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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장수가 깨우쳐 준 효(孝)

청어장수가 깨우쳐 준 효(孝) [태인면 설화 60] 저 산골짝으 가서 옛날에 내왕도 없는디 가 집을 짓고 살아 내우간에. 이 내우간에 산게 아들도 났단 말여. 아들을 난게 금이야 옥이야 허고 키웠는디, 저녁으 앉어서, “야 너그메 좀 때려 줘라.” 영감이 근단 말여. 하믄 가 때리지 때리라고, 아 이거 무지 아무것도 모른게 어메를 때리는 거여, 아부지가 때리라고 헌게, 어메가 쪼께 있다, “너그 아부지 때리라.”고 혀. 이렇게 질이 들어놨단 말여. 그것이 인지 커도 때린다. 거 커도 때려. 그런 종 알어. 저녁 먹으면. 그런디 저녁 먹고나서 인자 매맞을 일이 심난혀. 아, 이거 큰 놈이 때린게 아프거든. 곰. 얼매가 되는 마을이 있는디, 거그를 어머니가 덱고 내려갔어. 이 생것 장사들 혀. 그 이보고, ..

최덕산 장군과 산신

최덕산 장군과 산신 [태인면 설화 96] 그전에 최덕샌이 양반, 최덕신이 양반. 세상이 하도 험악허고, 왜란은 곧 올성싶고 근게, 그 양반이 시방 세상을 댕겨 시방. 댕기면서 민심을 구허고 또 이것이 어뜨케 허면 왜란을 피헐까 허고 이러고 댕기여. 댕기는디, 으딜 갔는고는 밀양 읍내를 가는 판이여. 밀양 읍내 원한티를 가는 판인디 가다 보닌게로 서낭당이 있어. 요새 저 서낭당이라고잖혀. 그것이 시방 서낭당이그든. 가서 거그 지날라먼 독도 땡기고, 속깽(솔가지)도 끊 어서 땡기고, 뭣도 땡기고 허는 거가 [청중:서낭댕이지?] 서낭당, 그서 거그를 가서 보인게, 아 무당들이 한 칠팔명이 굿을 허네. 굿을 허는디, 치매야 웃옷이야 전부 말여 줄을 처 놓고, 걸쳐 놓고는 떡을 몇시루 힜든가 히갖고 가 굿을 헌단..

퇴임 정승과 꼬마 친구

퇴임 정승과 꼬마 친구 [태인면 설화 56] 옛날에 정승을 살다 퇴자상으로 자그 집이를 나왔어. 나와서, 방으 가있으니 혼자 고독헌게 뭐 친구가 와, 누가 와. 혼자 밤나 이리 쳐다보고 앉었이니 말벗이 있이야지. 이 하루는 어떤 애가 뭐 박적으다 뭣 들고 달랑달랑 집으로 오거든. 그서 왔다 뭣을 헌고는 가만히 뭐 얘기 없고 사람 벗 없은게 누구나 온가 요것만 굽어다 보고 있는디 거 애가 물팎짝 놓고가. 자그 집이를 지그 집이를. “야야, 이리 오니라. 이리 오니라.”거, 온단 말여. 여남 살이나 먹었어. “너 노느니 나한테 와 저, 놀먼 어쩌냐?” “아, 이런 댁을 지가 어떻게 와요?” “아 그러지 말고 나한테 놀자. 함끄(함께) 놀자.” 기 함끄 오라군게 왔어. 도랑도랑 노는디, 여남 살 먹었은게 손지..

팔자를 고친 어머니

팔자를 고친 어머니 [태인면 설화 3] 해방 직후에 말이지, 어디 사는 사람이냐먼 고창사는 사람이여. 전라남도 고창(高敞) [청중: 전라북도지?] [조사자: 북도] 북돈가 고챙이? 그 부인이 왜정 때, 아들 둘을 낳고 상부(喪夫)를 힜어. 상부를 했는데, 살림살이는 좋지 못하고 그런 찰라에 부인네가 솜씨가 좋아서 질쌈을 잘 혀. 명베 잘 짜고, 모시베 잘 짜고 그냥 베짜는 것을 아주 유명해. 저 선수여. 그려갖고 넘의 옛날에 쉬넷베라고 있잖어. [청중: 어우리여?] 응, 어우리베. 그려갖고 두 필값을 가져온대치먼 해서 한 필 나눠. 나눠. 그렇게 해 가지고 돈을 벌었어. 부인네가, 아들 둘을 키워감서 돈을 벌었는디. 그러자 인자 해방이 됐단 말이요. 해방이 된게 이 논값이 똥값이네. 아, 그냥 그 모아논..

포목장수

포목장수 [태인면 설화 44] 그전의 서씨라고 한 분 살었어. 서가라고. 근디 포목장시를 히여. 허는디, 그 동니 가서 주맥이 하나 있어. 주맥이 하나 있는디, 그 주막 여자허고 관계가 되야서 서방님 모리게 내통을 허고 살어. 내통을 허고 사는디, 하루는 주막쟁이가 자기 남편허고 약속을 힜어. “거 거시기 내가 오늘은 어디를 간다고 갈 것인게 말이여 자네가 그 사람 데리고 오래서 데릭고 자고, 거시기 허소. 내가 밤중에 들어 올란다.” 고 딱 약속을 허고 어 전주를, 여그서 같으면 전주를 간다고 혔던가 가본다고 헌게, 그녁에 남편 어디 가고 없은게 인자 그 포목장시를 청해서 인자 자는디, [기침] 한 밤중쯤 된게로 밤중쯤 된게로 아, “문을 열으라!” 고 소리를 질르거든. 나가본게 남편이 왔어. 밖으 밖..

