯 함.

2) 司正; 조선 왕조 때 오위(五衛)의 정칠품 군직(軍職)의 하나.

3) '유로(流露, 진상을 아무 숨김없이 나타냄)'의 뜻으로 한 말인 듯 함.

 

 

제보자-서보익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시1985-04-15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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