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 사위가 된 거지
[태인면 설화 21]
그전보톰 말이 없잖애 있잖애,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근데 직신이허고 감천이 형지간이요 형제 삼서 조실부모했어.
일찍 어매 아배 다 잃어 버
리고설랑 조실부모를 허고 참 그 어린 것들이 밥을 얻어먹으러 댕기는디.
근데 밥을 얻어먹으러 댕기는데, 언제든 동 동상은 배불리 포식을 허고 인자 얻어가지고 오기도 많이 얻어가지고 오고 형은 언제동 배가 고파, 많이 못 얻어 먹어.
근디 한번은 가만히 생각히본게 안되겄어.
아 이놈으 것 동생은 포식을 허고 많이 얻어가지고 오고 형은 배부르도록 얻어먹지도 못하고 이래 된게 안 되게 생겼은게, 그때로 말허자먼 이전이라서 아이 참말로 그 논두럭으 모두 콩들 심궜든 모양여, 논두럭가상에.
근데 이도 많이 있고 옷도 헐벗고 이도 생기고 헌게 논두럭에 앉아서 서로 인제 따땃헌게 앉아서 서로 인제 이를 번채로(번갈아) 잡아.
형제간에 서로 니가 한참 잡아 주믄 또 내가 한참 잡아 주고 이렇게 인자 참 이를 서로 잡던 모양이요.
헌데 형이 걍 동생 걍 그 콩끄렁1)을 빼가지고 눈구넝을 칵쑤셔가지고 걍 눈 눈알을 빼버려 덜렁덜렁헌단 말여.
게 생각을 해고 보닌게 인자 동생은 언제나 포식을 허고 형은 배부르도록 먹지도 믓하니 괘씸해서 그랬든 모냥이요.
그리가지고는 아 이 눈이 덜렁덜렁 떨어지진 안하고 덜렁덜렁.
그래 인자 울고 있는데 가만히 그러고 있자닌게 한참 노인이 그리 지내드니만 보고설랑은,
“저런 멍청한 놈이 있는가.
저 논두럭 밑에 물이 좋은 물이 있는데 거그 어떻게 기어가서 그물로 씨쳐 뿌리고 집어 여뿔먼 암시랑도 안 헐걸 저려게 욕을 보고 있다고마.”
그 소리를 듣고서 걍 참 논두럭밑이 가서 인자 혜메 댕겨설랑은 그 물로 참 씨쳐 뿌리고 집어여인게 멀쩡하단 말여.
기양 그래 낫었지.
그리 나본게 저 형은 없고 그래가지 참 또 그래도 맨 밥을 얻어먹으러 댕기지.
시방 성지 인제 밥으러 얼매 맻달을 얻어먹었는가 참 동네동네 문전걸식을 하고 댕기다보니 및 달 뒤에는 서울 김정승의 집까지 당도를 힜다고.
인자 하루는 다 얻어 먹어.
김전승의 집에 가서 인제 참 문에 와 찾은게 거그서 인자 밥을 준게, 그때도 문지기가 있던 모양여.
방도 지키고 문간도
지키는 사람이 있어.
그서 애를 보닌게 참 밥은 얻어먹고 의복은 남루하나 애가 보닌게 착실한 것 같여.
그리서 밥을 그 밥 같이 인자 그 애를 불러가지고 걔하고 밥을 인자 같이를 먹으면서 그 그리하고, 그 몣일을 밥을 줘봐도 아가 참 착실혀.
그 한번은 보고를 했어 정승한테다가,
“이러저러 밥을 얻어먹는 애가 있다고.
보기는 참 의복은 남루하고 해도 참 애가 착실합니다.”
“그러먼 그 불러딜이라.”
그 불러딜이가지고설랑은 참 공부를 갈치는데 한 자 갈치믄 두 자 알어.
두 자 갈치믄 넉 자를 알고 말여.
이렇게 공부를 참 잘해.
그 집 딸도 인자 그렇게 공부를 하고 있는데 그 방은 딴 방에서 인자 공부를 갈친디.
그렇게 공부를 착실히 잘헌단 말여.
근데 꼭 참 이자 이것을 한 삼년 갈치고 본게 참 뭐 모르는 것 없이 다 알아, 글 뜻 잘 알고.
이래노닌게 사우를 삼을 수 없 [말을 바꿔서] 그런 밥 얻어먹으러 댕인 사우를 삼을 방도를 한번 벌렸어.
그러고설랑은,
“너를 꼭 사우를 삼어야겄다.”고, 말헌게.
그 니가 정승의 집이서 니가 못산달 산도 없고 그래 사우를 삼았어.
사우를 삼어가지고 참 한 해 잍 해 살다 보닌게는 그 인자 애기도 놓고 이렇게 사는데, 늘상 그 남편이 수심이 많해.
한숨을 하고 수심을 하고 늘 그렇게 지낸단 말여.
그 한번은 각시가 물었어 그 여자가,
“그 왜 그리 수심 많아?”
그래 물은게 말여.
후딱 갈쳐 주지도 안혀.
근께 얼매를 신고를 헌게 인제 갈쳐 주는데,
“그전에 우리 형님이 있는데 거 형님을 만날라고 시방 만날 도리를 한번 만나야겄다.”
그린게 그러머는 백일 거리제2)를 지냈어.
백일을 거릿제를 인자 그 얻어
먹는 사람 거릿제를 백일을 정해 참 큰 잔치를 날마닥 하는데, 백일이 다가도록 그렇게 사람이 많이 얻어먹는디 와도 즈 형은 오질 안혀.
마지막 가는 날사 오늘같이 인자 마지막 갔는데 저녁에 인자 참 오는데 보니 하나 둘 오는데 보니 거지 들오는데 저 형여.
게 저 형을 만났단 말여.
그래가지고설랑은 참 뭣 얼마나 반가울 것여.
그래가지고설랑은 그 인자 단번에 인자 참 그런 집으로서 그 자기집으로 못 모시고 우선 사랑방으로 모셔 놓고는 말여 입3)을 참 잘 해 입혔어.
잘 해 입혀가지고는 인자 살리는데 인자 걸인이 한집에서 살리지 못하고 인자 그 밖에다 집을 잘 지어 가지고설랑은 참 저 형을 거 옆에다 살렸드래.
장개 딜이고 해가지고 살리드리고 말여.
이렇게 했다고 이야기하드라.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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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콩대를 베고 남은 밑둥
2) 음력 정월에 길거리나 혹은 장승에게 지내는 제사
3) 입성의 준말로 옷
제보자-엄병달|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5|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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