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편 구비전승(삶의 이야기)/설화(說話)

최덕산 장군과 산신

증보 태인지 2018. 3. 29. 10:07

최덕산 장군과 산신

 

 

[태인면 설화 96]

 

   그전에 최덕샌이 양반, 최덕신이 양반.

   세상이 하도 험악허고, 왜란은 곧 올성싶고 근게, 그 양반이 시방 세상을 댕겨 시방.

   댕기면서 민심을 구허고 또 이것이 어뜨케 허면 왜란을 피헐까 허고 이러고 댕기여.

   댕기는디, 으딜 갔는고는 밀양 읍내를 가는 판이여.

   밀양 읍내 원한티를 가는 판인디 가다 보닌게로 서낭당이 있어.

   요새 저 서낭당이라고잖혀.

   그것이 시방 서낭당이그든.

   가서 거그 지날라먼 독도 땡기고, 속깽(솔가지)도 끊
   어서 땡기고, 뭣도 땡기고 허는 거가 [청중서낭댕이지?] 서낭당, 그서 거그를 가서 보인게, 아 무당들이 한 칠팔명이 굿을 허네.

   굿을 허는디, 치매야 웃옷이야 전부 말여 줄을 처 놓고, 걸쳐 놓고는 떡을 몇시루 힜든가 히갖고 가 굿을 헌단 말여.

   그서 최덕샌 장군이 말에서 딱 내렸어.

   “여가 어디요?”

   “서낭당이요.”

   “, 그리야고.

   아 여러분들 욕본다고.

   아 당신들은 으서 왔소.”

   “밀양서 왔다.”고 그러거든.

   “, 그리야고.

   누가 허라구서 허요?”물었단 말여.

   허닌게,

   “밀양읍에 사는 원이 굿을 허라구서 허요.”

   “그그, 어디서 원이 이렇게 청청백일에 말여 이 굿을 허요?”

   “아니라우.

   밀양읍내 원의 따님이 지금 아퍼서 금방 죽게돼요.

   근게 이와 같은 굿을 헙니다.”

   “, 그리야고.

   아 잘 들었읍니다.”

   그러고 말을 탔어.

   타고는 밀양을 갈라고 산을 넘어.

   아 산동네에서 어떤 젊은 여자가 와서 말여, 앞으 와서 절을 꾸벅허네.

   “장군님 어디 가십니까?”

   “당신은 누구요?”

   “아니 장군님부터 말씀허시요.”

   “나 시방 밀양까지 가요만.”

   “나도 밀양까지 갑니다.”

   “당신은 누구요?”

   이렇게 여자보고 물으닌게,

   “나 산신이요.

   산신이요.”

   “장군님 뭐 흐러 밀양까지 가십니까?”


   이러고 물어.

   “, 밀양 원을 잠깐 볼일 있어서 갑니다.”

   “, 그러냐고.

   저허고 같이 가입시다.”

   “당신은 어디 가요.”

   “나도 밀양 원한테 가요.”

   인제 말을 타고 그 산신은 걸고 간단 말여.

   감서 인제 허는 말이,

   “장군님 말 좀 들으쇼.”

   “뭔 말이냐.”.

   “아이, 원 요놈 못씨겄소.

   밀양 원 이놈 못쓰겄소.”

   “왜 그리야.”

   “아이, 이 자식이 시방 지 딸이 죽게 된게 이놈이 시방 굿을 허요.

   굿을 허는디, 어트케 이놈이 놀부같은가, 굿 다 허고는 떡까지 전부 옷까지 싹다 가지가요.”

   [청중놀부마냥 구두쇠 같으고만 구두쇠. 시방 말로는 구두쇠.] , 그리더니,

   “요놈의 딸년을 시방 잡으러 가요.”[조사자아이고!]

   [청중귀신들이?] , [일동웃음] 최덕신 장군이 가만히 보닌게 말여.

   아지미 가던 날사 장이드라구 말여.

   자기 가는 날 저 딸을 또 잡으러 간다네.

   아이, 이거 가만히 본게 못씨겄어.

   “그 뭣 땜이 꼭 그러냐?”

   “, 응댕이 원 딸은 죽습니다.

   죽는디, 여그와서 무당들이 굿을 헐라므는 떡도 죄다 나눠서 땡겨 주고 의복도 전부를 불태워 주야지.

   아, 이 오살놈의 원님이 말이지라오, 딸 살릴 욕심만 부렸지.

   그걸 모르요.

   떡도 죄다 가져 갑니다.

   불도 죄다 쳐주도 않고 죄다 가져 갑니다.”

   “그냐고.”

   “나는 당신허고 같이 못가요.

   당신 먼야 가시요.”

   거 거짐 가 갖고는, 아 어디 간 곳이 없드래야.

   그래갖고 갔냐 안갔냐 허고

   최덕신 장군이 원은 원네집을 떡 들어가서,


   “이리 오너라!”

   허닌게 왔거든.

   “안 계시냐?”

   “, 시방 정황없읍니다.”

   “왜 그러냐.”

   “, 시방 웃방으서 시방 금방 아가씨가 뒤질라고(죽을라고) 그러거든.”

   “그리야고.

   아 요놈이 꼭 따라 왔구나.

   꼭 나왔구나.”

   그서 원님 각시가 이른게 썩 나왔단 말여.

   “, 병이냐고.”

   “, 큰일났읍니다.”

   “왜 그냐?”.

   “제 딸년이 금방 죽소.”

   “그리야고.

   그 같이 갑시다.”

   같이 가서 딱 보닌게 아 요놈의 귀신년이 말여.

   머리맡이가 딱 앉었어.[일동웃음]

   금방 죽는 놈 머리맡에 가서 딱 앉었단 말여.

   최덕신이 장군이 들온게 픽 나가 버려.

   여자가.

   “내일은 히 줄 것이다.”

   허고 나와 버렸단 말여.

   그서 원보고 뭐라고 힜어.

   “날 보쇼.

   이 세상에 산 이 백성허고 원한이 서 간 그 사람들허고 틀리지 않소.

   서낭당이라고먼 뭐요.

   그게 우리가 귀신을 위해서 맹근 서낭당 아니요.

   가서 그 가서 굿을 헐라므는 의복도 죄다 처질러 주고, 떡도 삼태미같은 디다 뿌려서 놔눠 주야지, 떡 되다 가져오고, 옷죄다 가져온다치먼 그 사람들은 뭣 먹고 살겄소.[청중웃음]

   에, 당신 잘못이요.

   나오쇼.”

   그려갖고는, 그 각시 떠나 버린게 걍 가시네는 아무 이상이 없네.

   원 딸은.

   그려갖고는 와서 그 옷을 죄다 이놈을 싹 태워 줬단 말여.

   태워 주고는 원허고 딱 작별허고 갔다 오면서, 그 질로 또 와, 또 오는디 산천에서
   그 여자를 만났어.

   “장군님 고맙습니다.

   장군님 덕분에 저희들이 옷 모다 입었네요.”이러거든.

   그러면서 뭐라군고니는,

   “왜란이 얼매 있다 옵니다.

   왜란이 얼매 있다 오닌게, 그 때 그 장군님 뵈입시아.”그리드래.

   그리서 왜란이 와갖고 최덕신이 장군을 귀신들이 살렸다는 그 유래가 있어.

   - -

 

 

제보자-시만곤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일1985-04-18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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