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편 구비전승(삶의 이야기)/설화(說話)

삿갓이와 피랭이

증보 태인지 2018. 3. 29. 15:50

삿갓이와 피랭이

 

 

[태인면 설화 55]

피랭이고, 전에 한 사람이 하나는 삿갓이고 그래드래야.

이름이 그렇게 하나는 피랭이 하나는 삿갓이 그놈이 둘다 다 다 빌어 먹어.

빌어 먹는디 아적으 바가지를 들고 똑같이 이 집으로 가먼 똑같이 가고 저 집으로 가먼 똑같이 들어가고 근디 삿갓이는 밥을 똑같이 들어가도 많이 듬뿍 퍼서 담아 주는디, 피랭이는 숟그락 끄트리다 쬐께 묻혀서 떠놔 준게, 아 똑같은 집이를 대녀도 밥이 평상으 조께밲에 안되고 아 삿갓이는 한 박작석 붓는단 말여, 아 그런게 점드락 먹고도 남고 허는디, , 이 피랭이란 놈은 뱁 국 끄니도 아적으도 못 먹그서 숟그락 끝으다 묻혀서 쪼까썩 준게 그런게 빌어 먹어도 한가지 뵉()이 들어 빌어 먹는다 소리가 그 소리여.

아 그런게,

요놈을 내가 죽여 버리고 내 혼차 대녀야 저놈 얻는 놈을 내가 얻어다 먹을 것이다.”

그리고는 하루는 그양 어느 짚은 산속으로 끗고(끌고) 갔어.[일동웃음]

인자,

암디 꼴짝으 가서 놀자.”


그렇게 꾀양그려서 데릭고 가서는 아이 저 거시기 아주 죽이잖애 눈구녁이 멀먼 밥 못 얻으러 댕기리라 싶어서 눈구녁을 쿡 찔러 버렸어.

칼로.[청중하이구매!]

아아 근게 피가 철철 나서 기양 눈이 아픈게 울대고 울고 앉었은게 산 속으서 도사가 나옴서,

당신 어찌서 울고 앉았소?”

, 같이 저 내가 뵉()이 없어서 얻어 먹고 사는디 아이, 이 꼴짝으로 놀러 가자고 허더만 나를 눈을 이렇게 찔러 버리고 어디로 그양 도망가 버리고, 이렇게 눈이 아퍼서 오지도 가지도 못허고 이러고 울고 앉았읍니다.”

당신 내 말 들으쇼.

내 말 들으면 좋은 수가 있소.”그러드랴.

그리 허란대로 헐텐게 갈쳐 주쇼.”그런게,

이 꼴짝으로 한흐고 당신 눈 아퍼도 한 눈은 괜찮은게 살살 올라 가먼 큰 절이 있는디, 중들은 다 호랭이가 다 잡아먹고 빈 절만 있소.

호랭이가 어치케 억시게 많던지 절이 중이 살 수가 없고 빈 절만 있인게 그 호랭이 보지 않허게 어디 한쪽으로 기양 돌아서 그 절 뒤여를 가먼 옹당시앰이 하나 있소.

옹당 시앰이 하나 있는디 거가 약물이요.

그게, 근디 그 담으락이는 보먼 개금이 있소.

개금이 많이 열었읍니다.

그런게 그 옹당 시암부텀 쫒아가서 하느님께 정서를 할쩍으 '하느님 아버지 이 불쌍한 놈 눈구녁 나서 주시오.' 그 물을 찍어 시 번만 바리먼 번쩍 낫이요.

그 눈 낫거든.

그 담으락으(다음으로) 개금 따가지고, 그 호랭이는 방으서 부자 방맹이 갖고 노닌게 호랭이 보지 않으게 그 지붕 몰랭이 한 복판의 올라가서 상낭 바로 앉아서 개금을 '파싹' 깨물먼 '우둑둑 뚝딱' 허닌게 그냥 '상낭 무너진다'.[청중웃음]

내뺄 적으 부자 방맹이 놀래서 냇삘고 갈적으 얼런 내려 와서 그 놈 갖고 가서 당신 사시오.

그 나뿐 놈이 이 그 눈을 그렇게 헐 것이요.

얻어 같이 먹지 그럴 것이냐고.”


그렇게 불쌍헌게 가르쳐 주었단 말여.

가서 인제 대처 그 중 하란대로 절 저만치 살살 기어간게 대처 그 주 중 말대래나 그렇게 빈 절이 있드래.

호랭이란 놈은,

돈 나오니라 똑딱!”

허면 돈이 '워썩워썩' 나오고,

밥 나오니라 똑딱!”

허면 뱁이 '어썩어썩' 나오고 그렇게 놀리니라고 고부라 졌드래.

뒤안이를 간게 대처 옹달 새암이 있어서 그렇게 허란대로 헌게 눈이 낫은게, 개개금을 따갖고 그 상낭 바루 올라가서 '파싹' 깬게 '우두둑 뚝딱!' 헌게,

상낭 부러지네!”

허고 호랭이란 놈들이 그냥 저그 죽으깸이 집 어개지먼 죽으깸이 다 도망하고 얼럼 내려와서 그놈을 갖고 와서 대처 그 호랭이들 헌대로 헌게 돈도 쏟아지고 밥도 나오고 기룬 것이 없어.

걱정헐 것이 없어.

, 그리서 먹고, 씨고 인제 부재로 사는디, 그 피랭이란 놈은 인제 그 그 집이로 인자 밥을 얻으러 오는거여.

, 이 안댁에 밥 한 술 요구헐라고 왔읍니다.”

기 문전에 그런게, 항상 함께 빌어먹은 뇜이라 목소리를 모를 것이여?

하인들 불러,

저 걸인 들어오라고 히라.”

이 샌님이 들오라요.”

좋아서 안이로 들오란 사람 없더니 들오란게 좋아서 들어갔제.

자네 나 모리겄는가?”

왜 모를 것인가 알지.”

야들아.

이 저 거시기 이 양반 걸인 양반 아니다.

잘 대접히라.

잘 장만히서 잘 대접혀라!”

그렇게 일렀단 말여.

참 걸지게 잘 장만히서 준게 밥을 퍼먹고는 물는 소리로,


자네는 거 어떻게 해서 부재로 이렇게 사는가?”

그렇게 물었단 말여.

물은게,

아 자네가 그 때 이 이러고 저러고 내 눈을 찔러 버려서 그 가지도 오지도 못허고, 도사가 이러어 이러히서 내가 이렇게 사네.”

그러고 인자 헌대로 다 갈쳐 줬단 말여.

그리야고.”

가서는 인자 지 눈구녁을 지가 푹 찔렀어.[일동웃음]

눈구녁을 하나.

인자 죽는거여.

근게 마음씸이 옳아야 산 사는거여.

이 시셍이고 저 시셍이고.[조사자. 그래요.]

, 부왕헌 놈은 못 사는거여.

남 둘러다 먹고.

아 그런 지 눈구멍을 지가 푹 찌르고는 그러고 앉았은게 도사가 와서 참 먼에 사람만이 그렇게 갈쳐 줬어.

갈쳐 줘서 그렇게 눈은 낫었으나, 아 개김은 따갖고 와서 거가 깨물은게,

저 놈이 지미 먼야도 와서 우리 보자 방망이 돌라갔다.

저 놈 죽이자.”

도망은 커녕 그냥 막 싹 올라와서 그 놈을 죽이지 살리가디?

죽드라요.

호랭이한테 물려서 죽드랴 그런다.

풍수도 맴이 옳아야 살아.

- -

 

 

제보자-오판선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7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