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정승의 인품에 감복한 버릇없는 양반
[태인면 설화 57]
세종대왕 때 , 맹사성 맹정승이 정싱을 살았어 .
그려갖고 인자 오래 산게 , 나와서 집이 가만히 있으니 뭐 친구가 있어 , 뭐 말벗이 있어 , 하도 심심혀서 낚수대를 사 가지고서는 낚수질이나 히본다고 낚수질을 날마다 댕긴단 말여 .
근게 서울서도 정승이 별시런 사람인가 어쩐가 모른다고 .
그 정승을 알 것이여 ?
그 서울 사람들도 '맹정승이 온다 '헌게 , 그저 사방 골목에서 쳐다만 보고 , 에이 그에 그 때 세상은 뽀짝 (바짝 ) 대면도 못허고 그 먼관으로 쳐다만 보고 , 보고 날마다 그런게 나중에 인제 알겠단말여 .
그 그렇게 낚수질을 허고 있는디 , 에 충청도 사는 회덕 송씨 하나가 한 이십대 된 송 , 저 새서방인디 , 서당물림으로 꼭 여러 해를 있다가 인제 글을 많이 배 배논게는 '벼슬이나 한 자리 히보까 ?'허고 서울로 유경 (留京 )을 갔어 .
근게 보따리를 옛날에는 참 차도 없고 , 이러닌게 많이 행벌이 있거든 .
여 보따리를 요만씩 짊어지고 양반이다고 싹 보따리 짊어지고 그러고 다닌단 말여 .
근게 보따리를 짊어지고 참 아무 세상사 물정도 모르고 서울로 가는디 , 새 낙경 (落京 )을 당헌게 , 아이 버선을 빼고 월천 (越川 )허기가 참 거북허단 말여 .
이 걸다 보닌게 참 , 호스런 영감이 낚
수질허고 있거든 .
낚수질을 허고 있은게 , 이 새 서뱅이 참 물정 모르고 영감보고 그랬다요 .
“여보게 .”혀서 쳐다보니 ,
“왜 그러시요 .”
“아 , 여 월천좀 못 허께 ?”
“예 , 허지요 .”
얼른 일어나서 그양 참 딸딸 걷어치고는 건너와서 업어서 건넌단 말여 .
업어서 건넘서 ,
“내가 글 한 글 짓그라우 ?”
“어 , 그렇게 허소 .”
“난 무식헌게 언문허고 섞여서 질라우 .”
“그렇게 허라고 .”
게 등짝으 업혀서 .
“'세상의 경씨어선이 ' 세상 사람을 보니 그 말여 .
씨어 짜가 사람 인 (人 )자여 .
세상 사람을 보니 .
'흥수흥맹 (興盛興亡 )이 유미음이라 ' 흥허고 망허는 것이 입이가 달려 있다 .
이렇게 허고 , 허고 , '귀가 (歸家 )허면 수니을허고 ' 집이 돌아가면 니을이 몸 긔 (己 )자여 .
저 수니을은 닦을 수 (修 )자 .
니을이란 말여 .
뭐 집이 돌아가면 지 몸을 닦고 , '불연 (不然 )이면 복지긋얼이라 ' 혔거든 .
그렇지 않으먼은 점 복 (卜 )자에다 점 한 점 찍어도라 근게 점 복자에다 점하나 찍으면 망할 망 (亡 )짜거든 .
그 지긋아녀 .
지긋얼이라 .”
그 소리를 듣고 그 그 때는 걍 건성으로 듣고서나 건너가서 서울 인제 가가지고 어느 여관 떡 들어서 저녁밥을 딱 먹고 , 뭐 헐 일 없고 근게 가만히 있다가 낮으 온 일을 가만히 생각혀 놓고 본게 , 그 영감게다가 영갬이 글 진 것이 생각나 .
기 주인을 불러가지고 ,
“암디 암디 사는 거 최낙관이 낚수질허는 영감 아느냐 ?”
“예 , 알지요 .”
“저 여그 살먼 그 어떤 어뜨게 되는 분이냐 ?”
“그 맹사성 맹정승 , 맹정승이요 .”그러거든 .[일동 :웃음 ]
아 근께 걍 맹정승이란 소릴 듣구 걍 대번 피가 차가져부렀단말야 .
아 이런 내가 말한 것이 죽을 죄를 지었구나 -하구 .
그래 그분 집이 어디 어디께가 있소 그러니까 ,
"저기 저 아래 그 높은 [청취불가 ] 집이요 ." 그러거든 .
근게 밤새도락 잠 한소금 못 자고서나 날이 희번헌게 그 집 문 아크 (앞에 ) 가서 그냥 덮어 놓고 꿇어 엎뎌서 , 살려만 돌라고 걍 빌고 있단 말여 .
그 날이 훤히 샌게는 그 시비 (시비 )가 문을 열러 나와본게 , 아 문열고 막 들어선게 , 아 그가 사람이 엎디서 ,
“살려주쇼 , 살려주쇼 .”이러거든 .
그 소리를 그 정승보고 말을 혔어 .
“아 그 문아크가 어느 분이 살려만 달라고 허고 꿇어 엎졌읍니다 .”
“아 , 그리야 ?
게 그럼 들오라고 혀라 .”
아 , 그참 들어가서 아 토방으가 오독하니 섰은게 , 니미 죽은 줄만 알고 있는디 , 아 들오라고 그러거든 .
아 들어가 보닌게 참 방안이 분벽사창1)이요 .
아 시골과 예 옛날에는 서울과는 방치 호사헌 것이 다 틀리지 않을것이여 .
참 , 정승이 집이고 그닌게 참 분벽사처럼 , 분벽사가 사방으 붙어 있고 , 참 맹호가 붙어 있어서 참 난듯허니 갬히 (감히 ) 들어서기가 참 어려웁거든 .
근게 들어서 앉었이라군게 앉었어 .
참 벌벌 떨고 앉졌이닌게 ,
“허 , 그럴 것 없네 .
내가 어제 헌 일은 다 잊어 버렸더니 자네는 생각허고 있어 .
그러니 그만 두라 .”고 .
그만 두라고 헌게 대번 맴이 획 풀어졌어 .
획 풀어 .
근게 뒤슨다듯 나와가지고 '에 뜨거라 !' 허고 그냥 자그 집이 와서 걍 수신했대 .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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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紛壁紗窓 ;하얗게 꾸민 벽과 집으로 바른 창.
제보자 -양판동 |채록지 -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 |채록일 -1985-04-18 |제작자 -한국학중앙연구원 |출 처 -한국구비문학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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