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수의 과거길
[태인면 설화 75]
박문수 박어사가 인제 어려서 과거를 보러 가는디, 말을 타고 이러고 가닌게, 흰등 가매를 띠메고 간다 그 말이지.
그 흰둥 가매를 띠메고 오는데를 보닌게, 이 여자가 뭣이냐 허믄, 그냥 박문수 머리를 쳐다보니라고 볼일을 못봐.
가매 바깥히서, 그 안이서.
그서 흰등 가매를 가는디, 여자가 말타고 항구히 그러고 감서 인제 그러다가 간에 가다 보닌게 큰 동네가 있는디, 지와집으로 들어간다 그 말이지.
그런게 이 박문수도 '에이, 오늘 저녁으 하루를 거그서 자고 가려니'허고 대처 어떤 뜻인가 모르겄다고 에 거그서 주인을 찾어.
들어가 자는디, 그 주인이 뭣이냐먼 메누리던 게벼.
그 메누리가 와서도 근심이 가득허고 있다 그 말이지.
그서 그런게비다 허고 그렇게 짐작을 허고, 저녁으 잠을 자다가 저 잠은 안오고 뒤가 마려서 뒷간에를 가니라고 가닌게, 뒤를 볼라고 허닌게, 그 후원에로 담 넘어 가는디, 그 뒷채에 뭣이냐 허믄 그 여자가 그 방으 있던가벼.
그 주인네 며느리여.
총각녀석이 그 담 너멀 넘어와서 떡 허더니 그 방을 들어가닌게, 그냥 병풍을 딱 친다, 그 말이여.
아, 그리서 걍 살짝 나도 가서 문구녁을 뚫고 본게, 둘이 기맥히게 지낸다 그 말이여.
'그런게비다'허고 방으가서 잠을 자고 그 이튿날 서당이 어데냐고 근게 그 뒷집이 어디라고 근게 그 말이지.
그 서당으 가서 보닌게, 그 문구넉으로 본 그 남자를 안다 그 말이지.
그리서 참, 함꾸(함께) 그날 쉼서 글도 읽는 것도 보고, 뭣도 보고 연신 그러다가 그 이튿날은 그 총각보고 물었다 그말이지.
“그 어서 왔냐?”
허고 물은게, 상보통 그 큰애기 동네서 왔던게벼.
전령으로 와서 글을 읽으러 왔다고 그런단 말여.
그 그런게비다 허고는 인제 짐작을 허고는 서울 가서 가게를 히갖고 오는디, 저참으 거그다가 어사를 히갖고 거그다 뭐냐 출도를 붙였어.
붙여서 인제 거시기를 허닌게 그 후원에다가 그집 남자를 갖다가 묻어뿐져.
관속으다가 그렇다고 혀서 발병이 나갖고는 그 거 시깄는디 멀쩡허고 있드리야.
그리서 그것이 일쾐가 될 것이여.
그 삼쾌전이 그 거시기 있거던.
박문수 박어사 그 삼쾌전(三快亭)을 그 보먼은 시가지 것이 있어.
- 끝 -
제보자-양판동|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8|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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