한림학사가 된 두 친구

한림학사가 된 두 친구 [태인면 설화 7] 경상도 성주 안가? [조사자:예 알죠.] 성주, 성주사는 사램 하나가 있는디 음, 애 하나가 서당을 댕인디, 가난헌 집 애기가 서당을 댕겨. 근디 다른 사람은 즘심(점심) 때가 되먼, 있다 즘심 때가 되먼, “밥 먹으러 가자.” 그러는디, 야는 없는 집이 아라, “죽먹으러 가자.” 그러그든? 다른 사람은 다 밥 먹으러 가자 그러는디 가는 은제고 '죽 먹으러 가자.' 참 이상시런 놈이여. 어째 다른 사람은 밥 먹으러 가지고 그러는데 죽 먹으러 가자고 그러는고. 그 부잣집이 애가 같이 연갑쟁이여. 부잣집이 애가 한 살 더 먹었어. “야, 다른 사람은 밥 먹으러 가자 그러는디, 너는 어찌서 해필 죽 먹으러 가자 그러냐? 죽이 그렇게 맛있냐?” “나는 가난허게 산께 죽..

한음의 기지와 괴력

한음의 기지와 괴력 [태인면 설화 45] 우리 한국 나라는 말이야. 엉, 중국서 사대 저 칙사1)가 나왔어. 칙사가 가끔 와갖고 한국 나라 인재가 있으면 빼다가 죽여 버려. 그런 법이 있단 말이여. 그런게 이 칙사가 나왔는데 대반칙사 대반 앉을 인물이 없어, 한국 나라가. 아 이러니 이저 참 폭폭할 일이지. 아, 그 조정에서 칙사 아, 저 대반 앉을 인물이 없으니 이 폭폭할 일이라. 그에 그 동대문 시장으 저 나무전을 가 보닌까 숯장사가 하나 섰는데 키가 9척이나 되고 심이 잘났어. 풍신이 좋아. “어 이놈 됐다. 이놈을 갖다가선 칙사 대접, 칙사 대반 앉히야 겄다. 너 이리와, 너 양반 노릿 한 번 해봐라.” 과연 목욕을 싹 시기고 옷을 잘 입혀서 인제 칙사 어, 앞에 가서 대반을 앉으라고 들여 보낸게..

할머니 산신

할머니 산신 [태인면 설화 36] 그전에 앞집에는 김도령이 살고 뒷집이는 이도령이 사는디, 아 뒷집이가 이도령 살고 앞집이는 김도령이 살어. 음 잘못힜다, 뒤집이가 김도령이 살고 앞집이가 이도령이 살어. 이도령이 김도령보고 해마닥 꼭 하리, “삼 좀 캐로 가자. 삼 캐믄 삼만 가서 캐믄 우리가 한데 안 살겄냐? 가자!” 하도 졸라싸서 하루는, “그러자.” 고 혀서 인제 밥 해 먹을 냄비 쌀 뭣 뭣 고추장 된장 이놈을 싸서 짊어지고 인자 산중으로 인자 삼을 캐러 가네, 둘이. 가는디 산중으 가갖고는 가만히 그 인자 김도령은 그 산세를 보니까 역 어디서 응 중단허고 삼을 캐먼 캘성 불르단 말여. 맘적으로, “여그서 어찌게 우리가 막을 치고 삼을 캐자.” “야 이자식아 여그 뭔 삼이 있다고 삼을 캐냐?” 이도..

효자와 효부

효자와 효부 [태인면 설화 73] 참, 아까 말짱으로 내우간에 참 빈번허게 사는디, 부모가 노모가 계서갖고 이러는디, 아들 하나가 있는디 저그들은 죽겄다고 반찬을 히서 상에다가 드리먼은 아, 그 손자 주느라고 부모가 잡수덜 못 헌단 말여. 그른게 그 손지놈은 준게 근게 좋아서 이놈이 죄다 먹어 번진게 아 부모는 실컷 내줘 분다는 것이 자기 자석만 묵어 분다 그 말이여. 아, 근게 두 내우간에 공론을 허고는 우리가 이 자식을 그리야 우리 부모게다 효성을 허는 버람이 있지, 아 그런 자식놈이 죄다 먹어 분진게 부모게다 뭐 히드맀어야 허것 아닌가? 그리서 그 애기를 업고 갔다 묻을라고 갔다 그 말이여. 그 죽든 않고 산채로 갔다가 산에 가서 파고 이놈을 묻어서 거그다가 뉘어 논게, 요놈이 뭣이냐먼 등대가, “..

효부 이야기

효부 이야기 [태인면 설화 68] 그전에 모친 모시고 내위에 삼서 애기를 하나 난 놈이 있어. 그리서 그 오마니(어머니)보고, 오마니가 나이 연만 허셨던가, 뭐 하던가 [기침] 애기를 맽기놓고 두 내우에 밭을 메러 갔더니, 때가 인자 점심 때가 되닌게, 안에서는 인제 점점 식사를 히서 내올라고 집에 가보닌게 오마니가 솥이서 불을 때고 있다 그 말이여. 아 그러닌게 메누리가 있다가, “오마니 뭔, 뭔 불을 때신기여?” “야야, 닭 한 마리 걍 쌂는다.” 아 그서 솥에를 열어본게 자기 아들을 갖다 너놓고 쌂은다 그 말이여. 그러니 그런다고는 뭐라고 못하고 애기를 살짜기 내려 내서 놓고는, 웃집에 가서 닭 한 마리를 사다가 고놈을 다시 히서 푹푹 쌂어서 고놈을 오마니 다 드리고 점심을 허니라고 허닌게, 좀 자..