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갓이와 피랭이
[태인면 설화 55]
피랭이고, 전에 한 사람이 하나는 삿갓이고 그래드래야.
이름이 그렇게 하나는 피랭이 하나는 삿갓이 그놈이 둘다 다 다 빌어 먹어.
빌어 먹는디 아적으 바가지를 들고 똑같이 이 집으로 가먼 똑같이 가고 저 집으로 가먼 똑같이 들어가고 근디 삿갓이는 밥을 똑같이 들어가도 많이 듬뿍 퍼서 담아 주는디, 피랭이는 숟그락 끄트리다 쬐께 묻혀서 떠놔 준게, 아 똑같은 집이를 대녀도 밥이 평상으 조께밲에 안되고 아 삿갓이는 한 박작석 붓는단 말여, 아 그런게 점드락 먹고도 남고 허는디, 아, 이 피랭이란 놈은 뱁 국 끄니도 아적으도 못 먹그서 숟그락 끝으다 묻혀서 쪼까썩 준게 그런게 빌어 먹어도 한가지 뵉(福)이 들어 빌어 먹는다 소리가 그 소리여.
아 그런게,
“요놈을 내가 죽여 버리고 내 혼차 대녀야 저놈 얻는 놈을 내가 얻어다 먹을 것이다.”
그리고는 하루는 그양 어느 짚은 산속으로 끗고(끌고) 갔어.[일동:웃음]
인자,
“암디 꼴짝으 가서 놀자.”
그렇게 꾀양그려서 데릭고 가서는 아이 저 거시기 아주 죽이잖애 눈구녁이 멀먼 밥 못 얻으러 댕기리라 싶어서 눈구녁을 쿡 찔러 버렸어.
칼로.[청중:하이구매!]
아아 근게 피가 철철 나서 기양 눈이 아픈게 울대고 울고 앉었은게 산 속으서 도사가 나옴서,
“당신 어찌서 울고 앉았소?”
“아, 같이 저 내가 뵉(복)이 없어서 얻어 먹고 사는디 아이, 이 꼴짝으로 놀러 가자고 허더만 나를 눈을 이렇게 찔러 버리고 어디로 그양 도망가 버리고, 이렇게 눈이 아퍼서 오지도 가지도 못허고 이러고 울고 앉았읍니다.”
“당신 내 말 들으쇼.
내 말 들으면 좋은 수가 있소.”그러드랴.
“그리 허란대로 헐텐게 갈쳐 주쇼.”그런게,
“이 꼴짝으로 한흐고 당신 눈 아퍼도 한 눈은 괜찮은게 살살 올라 가먼 큰 절이 있는디, 중들은 다 호랭이가 다 잡아먹고 빈 절만 있소.
호랭이가 어치케 억시게 많던지 절이 중이 살 수가 없고 빈 절만 있인게 그 호랭이 보지 않허게 어디 한쪽으로 기양 돌아서 그 절 뒤여를 가먼 옹당시앰이 하나 있소.
옹당 시앰이 하나 있는디 거가 약물이요.
그게, 근디 그 담으락이는 보먼 개금이 있소.
개금이 많이 열었읍니다.
그런게 그 옹당 시암부텀 쫒아가서 하느님께 정서를 할쩍으 '하느님 아버지 이 불쌍한 놈 눈구녁 나서 주시오.' 그 물을 찍어 시 번만 바리먼 번쩍 낫이요.
그 눈 낫거든.
그 담으락으(다음으로) 개금 따가지고, 그 호랭이는 방으서 부자 방맹이 갖고 노닌게 호랭이 보지 않으게 그 지붕 몰랭이 한 복판의 올라가서 상낭 바로 앉아서 개금을 '파싹' 깨물먼 '우둑둑 뚝딱' 허닌게 그냥 '상낭 무너진다'고.[청중:웃음]
내뺄 적으 부자 방맹이 놀래서 냇삘고 갈적으 얼런 내려 와서 그 놈 갖고 가서 당신 사시오.
그 나뿐 놈이 이 그 눈을 그렇게 헐 것이요.
얻어 같이 먹지 그럴 것이냐고.”
그렇게 불쌍헌게 가르쳐 주었단 말여.
가서 인제 대처 그 중 하란대로 절 저만치 살살 기어간게 대처 그 주 중 말대래나 그렇게 빈 절이 있드래.
호랭이란 놈은,
“돈 나오니라 똑딱!”
허면 돈이 '워썩워썩' 나오고,
“밥 나오니라 똑딱!”
허면 뱁이 '어썩어썩' 나오고 그렇게 놀리니라고 고부라 졌드래.
뒤안이를 간게 대처 옹달 새암이 있어서 그렇게 허란대로 헌게 눈이 낫은게, 개개금을 따갖고 그 상낭 바루 올라가서 '파싹' 깬게 '우두둑 뚝딱!' 헌게,
“상낭 부러지네!”
허고 호랭이란 놈들이 그냥 저그 죽으깸이 집 어개지먼 죽으깸이 다 도망하고 얼럼 내려와서 그놈을 갖고 와서 대처 그 호랭이들 헌대로 헌게 돈도 쏟아지고 밥도 나오고 기룬 것이 없어.
걱정헐 것이 없어.
아, 그리서 먹고, 씨고 인제 부재로 사는디, 그 피랭이란 놈은 인제 그 그 집이로 인자 밥을 얻으러 오는거여.
“아, 이 안댁에 밥 한 술 요구헐라고 왔읍니다.”
기 문전에 그런게, 항상 함께 빌어먹은 뇜이라 목소리를 모를 것이여?
하인들 불러,
“저 걸인 들어오라고 히라.”
“이 샌님이 들오라요.”
좋아서 안이로 들오란 사람 없더니 들오란게 좋아서 들어갔제.
“자네 나 모리겄는가?”
“왜 모를 것인가 알지.”
“야들아.
이 저 거시기 이 양반 걸인 양반 아니다.
잘 대접히라.
잘 장만히서 잘 대접혀라!”
그렇게 일렀단 말여.
참 걸지게 잘 장만히서 준게 밥을 퍼먹고는 물는 소리로,
“자네는 거 어떻게 해서 부재로 이렇게 사는가?”
그렇게 물었단 말여.
물은게,
“아 자네가 그 때 이 이러고 저러고 내 눈을 찔러 버려서 그 가지도 오지도 못허고, 도사가 이러어 이러히서 내가 이렇게 사네.”
그러고 인자 헌대로 다 갈쳐 줬단 말여.
“그리야고.”
가서는 인자 지 눈구녁을 지가 푹 찔렀어.[일동:웃음]
눈구녁을 하나.
인자 죽는거여.
근게 마음씸이 옳아야 산 사는거여.
이 시셍이고 저 시셍이고.[조사자:예. 그래요.]
에, 부왕헌 놈은 못 사는거여.
남 둘러다 먹고.
아 그런 지 눈구멍을 지가 푹 찌르고는 그러고 앉았은게 도사가 와서 참 먼에 사람만이 그렇게 갈쳐 줬어.
갈쳐 줘서 그렇게 눈은 낫었으나, 아 개김은 따갖고 와서 거가 깨물은게,
“저 놈이 지미 먼야도 와서 우리 보자 방망이 돌라갔다.
저 놈 죽이자.”
도망은 커녕 그냥 막 싹 올라와서 그 놈을 죽이지 살리가디?
죽드라요.
호랭이한테 물려서 죽드랴 그런다.
풍수도 맴이 옳아야 살아.
- 끝 -
제보자-오판선|채록지-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채록일-1985-04-17|제작자-한국학중앙연구원|출 처-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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