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묘살이 마지막 밤
[태인면 설화 82]
옛날 얘기는 옛날 얘긴데, 바로 여그 저 정우면1) 거그가 어느 동네냐 허먼은 덕천리란 부락인디 바로 그 뒤여가서 큰 덕재산이라고 하는 큰 유명헌 산이 있읍니다.
그 산에다가 자기 아부지 명당을 모실라고 히서 아닌게 아니라 묘를 참 거그다가 잘 써서 모셔놓고,
그 자손이 어떻게 효손인지라,
자기 부모님이 땅에 계신 것이 하도 원통허고 안타까워서 그 요새말로 시묘살이라고 혀가지고 삼년상을 그 묘전 가서 우막을 치고 그 기도를 드리고 정성껏 식사를 자기 손으로 손수 흘러가는 깨끗헌 물에다가 지어서 아부지 묘소에다가 차려놓고 그 나중에 자기는 먹고,
이것을 삼년상을 지금 말허자먼 삼년간을 계속 시묘살이를 허는디,
마지막 마지막 날 저녁에 어떻게 이놈의 고기가 먹고 싶은지, 그냥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그래서 신태인 장에 가서 얼픗 생각치 못헌 나머지 돼야지 고깃국을 한 그릇 사먹고 그날 저녁으 하룻 저녁만 냉기먼은 그냥 존 일이 생길 판인디, 아 이 사람이 그냥 돼야지 괴기가 그렇게 먹고 싶어서 장에 가서 한 그릇 딱 사먹고, 그날 저녁으 꿈을 뀌니까 하이얀 산신령님이 오셔가지고
그냥 바로 등을 뚜딱뚜딱 하면서,
“에라 이놈 같으니, 아 이놈 니가 하룻 저녁만 참었으먼 아주 기가 막힐 존(좋은), 니 영광이 비칠 판인디, 그 하룻 저녁을 못 참아가지고 이놈아, 아 그 돼야지 고기 한 그릇 먹고 온다 말이냐! 엣기선 쯧쯧.
참, 그 십년 십년 공부 일촉변헌 것이 너를 두고 헌 말이로구나.
너는 고기가 생전에 포은되는 사람이니만치 너는 고기나 많이 먹어라!”
히서, 아 꿈을 깨 보니까 바로 꿈이란 이런 얘기여.
그서 아침이 자고 인나서 바로 인제 에, 문아키를 나가니까 움막 밖을 나가니까, 멧 돼야지 큰 놈 요새 한 400근짜리 하나를 딱 때려눕혔다 그 말이여.
그서 삼년상 그냥 기도를 드리고, 공을 드리고 자기 소망을 먹고서 일을 한 번 히볼라고 기대했던 것이 어그러져 버리고, 결국 하루 아침에 십년 공부 일촉변 게으름 아녀.
돼야지 한 마리 먹고 끝냈다는 이러헌 전설이 있지요.
바로 거그 가서 저 덕재산이라고 저, 그런 참 유명한 산입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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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淨雨面;정읍군 1읍 15면의 하나.
제보자-양태구|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8|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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